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기 T-50
개발기간: 14년 (1991년 11월 탐색개발 시작 - 2005년 12월 양산 1호기 공군에 인도)
개발비용: 2조 1천억원
미들급 전투기 KF-X
개발예상기간: 7년
개발예상비용: 건국대 3-5조, ADD 6조, KIDA 10조 이상
화폐의 액면가치만 놓고 비교해봐도 건국대의 3-5조는 택도 없다는 느낌이 드는데, 인플레이션에 의한 화폐가치하락을 고려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한번 계산해봅시다.
1991년과 2013년은 소비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화폐가치는 2.2배의 차이가 납니다.
그러므로 T-50의 개발비인 2조 1천억은 KF-X를 개발하는 기간의 약 4조 6천억에 해당.
따라서 건국대의 예상금액 3-5조는 KF-X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이 훈련기 T-50을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적다는 주장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쯤 되면 믿거나 말거나 수준.
ADD의 6조도 훈련기 개발비에 1조 남짓만 더 보태면 미들급 전투기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며, 특히 개발기간은 T-50 개발기간(14년)의 절반인 7년이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KIDA는 10조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가 KF-X 지지자들에게 신나게 욕을 퍼먹고 있는데, 과연 이 10조 이상이라는 개발비용이 "KF-X 하지말자는 얘기"로 매도당할 정도로 황당한 것인가요? 오히려 건국대나 ADD 예상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보이는데요.
T-50을 지금 개발하면 거의 5조에 가까운 개발비가 필요하다고 볼 때, 그보다 고성능 장비가 많이 탑재되고 개발난이도 또한 높은 KF-X의 개발에 T-50보다 훨씬 더 많은 개발비와 개발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논할 가치조차 없을 정도로 상식적인 수준의 얘기일 뿐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T-50 개발비와 비슷한 개발비로 T-50 개발기간의 절반이면 충분히 F-16+급 4.5세대 미들급 전투기를 만들어서 씽씽 날릴 수 있다는 사탕발림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건국대나 ADD가 왜 이렇게 비현실적으로 낮은 개발비를 제시했을까요? 그건 KF-X를 개발하면 외국산 전투기를 직도입하는 것보다 싸다는 경제논리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KF-X의 수명주기비용(도입에서 퇴역까지 들어가는 총비용)은 건국대와 ADD가 각각 19조와 23조로, 외국산 전투기를 직도입할 때 예상되는 28조보다 각각 9조와 5조가 더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T-50 훈련기 개발기간의 절반 밖에 안되는 개발기간과 T-50 개발비와 비슷한 수준의 개발예산, 이 두가지 지나치게 낙관적인 예상 중 하나만 예상에서 벗어나도 KF-X는 외국에서 직접 사오는 것보다 성능은 둘째치고 가격조차 더 비싸질 확률이 높습니다.
P.S. - ADD에서 만들겠다는 건 스텔스기가 아닙니다. 이것조차 혼동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일단 만들기 쉬운 비스텔스기(세미 스텔스라는 말을 쓰긴 하지만)부터 만들어 보고, 성공하면 스텔스기로 가겠다는 스텝 바이 스텝 계획입니다. 얼핏 그럴싸해보이지만, 처음부터 스텔스 형상 설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비스텔스기를 나중에 필요에 의해 스텔스기로 뜯어고치는 것은 상당한 비용과 개발 기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난한 공군의 뻔한 예산 사정을 고려해보면, 현재로서는 KF-X는 스텔스 개발사업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1단계 비스텔스기 완성으로 사업이 종료될 가능성도 높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