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는 술을 상당히 좋아하셨어.
처음 뇌진탕..이 왔던 것도 술 드시고 넘어지셔서 그러셨는데
그 후로 거동이 불편하셨다?
그래서 그 뒤로는 계속 집에서만 생활을 하셨어
몇 년 간 그렇게 생활하시다가 어느 날 집에서 뇌출혈이 오신거야
그런데 뇌출혈이 일어난 부분이 언어능력 쪽에 관여하는 부분이랑 신체의 한 쪽(왼쪽이었던 걸로 기억해)을 담당하는 부분이라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나서는 또 몇 년을 누워서만 지내셨어.
눈만 깜빡거리시고, 말씀은 못 하시고, 밥도 호스를 통해서 죽 같은 것만 드시고...
그러다가 어느 날 고모가 간만에 목욕을 시켜드리고, 이발도 새로 해드렸는데
그 다음날 저녁에 바로 돌아가셨어. 가장 깨끗한 상태로 가신거지..
돌아가신 날이 4월 3일이었고, 장례가 끝나고 49제였나? 하여튼 다시 친가 가족들이랑 모였는데 돌아가시기 전까지 할아버지가 쓰시던 방에 들어갔다 나온 아빠가 이것 좀 보라면서 방으로 가족들을 다 부르는 거야.
뭔가 싶어서 갔더니
할아버지 필체로 할아버지 방 벽에
아주 정확하게 '4月 3日' 이라고 적혀 있었어..
분명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1~2년을 누워만 계셨고 거동은 물론이고 의사소통까지 불가능 했었거든?
그럼 저 날짜를 쓰신 건 뇌출혈이 오기 전인데...
돌아가신 지 햇수로 4년이지만 아직도 참 궁금해.
왜, 무엇때문에 저 날짜를 써두신건지 말이야..
역시 사람은 자기가 죽는 시기를 미리 아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