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동생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과학선생님 이야기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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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학생이었던 과학선생님은 혼자 자취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새벽 2시쯤 잠에 들려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랍니다.
좀 있으면 가겠지 싶어 있는데 벨도 누르고 도무지 갈 생각을 안해서 할 수 없이 문을 열어줬습니다.
문 앞에 있는건 남자 후배였습니다. 술도 꽤 취했는지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모습이었다는군요.
"선배~ 저 여기서 하룻밤만 잘게요~"
선생님은 당황하셨습니다. 그도 그럴 듯이 여자 혼자 사는 자취방에 남자가 술 취한 채 들어와서 자고 간다고 했으니까요.
절대 안 된다고 집에 가서 자라고 몇 번을 말해도 도무지 고집을 꺾지를 않아, 할 수 없이 방으로 들어와서 방바닥에 눕히고 자기는 옆에 있는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렇지만 잠이 올 리가 있겠습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뒤척이는데, 잠든 줄 알았던 그 후배가 부시시 눈을 뜨고 일어나더랍니다.
"어.. 너 뭐야.."
"선배.. 라면 끓여주세요.."
황당한 소리에 시계를 보니 새벽 3시가 훨씬 넘은 시각..
"미쳤어? 지금 새벽 3시 넘었어.. 내일 먹자고.."
그런데 이 후배가 또 황소고집을 부리더군요.
"아 싫어요.. 지금 먹고 싶은데.. 아 제발 딱 한번만요.."
결국 고집에 꺾인 선생님께선 할 수 없이 라면을 끓이려고 준비를 하는데, 이 후배께서 또 고집을 피우시더랍니다.
"아 그거 말고.. 편의점에 가서 먹고 싶어요.. 네?"
"어휴 그래 알았다 알았어..;"
반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츄리닝을 차려입고 문 밖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바로 문을 잠근 순간, 여태껏 바보처럼 행동하던 후배가 갑자기 선생님의 팔을 붙잡더랩니다. 그리고..
"선배.. 뛰어요!!"
이러고 냅다 뛰었더라는군요.
얼떨결에 뛰어서 도착한 곳은 경찰서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그곳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았더라는군요.
자취방 침대 밑에서 한 노숙자가 무려 한 달 이상을 지내고 있었다는군요.
선생님이 안 계실 때 들어와서 부엌에서 먹을 것을 해먹고, 침대 밑에 들어와서 자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침대 옆에 누웠던 후배가 발견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