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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12 16:02
중세 궁수와 화살에 대한 오해[백돼지님 블로그펌]
 글쓴이 : 무세띠
조회 : 1,354  

중세 궁수와 화살에 대한 오해

이번엔 중세 궁수와 그들의 화살에 대해 초큼 씹덕대보겠다능...


중세시대 화살과 궁수에 대해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1. 화살은 체인메일을 잘 뚫는다.

뚫기야 뚫습니다. 근데 화살의 종류가 문제져.

전통적으로 사용한 화살촉은 깊고 넓은 피해를 입히기 위한 브로드헤드입니다.
마치 넓은 칼날처럼 생겨서 살을 가르고 들어가며 날카롭고 넓은 상처를 입히고 대량의 출혈을 입히져.
석기시대 흑요석을 깨어서 만든 것부터 시작해서 아주 긴 전통을 자랑하는 화살촉입니다.


http://nativeskills.madduckoutdoors.com/arrow_points.htm 요기 나온 이런게 broadheads 화살촉

옛날에 쓴건 보통 양날검처럼 돼있지만 세날로 된 것도 흔합니다.

인마살상용으로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화살을 잡아빼면 상처를 찢어발기는 브로드헤드의 일종인 barbed arrow도 있습니다.

제일 밑에 있는게 barbed 화살촉
사진출처: 위키

현대에 와서조차 브로드헤드 화살촉은 사냥용으로 널리 쓰입니다. 요새는 심지어 맞으면 화살촉이 쩍 벌어지는 기계식 브로드헤드 화살촉이 사냥용으로 각광을 받져.

흔히 화살촉이라고 생각하면 위의 브로드헤드나 바버드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중세시대 전장에서 사용한 화살촉은 이게 아닙미다.


갑옷을 입으면서부터, 중세 중~후기에 그 위력을 떨친 은빛으로 빛나는 플레이트 아머 뿐만 아니라 중세 초기부터 널리 쓰인 체인메일에조차 이런 넓은 브로드헤드 화살촉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재조명된 것이 보드킨 화살촉이라능...

보통 3~4각형 단면에 단검이나 창끝처럼 좁고 뾰족한 형태의 보드킨 화살촉은 갑옷을 관통하고 깊은 상처를 입히는데에 집중한 물건입니다.
맨살에는 브로드헤드가 훨씬 효과적이지만 갑옷을 관통하는데는 보드킨 화살만한게 없죠.
중세시대의 철갑탄이라고나 할까여?

제일 위의 두개가 bodkin 화살촉
사진출처: 위키

고전적인 보드킨 화살촉은 강철이 아니라 철로 만들었고 형태가 단순해서 만들기 쉬우며, 브로드헤드보다 무게가 가벼운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실 전쟁용이 아니라 좀 싼값에 쓰는 화살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체인메일의 등장과 함께 보드킨 화살촉의 진짜 위력이 드러나게 됩니다. 체인메일의 링을 관통하고 심지어 담금질되지 않은 플레이트 아머조차 관통하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 것이져.

화살대의 살촉 가까운 부분은 떡갈나무 같은 단단한 나무로 만들고 나머지 뒷부분은 물푸레나무같은 부드러운 나무로 만들어서
화살이 꽂힐때 쉽사리 부러지지 않고 무게와 에너지를 보존하여 충격을 완전히 전달하는 footed arrow 제조기법과 함께
보드킨 화살은 중세시대의 갑옷 킬러로 끗발을 날립뉘다.

경우에 따라서는 석궁보다 더 위력적인 경우도 있었져. 뭐 그런 위력을 내려면 전적으로 몸을 만들고 오랫동안 단련한 전문 롱보우맨 쯤 돼야 하지만서도 ㅡ,.ㅡ;;

[영상 삭제]

Royal Military College of Science Testing Ground에서 약 140mph로 날아가는 보드킨 화살촉을 특별히 담금질하지 않은 철판 흉갑에 발사하는 실험하는 영상입뉘다.

80m에서 발사한 것으로 상정한 속도의 보드킨 화살촉은 철판이 움푹 패이게 만들고
30m에서 발사한 것을 상정한 두번째 화살은 갑옷을 뚫긴 하지만 내부에 큰 피해는 못입히며,
킬링존이라고 불리는 최대 화력을 발휘하는 20m 거리에서 발사한 세번째 화살은 갑옷과 안에 받쳐입은 더블렛 코트를 관통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 위력으로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 당시 영국 롱보우맨들은 Battles of Crecy, Battle of Agincourt의 승리를 가져다주는 위업을 이루져 (머 화살 위력으로만 이룬건 아니고 당시 환경이 잘 받쳐주긴 했지만여)


하지만 특별히 담금질을 해서 스프링강처럼 탄성을 주어 만든 최신예(?) 플레이트 흉갑이 등장하자 활의 위력이 퍽 줄어듭니다.
Battle of Verneuil에 사용되었던 갑옷을 재현한 담금질된 흉갑에 보드킨 애로우를 쏴봤습니다.

[영상 삭제]

시속 140마일로 날아간 보드킨 화살을 보시다시피 갑옷의 탄성으로 튕겨내버리는군여. 뚫린 구멍은 나지만 착용자는 긁힌 흔적도 나지 않는다능...

이렇듯 갑옷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철판 갑옷이 담금질을 통해 충분히 가벼우면서도 화살을 막아낼 힘을 가지고, 둥근 각도를 줘서 튕겨내는 경사각을 적용하고,
결정적으로 화살보다 더욱 확실하게 갑옷을 관통하는 아퀘부스가 등장하여 활의 역할을 대체하면서부터 보드킨 화살촉의 시대는 막을 내린다능...

머 여튼 사람들이 화살하면 브로드헤드 화살을 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전쟁용은 보드킨입니다.



2. 활시위를 전력으로 팽팽하게 당긴 궁수부대의 옆에서, 지휘관이 칼을 내리치면서 "발사!" 하고 간지나게 외치는 장면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흔히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뉘다. 머 반지의 제왕 같은 대박 영화에서 흔히 나오져.

근데 사실 이건 서양이 수백년동안 개발해온 머스킷 일제사격 방식(라인 배틀, 벌리 사격)이고, 궁병대에선 그런 장면은 실제론 없었다능...
서 양 중세시대에 궁병대에 대해 언급한 문서에는, 궁병대에 내리는 명령 구령은 "Knock(화살 메겨라)"와 "Stretch(활 당겨라)" 뿐입뉘다. 메겨라 당겨라 했으면 Release, loose(놔라) 혹은 Fire(쏴라)가 있을것 같져?

아닙뉘다. 왜 그런지는 활과 총의 특성 차이를 살펴보면 알수있져

느린 발사속도와 조악한 명중률, 하지만 어지간한 흉갑을 뚫을 수 있는 강한 위력을 가진 전장식 활강식 머스킷을 부대단위로 운용할 경우엔 발사 타이밍이 아주 중요합니다.
혼자서 쏘면 총알낭비지만 같이 모아서 쏘면 그럭저럭 봐줄만한 타격을 입히거든요
명중률이 낮고 사거리가 제한되는 머스킷은 일정 사거리에서 한 방향으로 일제히 사격을 퍼부어서
개인의 명중률은 낮더라도 일정 구역을 아예 쓸어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쏘면, 그냥 대충 쏴도 산탄총을 쏜 것같은 효과를 얻을수 있습뉘다. 당시 총포의 단점을 메꾸기 위한 당연하고도 유효한 전술인 것입뉘다.
그래서 머스킷 시대의 병사들은 절대적으로 지휘관(써전트)의 구령에 복종하는 총알 장전하는 기계가 되어야 했다능...

하지만 연사속도가 빠르고 사거리가 길며 숙련된 사수의 손에서 명중률이 괜찮은 편이지만 탄속이 느려서 사람이 보고 인지할 수 있고 방패로 막을 수도 있는(!) 화살은 얘기가 좀 다르져

일제사격 명령을 내린다고 해봅쉬다. 쏴라! 하면 화살이 하늘을 메우면서 날라오겠져? 그럼 적 병사들은... 방패 들고 화살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린 다음에 와아앙~ 하고 달려오겠져. 궁수부대 지휘관이 다시 쏴라! 할때까지 말입뉘다.

이건 곤란하네여. 그럼 자율사격을 시켜볼까여?
사거리 내에 적이 들어오면 궁수들이 알아서 폭폭폭 쏩뉘다. 그럼 적들은 달려오다가 한두넘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군여. "맨 다운, 맨 다운~ 니드 썸 빽업 나우~"
초큼 질린 병사들이 멈칫거리면서 방패를 들어올리면 그건 그대로 자리에 묶인 넘이니 무시.
그래도 용감하게 돌격하는 병사는 아직 안쏜 궁수들이 화살을 지멋대로 자기 타이밍에 리듬에 맞춰 비트위를 달리며 쏩뉘다. 적들은 막을 타이밍과 돌격할 타이밍을 잡질 못하져.
게다가 사격 구령에 맞출 필요없이 궁수들은 자신의 최대 발사 속도로 자신이 쏠 수 있는 최대사거리에서부터 연사를 할 수 있습뉘다. 분당 열발이 넘게 쏠 수 있는데 언제 구령을 기다리겠습뉘까?

게다가 총과는 달리 활은 무지 힘이 듭니다.
활의 드로웨잇은 사수의 힘에 따라가고, 사수의 힘을 최대한 쓰기 위해서 활 역시 최대한 강하게 만듭니다. 팔힘 뿐만 아니라 전신으로 당겨야 하는 아주아주 빡센 무기져.
어릴때부터 단련한 롱보우맨은 드로우웨잇이 100에서 175 파운드가까이 되는걸 쏩니다. 칼 한번 휘두르는 것보다 활 한방 놓는게 훨씬 힘이 듭니다.
요런걸 지휘관이 쏴라 할때까지 쭈욱, 쭈우욱... 당긴채로 유지한다는건 팔 근육 파열되고 활에도 안좋은 영향을 주는 어리석은 짓이라능...

이런 이유로 궁수부대에 대해서는 지휘관이 폼나게 "발사!" 하는 일은 별로 없다능...
기습을 위해서 특별히 홀드 시키다가 릴리즈 or 파이어 앳 윌 하는 경우는 있어도 일제발사를 시키는 것은 활의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방식입뉘다.
기관총을 쏘는데 지휘관이 발사! 하면 한발 쏘고 또 기다렸다가 지휘관이 발사! 해야 또 한방 쏘는 것 같은 어리석은 행동인 것이져.


다음에 또 뭐 생각나면 오겠습니다.


씹덕대지 않는 덕후는 돼지일 뿐이라능...

출처:백돼지님의 이글루 http://odukhu.egloos.com/929627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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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MS 12-08-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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