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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13 11:33
[괴담/공포] 어긋난 사랑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2,900  

“왠 잭나이프?”




동우는 현수의 손에 들려진 잭나이프를 들여다보았다.




“산에 다닐 때, 필요하더라구. 혜린이가 선물로 준 거야.”




“등산 자주 가나봐? 혜린씨, 등산갈 때, 둘만 데이트하지 말고 저희하고도 한번 같이 가요.”




“전 좋죠. 언제든지요.”




혜린은 동우에게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




“아, 그래요? 그럼 말 나온 김에 이번 주말 어때요? 여진아, 등산 괜찮지?”




그의 말에 혜린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두 손을 마주쳤다.




“그래요. 이번 주말에 같이 가요. 여진씨, 시간되죠?”




좋아하는 그들의 표정과 달리 현수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여진은 포도주를 한 모금 먹으며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난 등산 싫어해요.”




“아, 네... 여진씨, 등산 싫어하는군요.”




무안해하는 혜린의 표정을 피하며 여진은 고기를 썰었다.




“고기가 너무 질겨. 왜 이렇게 썰어지지가 않는 거야?”




여진이 신경질적인 표정을 지었다.




“고기가 질겨요? 난 부드럽고 좋은데요. 안 그래요? 현수씨?”




혜린의 빙그레 웃는 얼굴에 현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래? 오늘 무슨 안 좋은 일 있었니?”




여진에게 말하는 동우의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이 부드러웠다. 그는 여진의 접시를 자신에게 끌어와 고기를 썰었다. 고기는 부드럽게 잘려졌다. 그는 포크 하나로 조그맣게 썰어진 고기를 집어 여진에게 내밀었다.




“아... 아니야. 미안해. 못 먹겠어. 점심 먹은 게 소화가 안 됐나봐. 고기 탓이 아니고 내가 먹기 싫은가봐. 잠깐 실례...”




여진은 동우가 내미는 고기를 밀쳐내며 일어섰다. 그리곤, 화장실로 걸어갔다. 그녀는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담배를 꺼내 힘껏 빨아들였다. 폐 속으로 연기가 들어가는 것을 느끼자, 그제야 가슴이 뚫리는 것 같았다. 혜린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다가와 그녀가 내뿜는 담배연기를 손으로 ‘휘휘’ 저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나요? 난 오늘 현수씨 생일이라서 다같이 식사하려고 한건데... 내가 날을 잘못 잡았나 봐요...”




여진은 신경질적으로 담배꽁초를 바닥에 비벼 껐다.




“아니에요. 정말로 점심 먹은 게 소화가 안 된 것뿐이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녀는 혜린을 지나쳐 화장실을 ‘휙’ 하니 나가버렸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혜린의 얼굴에 미안함이 가득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숨어서 만나야 해?”




여진은 담배를 입에 물며 현수를 돌아보았다. 그는 아무런 말없이 여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현수씨! 언제까지 이래야 하냐구! 우리가 죄인이야! 우리가 죄인이냐구!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당신이랑 나! 너무 늦게 만난 것뿐이야! 당신, 혜린이라는 여자한테 뭔가 책잡힐 짓 했어? 왜 그렇게 말을 못하는데! 당신이 말하면 나도 곧바로 동우씨한테 말 할 거란 말이야!”




현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조금 전까지 격렬한 사랑을 나눈 것을 보여주듯 그의 몸이 땀으로 흥건했다.




“동우랑 나... 어릴 적부터 친구야. 진심으로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 그래, 진정한 친구야... ”




“그래서?”




반쯤 몸을 일으키는 그녀의 가슴이 이불사이로 살짝 보였다.




“솔직히... 말해야 하는데... 말할 자신이 없다. 너무 미안해서...”




“좋아! 동우씨는 그렇다고 쳐! 근데, 혜린이란 여자는? 그 여자한테는 왜 말 못하는데!”




“나를 너무나 사랑해주는 여자야... 너무 착한 여자야...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현수는 고개를 숙였다. 여진의 머리를 쓰다듬던 그의 손은 어느새 담배를 찾고 있었다. 여진의 한쪽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고개를 돌리는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나도 당신 사랑해... 혜린이란 여자보다 더 사랑해.”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현수의 탄탄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는 그녀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현수씨... 나 당신 없으면 안돼. 알잖아.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도 동우씨에게, 나에게 다른 사랑이 생겼노라고 말하기 힘들어. 그것도 당신이란 말은 더더욱... 나도 너무 미안하단 말이야. 하지만, 하지만 당신이 없으면 안 되는걸. 당신 없인 숨조차 쉴 수가 없는 걸. 우리 조금만 용기내서 말하자. 동우씨에게 말하는 게 힘들다면, 내가 말할게”




현수는 그녀를 세게 안았다. 그녀는 더욱 그의 가슴에 자신을 파묻었다.




“현수씨... 생일 축하해.”
















동우는 휘파람을 불며 우편함에서 꺼내온 우편물을 침대위로 던졌다. 오늘은 그의 생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생일 파티를 집에서 할 생각이었다. 그들이 오기 전에 어서 준비를 해야 했다. 옷을 갈아입는 그의 손이 바빴고, 휘파람을 부는 그의 얼굴이 즐거웠다.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가려던 그는, 문득 침대위의 우편물중 하나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서류봉투 하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전히 휘파람을 불며 그 봉투를 집어 들었다.




‘누구지? 발신인도 없고 우체국 소인도 찍혀있지 않고... 누군가 일부러 우체통에 꽂아 놓은 건데...’




그 서류 봉투는 이름이 써 있지 않은 채로, 우편함에 꽂혀 있었다. 동우는 봉투를 찢었다. ‘찌이익’ 소리를 내며 그것이 입을 크게 벌렸다. 그 안에는 몇 개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그는 사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진을 보는 그의 두 눈이 심하게 떨렸다.










현수는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내딛는 그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는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자신이 해야 할 말들을 정리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오르려 할 때, 여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현수씨! 지금 도착한 거야?”




그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상큼한 모습이었다.




“근데, 혜린씨는?”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 혜린이는 일이 있어서 조금 늦는데.”




“그래?”




혜린이 늦는다는 말에 그녀의 표정이 밝아졌다.




“당신이랑 동우씨는, 왜 생일도 일주일밖에 차이가 안 나는 거야? 누가 친구 아니랄까봐... 아, 봄인데도 날씨가 쌀쌀하네.”




여진은 현수에게 팔짱을 꼈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해?”




“누가 봐? 그리고 보면 좀 어때? 이젠 밝힐 때가 됐는데...”




그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다.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그는 17층 버튼을 눌렀다.




“현수씨, 준비 됐지?”




현수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꼭 오늘 말해야 할까? 오늘은 동우 생일인데...”




“동우씨 휴가 냈어. 오늘 우리와 식사하고, 내일 여행가자고 했어. 말하지 못하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함께 가야해. 내가 동우씨와 둘이 여행가도 당신 좋아? 생일이기에 말하지 못할 만큼, 내가 그 사람과 밤을 지새워도 좋아? 어차피 알게 될 일이야. 오늘 알던, 내일 알던,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야. 이따가 혜린씨 오면 말해. 둘 다 한번에 말하는 게 차라리 나을지 몰라.”




“그래, 말하자. 넌 내 여자야. 동우와 둘이 있게 할 수는 없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진한 키스를 했다.










동우의 아파트 현관문은 열려있었다.




“동우씨! 우리 온다고 문 열어 놓은 거야? 잠글까?”




여진이 집안으로 들어서며 동우를 불렀다. 하지만, 집안은 조용했고 허공엔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현수는 굳은 표정으로 집안으로 들어섰다. 동우는 거실 쇼파에 앉아 있었다. 그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탁자 위에는 빈 맥주 캔들이 뒹굴고 있었다.




“동우씨! 담배 폈어? 천식 환자가 담배를 피면 어떻게 해? 당신이 의사면서 무슨 짓이야?”




동우는 후천적 심장성 천식으로 담배를 끊었었다. 천식 환자에게 담배는 금기였다. 여진이 신경질 적으로 말을 내뱉자, 그는 다시 담배 한대를 빼어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현수는 동우의 건너자리에 앉았다. 그는, 왠지 불안했다.




“같이 들어오네. 앞에서 만났어?”




“어? 으응...”




대답하는 현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동우를 바라보며 여진도 쇼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지만, 그녀가 앉은 자리는 동우의 옆자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현수의 옆에 앉았다. 동우는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너희들 먹으라고 산건데, 내가 다 마셔버렸다. 괜찮지?”




동우의 담배가 모두 타 들어갔고, 그는 다시 한대를 입에 물었다. 현수는 그의 입에 물려진 담배를 빼내었다.




“왜 그래? 뭐 때문에 이러는 거야?”




“왜... 그래?”




동우가 현수를 노려보았다. 자신을 노려보는 그를, 현수도 똑바로 응시했다. 그들은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기만 했다. 숨 막히는 정적...




침묵을 먼저 깬 건 동우였다.




“이거 설명해 줄 수 있니?”




그는 탁자 밑에서 무언가를 빼내어 올려놓았다. 현수는 그가 올려놓은 서류봉투에서 내용물을 빼내었다. 여러 개의 사진이 있었다. 사진을 본 순간, 현수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그의 손이 떨고 있었고, 그의 눈동자가 불안할 정로도 이리저리 굴려졌다. 현수의 모습에 고개를 빼고 사진을 보던 여진의 눈동자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명해 줄 수 있냐?”




현수는 맥이 풀린 듯 사진들을 탁자위에 놓아버렸다. 사진 속엔... 현수와 여진이 모텔에서 다정히 나오고 있었다.




“설명해 줄 수 있냐고! 하아...”




동우가 고함을 질렀다. 그는 숨이 차오는지 숨을 ‘쌕쌕’거렸다.




“설명해 봐! 설명해 보란 말이야! 허억! 하아... 하아...”




고함을 지르는 동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있다. 천식으로 숨을 헐떡이던 그는 탁자 옆에 놓여진 상자에서 연무기를 꺼내어 입안으로 내용물을 분사했다. 그의 숨소리가 다소 수그러들었다.




“내가 말할게. 동우씨... 사실은 우리...”




여진이 동우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가 제대로 말을 시작도 하기 전에 현수가 말을 잘랐다.




“미안하다... 동우야. 여진이를 사랑한다. 미리 말 하려고 했는데 이제야 말하게 됐다.”




동우의 얼굴색이 불규칙적으로 변했다. 그는 가슴을 움켜잡았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너, 너희들... 하아... 하아...”




동우는 말을 잇지 못하고, 손을 ‘벌벌’떨며 탁자위의 사진을 그들 앞으로 밀었다. 그는 가빠오는 숨이 버거운지 얼굴을 찌푸렸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진이와 나... 모텔 다녔다. 이 사진이 어떻게 네 손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우 네가 나와 여진이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하아... 하아... 하아...”




동우는 조금 전보다 더욱 얼굴을 찌푸렸고, 더욱더 숨이 가쁜지 계속해서 입안으로 연무기를 분사했다.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지만,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여진은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너무 답답해서 숨통이 막혀 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는 ‘벌떡’일어나 베란다 문을 열었다. ‘휘익’하고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왔다.




“헉!”




갑자기 동우가 목을 쥐어 잡으며 쓰러졌다. 숨이 막혀오는지 목으로 침을 넘기지 못하고 흘리기 시작했다. 괴로운 듯 자신의 목살을 잡아 뜯기 시작했다.




“동, 동우야!”




놀란 현수가 ‘벌떡’일어나 동우에게 달려갔다. 여진도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숨을 쉬지 못하고 ‘꺽꺽’거리고 있었다. 다급해진 현수가 그의 입안에 연무기를 분사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의 입안에 분사해도 고통스런 표정은 그치지 않았다. 숨을 쉬지 못하는 동우의 눈이 뒤집혀 가고 있었다. 여진은 다급하게 거실에 있던 수납함을 열어 재꼈다. 그리곤, 그곳에서 약병과 주사바늘을 빼내었다.




“동, 동우씨! 이거 얼마나 맞히면 되는 거야? 동우씨! 동우씨!”




“주사 맞힐 줄 알아?”




“내가 어떻게 알아! 급한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우선 맞춰야 할 거 아니야!”




동우는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손을 휘저으며 그녀를 밀쳐냈다.




“가만 있어봐. 잘, 잘 맞힐게!”




허우적거리는 동우의 손을 밀어내며 여진이 다급하게 약병 하나를 주사바늘로 빨아들였다. 동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힘겹게 손가락 세 개를 폈다. 그리곤, 다시 손을 휘저었다.




“3병? 3병이라구?




여진은 ‘벌벌’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주사바늘을 그의 팔뚝에 꽂았다. 동우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하아... 하아... 하아...”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를 동우에게 맞히려 하자, 그가 더욱 강하게 팔을 휘저었다.




“가만히 있어봐! 주사를 맞아야 하잖아! 동우씨! 지금 나를 거부할 때가 아니잖아!”




팔을 내젓는 동우를 무시한 채, 그녀는 나머지 두 대를 모두 그의 팔에 찔러 넣었다. 주사를 맞고도 괴로운지 그는 더욱 목을 잡아 쥐었다. 너무 세게 잡은 나머지 손톱에 찔려 목에서 붉은 피가 흘렀다.




“동우야! 가만히 있어! 이제 곧 괜찮아 질 거야!”




현수는 동우의 손을 잡았다. 그가 반항을 했지만, 힘이 빠진 그는 현수의 힘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그런데, 힘겹게 내 쉬던 그의 숨소리가 더욱 가늘어지고 있었고, 눈은 점점 더 돌아가고 있었다.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입술이 파랗게 변했다. 현수와 여진의 눈이 커다랗게 벌어졌다.




“동, 동우야! 정신 차려! 왜 이래!”




현수가 그를 흔들었지만, 그의 의식은 점점 더 멀어지는 듯 했다. 비좁게 남아있던 그의 숨구멍이 완전히 막혔는지 끔찍한 표정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튀어나올 정도로 두 눈을 부릅뜨더니, 곧 그의 몸이 ‘축’ 늘어졌다. 여진의 눈이 커다랗게 떠지며 뒤로 물러섰다. 그의 심장은 더 이상 뛰지 않았다.




“동우야! 동우야! 정신 차려! 이동우!”




현수는 동우를 미친 듯이 흔들었다. 그러나 그는 어떤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여진이 너... 너 지금 동우에게 맞힌 주사가 뭐야? 뭐냐고!”




현수가 ‘벌떡’ 일어나 여진을 다그쳤다. 그녀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몰라! 나도 몰라! 치료제! 그래, 동우씨가 진통제라고 했어! 그것밖에 난 몰라!”




“그게 말이나 되는 말이야! 동우는 네 애인이야! 네 애인이 뭘 맞았는지도 모른다니! 윤여진! 너 솔직히 말해! 저거 뭐야! 네가 맞힌 주사 뭐냐고!”




소리를 지르는 현수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뭐냐니? 현수씨!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내가 일부러 엉뚱한 주사를 맞히기라도 했다는 거야! 정말로 동우씨가 맞던 주사란 말이야!”




여진도 그에게 지지 않고 고함을 질렀다. 그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었다. 그리고 눈물을 훔치며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차라리 잘 된 일이야!”




“뭐, 뭐라고?”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당신, 평생을 나 때문에 친구와 얼굴 붉히면서 살아야 했잖아! 동우씨 저렇게 된 거 잘 된 거라고! 어차피 사고야! 천식으로 숨이 막혀 죽은 거라고! 당신이랑 나, 눈치 보면서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고!”




갑작스런 동우의 죽음에 그녀는 두려웠다. 무서웠다. 하지만... 진심이었다. 현수가 무서운 표정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짜악~!”




여진의 눈에 불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볼 한쪽이 불에 데인 것처럼 화끈거렸다. 입안으로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나쁜년!”




욕을 내뱉은 현수가 다시 손을 치켜들고 더욱 세게 그녀의 뺨을 때렸다. ‘짝!’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여진이 거실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게 무슨 짓이야! 왜 때리는 건데! 왜!”




“내가... 너 같은 여자를 사랑하다니! 너 같은 여자 때문에 친구를 버리고, 내 친구를 죽게 만들다니!”




현수는 흥분해 소리를 질렀다. 고함을 지르는 그의 모습이 성난 야수 같았다.




“당신도 솔직해 져! 당신도 원한 거잖아! 동우씨가 사라져 주길 바란 거잖아! 혹시 당신 아니야! 동우씨가 쓰는 약을 독약으로 바꿔 놓은 게, 당신 아니냐구!”




여진도 그에 질세라 소리를 질렀다. 그녀도 흥분으로 눈이 새빨갛게 변해 있었다. 현수가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뭐라고? 뭐라고! 이 나쁜 년아!”




현수가 달려들어 그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여진이 두 눈을 부릅뜨고 ‘컥컥’ 거렸다. 이대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팔을 뻗어 탁자 위에 있던 재떨이를 집어 현수를 힘껏 내리쳤다.




“퍽!”




현수는 옆으로 넘어지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넘어지면서 그의 안 주머니에 있던 잭나이프가 떨어졌다. 머리에서 붉은 피가 흘러 내렸다. 흘러내리는 피가 얼굴을 뒤덮었다. 그의 시야가 빨갛게 변했다. 그는 떨어진 잭나이프를 힘껏 쥐었다. 그리고, 여진의 가슴을 힘껏 내리쳤다.




“푹~!”




그녀가 ‘어억’ 거리며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공포로 질려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슴을 바라보던 여진이 슬픈 눈으로 현수를 바라보았다.




“다, 당신... 지금... 하아... 누굴 찌른지... 하아, 하아... 알아?”




그녀의 입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가 낮은 기침을 하자 ‘울컥’ 거리며 피가 튀어 나왔다. 현수의 눈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를 노려보는 그의 눈빛이 슬픔과, 원망이 섞여있었다. 그는 그녀의 가슴에서 잭나이프를 빼어 목에 찔러버렸다.




“헉!”




여진이 둔탁한 신음 소리를 내며 그를 밀어냈다. 그러나, 그녀의 손길은 허공을 휘저을 뿐이었다. 현수는 잭나이프를 다시 그녀의 배에 찔렀다. 그리고, 다시 가슴을 찔렀다. 그리고 다시... 다시... 다시... 그는 아무렇게나 잭나이프를 꽂아댔다.




“어, 문이 열려있네! 내가 너무 늦진 않았죠?”




이제야 도착한 혜린이 밝은 얼굴로 집안으로 들어섰다. 들어서던 가벼운 그녀의 발걸음이 주춤했다. 처음 느껴보는, 이질적인 냉기가 흘렀다. 무언가 불안한 예감... 그녀는 ‘두리번’ 거리며 천천히 거실 안쪽으로 들어왔다. 거실을 본 순간 그녀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꺄악~!”
















현수는 고개를 숙이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조그만 실내에 딱딱하기만 한 탁자와 의자가 있고 어두운 조명이 있을 뿐이었다. 그의 초점 없는 시선은 탁자 모서리를 바라볼 뿐이었다. ‘삐그덕’ 거리며 문이 열렸고, 한 남자가 커피를 손에 들고 들어왔다. 그러나 현수는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여전히, 그의 눈빛은 공허했다.




“정현수씨, 시간 끌지 말고 빨리빨리 끝냅시다.”




권형사는 현수의 맞은편에 앉으며, 짜증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동우씨를 살해하기 위해, 윤여진씨와 공모한 사실이 있죠?”




현수는 눈을 부릅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 아니에요. 동우를 죽이려 한적 없어요.”




권형사는 ‘피식’웃으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탁자 위에 약병과 주사바늘을 올려놓았다.




“이게 뭔지 아십니까? ‘염산모르딘’ 이라는 마약성진통제에요. 당신들이 이동우씨에게 주사했던 약이죠. 이건 천식 환자들의 치료제입니다.”




권형사가 하는 말을, 그는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요? 치료제라면서요? 그게 뭘 어쨌는데요!”




권형사는 짜증이 밀려왔다. 이런 사람들은 대게 뻔뻔하며, 자신들의 죄를 뉘우칠 줄 몰랐다. 그는 담배 한대를 물며 말을 내뱉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예우를 해줄 필요가 없었다.




“이봐! 정현수씨! 이동우씨는 후천적 심장성 천식 이었어! 천식 환자들이 뭘 조심해야 하는 줄 알아! 술, 담배 모두 안 된다고! 당신들이 도착했을 때, 이동우씨는 만취상태였어! 그땐 벌써 적신호가 켜진 거라고! 거기에 이동우씨는 담배를 폈어! 모두 금기인 것들만 했다고! 그럴 땐, 안정이 우선이라고! 그런데 당신들은 어땠어! 친구 여자나 가로챈 주제에 그걸 이동우씨에게 알려서 더욱 발작을 하게 만들고, 창문을 열어? 그날 날씨가 어땠는줄 알아! 기온이 뚝 떨어져 있었다고! 천식 환자는 갑작스런 기온 변화도 극약이라고!”




현수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몰랐다. 정말 몰랐다.




“당신들 일부러 이동우씨가 발작을 일으키도록 그렇게 한거 아니야!”




“아니에요! 정말 아니라구요!”




현수가 ‘벌떡’ 일어섰다. 권형사가 얼굴을 찌푸렸다.




“앉아!”




권형사가 소리를 버럭 지른 뒤, 책상위에 있던 ‘염산모르딘’ 약병을 그에게 밀었다.




“이 약은 천식 환자들 치료제이기도 해! 하지만, 발작을 할 때, 투입하면 독약이라고! 거기에 일일 극량을 초과하면 죽으라는 거와 같단 말이야! 당신들이 이동우씨에게 투입한 양이 얼만 줄 알아? 무려 90mg 이야! 일일 극량은 30mg 이라고! 당신들은 일부러 극량을 3배나 초과해서 투입한 거라고!”




“아니야! 아니라고! 절대 아니란 말이야!”




현수는 고함을 지르며 머리를 잡아 뜯었다. 그의 눈에서 커다란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동우가 죽기 전에 필사적으로 여진의 주사를 거부하고, 힘겹게 손가락을 세 개 펼쳤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거부할 힘이 없어 맞아야만 했던 약물... 그는 일일 극량 30mg을 넘기지 말라는 뜻이었다.




“정현수씨! 정현수씨! 앉아! 나도 짜증나! 빨리 끝내자고! 당신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증거가 다 있어!”




권형사는 짜증을 내며 현수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는 힘없이 주저앉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이동우씨는 둘이 함께 죽였고... 그런데, 윤여진씨는 왜 죽인거야? 이동우씨 죽으면 당신들 세상인데, 왜 죽인거야? 당신 또 다른 여자 생겼어? 정말 나쁜 사람이네. 친구 죽인 것도 모자라서, 그래도 사랑했던 여자인데 죽이려고 계획까지 세우다니...”




권형사는 현수를 비웃듯 바라보았다.




“계획이라니요? 무슨 계획이요!”




현수가 놀란 눈으로 권형사에게 소리쳤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탁자위에 내용물이 담겨 있는 비닐을 던졌다. 비닐 안에는 피딱지 투성인 잭나이프가 있었다.




“당신 정말 끝까지 이럴래? 시간 끌지 말자고 했지! 이거 당신 거 아니야? 당신이 윤여진씨 죽이기 위해, 미리 계획 하고 산 잭나이프잖아!”




“아니야! 그건 혜린이가 나에게 준 선물이라구요!”




“선물? 아, 나 이것 참.”




권형사는 밀려오는 짜증을 참으며 담배를 물었다.




“당신이 박혜린씨에게 잭나이프 갖고 싶다고 했잖아! 선물로 받고 싶다고 했잖아! 당신이 원해서 박혜린씨가 준거잖아! 이렇게 증거가 있는데 자꾸 오리발 내밀래?”




“아니야! 정말 아니라구요! 정말 죽일 생각 없었어요! 갑자기, 갑자기 나도 모르게...”




현수는 북받치는 설움에 말끝을 흐렸다.




“그러니까 충동적이었다... 이거지?”




“그, 그래요! 나도 모르게 죽였어요! 그땐 제 정신이 아니었다구요! 동우가 죽는걸 보고 정신이 돌았었나 봐요. 정신이 들고 나니 여진씨가 죽어 있었다구요!”




현수가 강하게 부정을 하며 권형사에게 하소연을 했다. 그러나 그는 ‘피식’ 웃으며 의자에 몸을 깊숙이 파묻었다.




“이봐, 정현수씨! 말이 되는 소릴 해. 당신 그날 등산 갔어? 아니면 낚시를 갔어? 그것도 아닌데 왜 그걸 갖고 다녀? 양복 주머니에 잭나이프가 어울리기나 해! 시간 끌지 마! 똑바로 말해! 윤여진씨 죽이려고 계획하고 가져간 거잖아!”




현수는 맥이 풀렸다. 권형사는 자신의 말을 하나도 믿어주지 않았다. 도대체, 어쩌다가 자신이 이렇게 꼬여버렸을까? 그것을 풀기 위한 시작점도, 끝점도 있지 않았다.
















6개월 후...




혜린은 초조한 듯 문을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흐르는 시간이 더디기만 했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현수의 모습이 보였다. 죄수복을 입고 수갑을 찬 그의 모습은 초췌, 그 자체였다.




“현수씨...”




혜린이 일어서며 그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현수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투명한 유리를 사이에 두고 그들은 마주볼 수밖에 없었다.




“왜... 왔어? 앞으로는 오지 마...”




“흑...”




혜린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현수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도대체 자신이 무슨 짓을 한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렇게 천사같이 착한 여자를 두고 무슨 짓을 한 것인가...




“현수씨... 밥은 잘 먹고 있어요? 건강 하고요?”




“너는... 너는...”




현수는 목이 메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면서도, 다른 사랑을 한걸 알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현수를 걱정할 뿐 이었다.




“현수씨... 절, 절 사랑하긴 한거죠? 날 사랑하는 동안은 진심이었죠? 그렇죠?”




슬픈 그녀의 눈동자는, 그녀가 흘리는 눈물로 더욱 슬퍼보였다.




“혜린아... 정말 미안해. 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너 사랑했어. 정말이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정말이죠?”




“정말이야... 널 사랑하는 동안 진심이었어. 정말 사랑했어...”




그녀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뚝뚝’ 떨어지는 그녀의 눈물을 보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




“고마워요... 그래도, 여진씨와 함께이기 전까지는 날 진심으로 사랑해줘서... 그 말 듣고 싶었어요.”




무어라 말을 이을 수 없는 현수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동안 말없이 울기만 했다.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훔치기만 했다.




“현수씨... 좋은 성적으로 대학 졸업하고, 유학 갔다 오고, 박사 학위까지 받고, 좋은 회사 들어가서 이제야 슬슬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당신도 인생 끝났네. 박사 마누라 소리 좀 듣고 사나 했는데, 그것도 물 건너갔네.”




이해가지 않는 갑작스런 혜린의 말에 현수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저 말 뜻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알았던 그녀의 말투가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얼굴도 예전에 알던 천사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았다.




“혜린아? 무슨 소리야? 갑자기 왜 이래?”




그녀는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더니 ‘씨익’ 하고 웃었다. 그녀의 얼굴은 야비한 미소가 가득했다. 현수의 등줄기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그의 얼굴에 식은땀이 흘렀다.




“당신은 정말 더럽게 재수 없는 사람이야. 어떻게 동우씨가 죽을 수가... 난 그냥 사진을 보내준 것뿐인데... 동우씨, 충격으로 발작증세 좀 일어나라고 한거였어. 발작하면 생사가 오락가락 하잖아. 그래서 당신이랑 여진이랑 년, 겁 좀 먹으라고 한거였는데...”




혜린이 ‘히죽’ 웃었다. 현수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너... 혜린이 너! 그럼 네가 사진을?”




“사실 발작으로 동우씨가 죽기를 바랬거든. 당신들 죄책감에 시달리려면 죽는 게 더 낫잖아. 하지만, 발작한다고 다 죽는 건 아니잖아? 고래 힘줄보다 더 질긴 게 사람 목숨이잖아. 그래서 기대도 안했는데, 그랬는데 정말 동우씨가 죽어버렸데? 얼마나 충격을 주었길래 죽어? 아무튼 내 속을 더 시원하게 해 줬더라고. 고마워.”




술술 말을 내 뱉는 그녀는, 그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미소로 벙긋거렸다.




“그런데 여진이 그년은 의외였어. 일부러 늦게 도착해서, 어떤 분위기 일까? 하고,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나 정말 깜짝 놀랐어. 당신이 그년을 죽일 거란 건, 계획에 없었거든.
 
 그런데, 당신이 죽였더라. 그년 내가 죽이고 싶었는데... 도대체 몇 번을 찌른 거야?
솔직히 좀 끔찍하더라. 그리고 하필 내가 사준 잭나이프가 뭐야?
혹시, 당신 정말로 그ㄴ 죽이려고, 나한테 잭나이프 갖고 싶다고 한거 아니야? 호호호”




혜린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현수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노려보는 그의 눈에 핏발이 서 있었다.




“왜? 억울해? 내가 미워? 그럼 경찰한테 말하던가. 그런데 무슨 명목으로 말 할 건데? 내가 사진 보낸 죄? 아! 사진을 보냈으니 원인제공을 내가 한거네. 하지만 그걸로 교살죄는 성립되지 않을 걸? 당신들 몰래 미행해서 사진 찍었으니 사생활침해는 되겠다. 그치? 호호호”




그녀는 손뼉까지 쳐가며 웃어댔다.




“30년형 선고 받았더라. 그동안 그 안에서 푹~ 썩고 나와. 30년 동안 세상 구경도 못하겠네. 출소하면 강산이 세 번은 바뀌었겠다. 어리둥절하겠는 걸? 나와서 뭐 할 거야? 하긴 나오면 뭐해? 인생 종쳤는데... 차라리 그곳에서 혀 깨물고 죽어! 뭐 하러 살아?”




그녀는 그를 타이르듯 다그쳤다.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아, 가봐야겠다. 약속 있어.”




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몸을 떨기만 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녀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게 전부였다.


“참, 현수씨. 나 다음달에 결혼해. 누구랑 하게?
당신 친구 중에 석훈이란 사람 있잖아. 그 사람하고 결혼해.”


그녀는 ‘생긋’ 웃으며 핸드백에서 청첩장을 꺼냈다. 유리벽 반대편의 현수가 볼 수 있도록,
그녀는 친절하게 청첩장을 펼쳐 내용을 보여주었다.




“석훈씨 말이야.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정렬적인 사람이더라. 얼마나 뜨겁게 사랑해 주는 지 알아? 그리고, 석훈씨 가슴은 당신보다 더 탄탄해. 호호호.”




그녀는 배를 감싸 쥐고 ‘깔깔’거리고 웃으며, 눈물을 ‘찔끔’ 흘리기까지 했다. 현수가 ‘부들부들’ 떨며 주먹을 세게 쥐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만난지 궁금하지? 10개월 전부터 만났어. 내가 당신이랑 여진이란 년, 그렇고 그런 사이란 걸 안게 10개월 전이거든.”




혜린이 핸드백을 메고 허리를 숙여, 투명한 유리에 얼굴을 바싹 들이댔다.




“이게 다, 당신이 어긋난 사랑을 한 대가야. 죄 값을 치루는 거라 생각해. 그럼 난 갈게. 석훈씨가 오래 기다리겠네. 호호호”




혜린이 다시 한번 예쁜 미소를 짓고, ‘또각또각’ 굽 소리를 내며 걸어 나갔다. 그녀의 뒷모습이 경쾌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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