글쓴이 : 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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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기사임.
※ 맨 아래 요약 있음.

[제목]

구세주가 도착했다. 필리핀이 3200톤급 '거대' 호위함을 진수했다. 중국에 맞서려는 것인가?

[내용]

지난 6월 18일, 필리핀 해군의 첫 3200톤급 호위함인 '미겔 말바르'함이 한국의 현대 중공업에 의해 건조되어 한국 울산에서 진수되었다.

(11000톤급이지만 아직 완전한 무장을 갖추지 못 한 타라크급 상륙함을 제외하면) 필리핀 해군에서 '가장 큰 배수량을 지닌' 군함이기에 필리핀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중요하게 여길 수 밖에 없었다.

이에 필리핀 측에서는 국방장관, 필리핀 예비군 부서 국장, 필리핀 육군참모총장, Mio Brauner 필리핀군 중장급 제독 등 군 고위직들을 보내 진수식에 참석했고, 한국 측에서도 해군과 방위사업청의 국장급 관련 인사들이 참석했다.

필리핀은 해당 호위함에 자신들의 독립운동가인 Miguel Marvar의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그들의 높은 기대를 확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보도에 따르면 총 2척의 동급 군함이 건조될 예정인데 두 번째 군함의 이름은 '디에고 실랑'으로 지난 2023년 11월에 강재 절단식을 가졌으나, 특정한 진수 시점은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

초기에 필리핀 국방부는 한국의 현대 중공업과 다른 업체들에게 '자신들에게 적합한 군함 건조'를 요청했고, 사업을 수주한 현대 중공업은 한국의 대구급 호위함을 기반으로 많은 설계 간소화를 거쳐 HDC-3100, 다른 명칭으로 미겔 말바르급 호위함을 건조했다.

혹자는 미겔 말바르급 호위함을 필리핀 해군의 구세주라 부르는데 사실 이 함선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적수가 되지 못 한다.

그러나 HDC-3100의 기본 성능을 논하려면 우린 그들의 '아빠'인 한국의 대구급 호위함부터 분석해야 한다.

대구급이 한국에서 갖는 지위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한국 해군의 현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받는 입장이자 한국 해군의 '연안 수호자'라는 명성을 지닌 군함이다.

최근 수 년간 한국은 해군 장비 분야에서 급속한 기술적 진전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전략적 고려 측면에서 한국은 기본적으로 '대양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접는 대신 주력을 연안 통제와 미군과의 협력으로 돌리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 구상에 따르면 한국이 추진하는 '첨단 호위함' 계획은 연안 방어를 위한 호위함 건조인데 해당 계획은 '인천급'과 '대구급'으로 각각 나뉘고, 후자가 전자보다 배수량, 스텔스 설계, 모듈화, 무장 및 장비 등 여러 측면에서 더 향상된 버전이다.

대구급의 만재배수량은 3592톤, 길이 122m, 폭 14m, 순항 속력 18노트, 최대 속력 30노트, 최대 항해 거리는 4500해리이다.

대구급 호위함은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가 적용되어 독일 MTU사의 TB-83 디젤 연료 엔진과 롤스로이스의 MT-30 가스터빈을 사용한다.

대구급의 무장 체계를 살펴보면 한국이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한 K-VLS 수직발사체계 16기를 장착했는데 K-VLS는 6개의 조합으로 편성되는데 4기, 10기, 16기, 24기, 32기, 48기 장착이 있다.

4기가 장착되는 경우는 남포급 기뢰부설함이나 천왕봉급 상륙함 등 배수량이 적은 함정들이고, 10기가 장착되는 경우는 잠수함들이다.

16기가 장착되는 경우는 대구급같은 호위함들이고, 24~32기가 장착되는 경우는 주로 '충무공 이순신급'같은 대형 구축함이며, 최상급 설정인 48기가 장착되는 경우는 '세종대왕급'같은 이지스함이다.

대구급은 MK45 MOD4 127mm 함포, 팰렁스 1문, 청상어 경어뢰 발사 가능한 어뢰 발사관 2기, 대함미사일 발사관 2세트(1세트당 4기라서 총 8개의 해성 운용), 슈퍼 링스 헬리콥터 격납고 1개를 운용한다.

전투 운용 체계의 경우, 대구급은 그야말로 '해상 방어망'으로 SPS-550K 3D 공중탐색레이더, SPG-540K 사격통제레이더, SQS-240K 소나, SLQ-261K 어뢰유도장치, SAQ-540K 전자광학목표설정체계, 적외선 탐색 및 추적 레이더, SLQ-200K 전자전 체계, SQR-220KA1 견인 소나, KDAGAIE MK2 기만 체계를 포함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대구급의 설정은 매우 균형잡혔는데 한국이 건조한 필리핀의 미겔 말바르함은 이러한 설정이 간소화되었다.

주로 간소화된 부분은 무장 체계가 아니라 다양한 전자전 장비 부분으로 총 예산이 2억 5000만Yuan, 그러니까 척당 1억 2500만Yuan이었기에 배수량도 3200톤으로 줄어들었고, 함포도 127mm 대신 Otto Melara사의 76mm 속함포를 달았으며, 팰렁스 장착도 취소되었다.

미겔 말바르함은 중거리 대함미사일 발사관 2세트(1세트에 4기), K-VLS 16기, 좌우에 각각 경어뢰 발사관 3기, 단거리 미사일 발사관 1기, 선체 후미에 방어 체계를 장착했다.

미겔 말바르함이 가장 비판받는 부분은 동력 체계로 대구급에 비해 크게 약화되었는데 이는 필리핀의 예산 부족으로 더 나은 동력 체계를 도입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순항 속력이 겨우 15노트이다.

이는 다른 수많은 첨단 호위함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지만 필리핀은 해상에서 항모를 호위할 일이 없으므로 좀 느려도 큰 문제가 아니긴 하다.

한국 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미겔 말바르함에 장비를 공급했는데 예를 들면 전투 운용 체계는 한국의 한화시스템이 제작했고, 어뢰 발사체계(TLS)는 영국의 방산업체가 미국, 한국, 이탈리아, 영국, 기타 다른 국가들의 경어뢰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여 공급했다.

공중/해상 경위상배열탐색레이더는 이스라엘의 항공우주기업인 엘타 시스템사가 제조했고, 항해 레이더는 영국의 Hensoldt사의 제품이며, 전자광학 추적 및 사격통제체계는 프랑스의 사프란 그룹이 생산한 것이다.

요약하자면 미겔 말바르함은 기본적으로 국제 시장의 기존 생산품들을 조립한 것으로 필리핀처럼 군함을 설계 및 생산할 산업 체계를 완벽히 갖추지 못 한 나라의 현실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하면 이상할 게 없다.

현재 국제 시장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몇몇 강대국들에게 과점된 상태로 대부분의 국가들은 단지 자국산 제품을 수입한 외산 군함에 장착하는 정도만 가능하다.

필리핀의 구매 습관은 컴퓨터를 구매하는 경우와 유사한데 대기업에서 완제품을 사거나 모든 것을 스스로 제작할 수는 없으니 부품들을 사서 조립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스스로 재창조하면 원 제품의 성능을 온전히 얻을 수 없고,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높으면 필리핀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기본 설계 역량조차 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필리핀인들은 군함 1척에 1억 달러 넘게 지불하고, 다단계로 수익 착취를 거쳐 최종적인 실제 가치는 1억 달러보다 훨씬 떨어지는 결과물을 받게 될 것이 틀림없다.

필리핀이 신형 호위함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현재 그들의 최고 호위함이 겨우 배수량 2600톤 조금 넘는 호세 리잘급이기 때문으로 이런 수준으로는 '동아시아 괴물방'에 발도 못 들여놓는다.

호세 리잘급은 한국의 현대 중공업이 설계하고 건조한 것으로 대구급 호위함의 자매함인 인천급 호위함을 기반으로 한다.

필리핀은 두 단계로 이뤄진 '첨단 호위함' 계획에서 한국과 긴밀히 연계하면서 한국인들의 설계 역량 뿐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서방 친구들'과도 접촉하고 있다.

측은하게도 필리핀에게 기술적 도움을 주려는 나라는 없으므로 필리핀 스스로는 기술을 배울 수 없고, 결국 기술, 가격, 제품 모두 남의 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요약]

1) 한국에서 자신들의 대구급 호위함을 기반으로 필리핀 해군에 인도할 미겔 말바르함(HDC-3100)을 건조하여 진수했다.

2) 그러나 매우 균형잡힌 전력인 대구급에 비해 미겔 말바르함은 필리핀의 예산 부족으로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조립품이다.

3) 돈과 기술 모두 부족한 필리핀은 해군력 증강을 위해 한국, 서방과 협력하려 애쓰고 있지만 부질없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