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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08 11:09
[괴담/공포] 실화괴담] 담벼락의 여자아이
 글쓴이 : 폭스2
조회 : 507  

[실화괴담] 담벼락의 여자아이
회사를 마친후 편의점에서 캔맥주 몇개와 간식거리를 조금 사서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날씨가 더워지고 부쩍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는 날이 늘었다.

지방으로 취직을 하게되어 변두리에 5층짜리 구식 아파트를 얻어 출퇴근하고 있었고
회사와 조금 멀긴 했지만 아파트 자체는 혼자 먹고자고 하는데에 별 지장이 없었기에
나는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날은 일이 조금 늦게 마치는 바람에 아파트 근처에 도착하니
시간이 벌써 10시가 넘어있었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니 경비아저씨는 티비를 틀어 놓은
채 잠이 들어있었고, 나는 경비실을 지나쳐 B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지은지 30여년이 된 아파트라고 들었는데 최근에 페인트칠을 하고
약간의 보수공사를 했기때문에 30년 된 아파트치고는 외관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구식아파트 특유의 느낌은 역시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사는 B동 은 다소 구석진곳에 있고 아파트 바로 뒤로는 산이 있었다.
그 산과 아파트 사이에는 2미터 남짓한 높이의 벽이 있었고 그쪽 벽이 있는 곳은
아파트내에서도 후미진 곳이라 사람들의 왕래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날은 왠지 담벼락에 희끄무리한 물체가 서 있는것 같아서 자세히 봤더니
왠 여자아이가 담벼락위에 서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어른키보다 높은 담벼락 위에 여자아이가 서 있다는 사실에 걱정이 되어
발 길을 돌려 그 담벼락으로 걸음을 옮겼다.
"꼬마야, 거기서 뭐하니? 위험한데 어서 내려와."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2~3학년 정도 되어 보였고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엄마 아직 안왔어. 엄마올때까지 기다릴꺼야"
"엄마는 언제오시는데? 근데 너 거기 어떻게 올라갔니? "
" 저기 쓰레기통 밟고 올라왔어. 괜찮아 나 자주 올라오는데 한번도 안떨어졌어"
" 그래도 그렇지 너 그러다가 한번 크게 다친다. 자, 어서 내려와 내려와서 엄마
기다리면 되잖아 어서 "
" 싫어 안내려갈래. 아저씨도 여기 올라와봐 여기올라오면 재미있어. 여기서 저기 끝까지
걸어가기 놀이하자 "
그렇게 몇번을 설득했지만 여자아이는 내려올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쓰레기통을 밟고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새하얀 원피스가 전혀 더러워 지지도 않은걸 보니 조금 이상하기도 했지만
우선은 아이를 내려오게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꼬마를 더 설득해보기로 했다.
"꼬마야 내려오면 아저씨가 아이스크림 줄께. 자 여기 아이스크림 보이지?"
나는 맥주와 같이 사온 아이스크림을 봉투에서 꺼내며 아이를 구슬려봤다.
"싫어 아저씨가 일단 여기 올라와. 여기서 같이 아이스크림 먹자. "
"아이스크림은 한개밖에 없어, 너 안내려오면 아저씨한테 혼난다? 너 몇동에 사니?
너희 엄마 오시면 다 일러준다. 거기 올라갔다고 "
"싫어 엄마 올때까지 안내려갈꺼야"
나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기껏 신경써줬는데 이렇게까지 나오니 그냥 다치던지
말던지 가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왠지 신경이 쓰일것 같았다.
억지로 끌어내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만에하나 그러다가 오히려 다칠수도 있는 일이었다.
나는 일단 경비실에 가서 경비아저씨를 불러오기로 했다.
이 일은 일단 경비아저씨에게 맏기고 나는 들어가서 쉬면서 맥주나 마셔야겠다.
" 너 거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다시 경비실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경비아저씨는 어느새 잠에서 깨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301호 청년이네, 이시간에 왠일이여?"
"저기 B동 뒤쪽 담벼락에 왠 꼬마아이가 올라가서 도무지 내려올 생각을 안하네요,
아저씨가 보면 몇호에 사는 꼬마인지 알텐데 부모한테 연락을 하던지 빨리 내려오게
해야겠어요 안그럼 다치겠어요."
경비아저씨는 대답이 없었다. 순간 표정이 굳어지며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 혹시 그 아이 흰색옷을 입었던가? "
"네 흰색옷을 입고 있었어요. 누군지 아시나보네요."
"그쪽 B동 담벼락 넘어 뒤쪽은 높이가 10미터도 넘는다네.. 여기 사는 아파트 사람들은
다들 알고있기때문에 그쪽 벽에 올라가는 사람은 없어.."
"네!? 그럼 그 꼬마 뒤쪽으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네요!! 아저씨 빨리 가봐요!"
".. 총각, 이사온지 얼마안되서 아직 모르나 보구먼. 그쪽 벽은 여기 아파트 사람들도
밤에는 절대 가지않아. 가끔 흰옷입은 여자아이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아서지.
나도 소문만 들었지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사실인가 보구먼."
날씨는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나는 소름이 돋는다는 말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온 몸에는 등줄기를 따라 비오듯이 식은땀이 흘렀지만 말 그대로 소름이 돋고 온몸이
서늘해 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몇년전인가 한 사람이 그 담벼락 아래로 떨어져서 죽은적이 있어. 뇌진탕으로
즉사했는데, 경찰은 xx로 결론지었지만 떠도는 소문에는 그 여자귀신한테 홀렸다는
말도 있다네.. "
나는 지금은 그 아파트에 살고 있지 않다.
그 일이 일어난 후 얼마되지 않아 집을 내놓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옛날아파트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집값이 싸고 당시 집을 내 놓는 사람이 많아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그날 경비아저씨와 다시 그 담벼락으로 갔지만 역시나 그 여자아이는 그 곳에 없었다.
귀신에 홀린다는 말이 딱 이런 상황을 두고 말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날 그 여자아이가 담벼락으로 올라오라고 했을때 만에하나 내가 거기를
올라갔었다면..
그로부터 몇년이 지났지만 그때 생각만 하면 다시금 온몸이 서늘해지고 소름이 돋는다.
한여름에도 말이다.
​[실화괴담] 담벼락의 여자아이
출처: 루리웹 괴게​ - RainRain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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