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행방 불명 된 내 친구로 부터 어느 날 이메일이 왔다.
친구야 안녕? 그 동안 잘 지냈어?
마지막으로 만난 지도 1년이 넘었구나..
내 소식이 좀 뜸했지? 본의 아니게 좀 바빠서 연락을 못했어.
내가 이렇게 너한테 이메일을 보낸 이유는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야.
내가 작년 봄에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야.
등산을 하고 내려와서 해안선을 따라 걷기 시작했어.
너도 알다시피 내가 바다를 좀 좋아하잖아.
그날 따라 날씨가 너무 좋았어.
경치를 구경하면서 국도를 따라 걸었지.
바다 냄새도 마음껏 맡고, 바다 건너 이름 모를 섬도 바라보고,
날아가는 기러기 사진도 찍고 하면서 즐겁게 걸었어.
그렇게 오래 걷다 보니
어느 덧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어.
다리도 좀 아프고 해서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탈 생각을 했지.
차가 간간이 지나가긴 했는데 아무도 차를 안 세워 주더라고.
하는 수 없이 또 걸었어. 근데,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드는 거야.
자꾸 내가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좀 전에 봤던 풍경이 걷다 보면 또 나타나는 거야.
이상하다 싶었지만, 계속 걸어갔지.
주변이 어두워질 무렵에 다행히도 민박집을 하나 찾았어.
얼른 그 민박집으로 달려갔지. "계세요?" 하고 사람을 불러봤어.
근데 아무 응답이 없는 거야. 한 번 더 "안에 아무도 안 계세요?"
하고 불렀어. 갑자기 뒤에서 "빈 방 찾으슈?" 하는 목소리가 들렸어.
근데 아무 응답이 없는 거야. 한 번 더 "안에 아무도 안 계세요?"
하고 불렀어. 갑자기 뒤에서 "빈 방 찾으슈?" 하는 목소리가 들렸어.
나는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봤지.
거기엔 낡은 한복 차림의 할머니가 서 계셨어.
"예? 아.... 예.. 빈방 있어요?" 하고 물었어.
할머니는 마침 방이 하나 남아 있다고 자기를 따라 오라고 했어.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할머니를 따라갔지.
근데, 어쩐지 할머니가 섬뜩하게 느껴지는 거야.
살아있는 사람 같기도 하고...
마치 죽은 사람 같기도 한 그런 느낌...
아무튼 난 할머니가 안내한 방으로 들어갔어.
대충 세수를 하고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오더라고.
방 안을 둘러보니, 신기하게도 컴퓨터 한 대가 놓여져 있더라.
심심했던 나는 컴퓨터 전원을 켰어. 어라, 인터넷도 되네..
난 이메일을 체크하고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새로 올라온 글들을 좀 보는데 슬슬 졸리기 시작하더라고.
이제 자려고 컴퓨터를 끄고, 방 전등 스위치를 내렸어.
그런데, 전등 스위치를 내리는 순간...
컴퓨터 모니터가 갑자기 켜지는 거야.
이상한 일도 다 있네 싶어서 불을 켠 다음에 모니터를 끄고,
다시 전등 스위치를 다시 내려봤어.
이번에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더라고.
나는 자리에 누워서 내일은
서울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곧 잠이 들었어.
몇 시간이 흘렀을까.... 자고 있는데,
사람 말 소리가 들려서 잠이 깼어.
주위를 둘러보니 컴퓨터 모니터가 켜져 있었어.
안경을 찾아서 끼고 모니터를 쳐다봤지.
이럴 수가......모니터 안에서
주인 할머니가 퀭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
움직일 수도 없었고 말이야.
할머니가 입을 천천히 입을 열더니
쉰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
' 네가 들어올래, 아니면 내가 나갈까?'
친구야 이제 편지를 마쳐야 겠다.
조만간 꼭 너를 만나고 싶다^^ 그래서 말인데......
니가 들어올래, 아니면 내가 나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