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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7-30 15:00
[목격담] 영화 [ 한산:용의 출현 ]의 후기 (스포 없음)
 글쓴이 : 보리스진
조회 : 2,576  

‘한산:용의 출현’은 감동을 준다. 재미있고 영상미 넘치는 액션을 선사한다. 영화에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잘짜여진 플롯, 신선한 소재, 예상치 못한 복선. 이런 요소들에 중점을 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감동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이런 요소들은 사람이 느끼는 감동과 직결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임진왜란과 이순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뻔한 소재, 뻔한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한산’은 감동을 준다.

영화가 처음 만들어지던 시절,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단순히 기차가 역에 정차한다는 내용이다. 기차가 철도를 따라 관객들에게로 다가오니, 상당히 놀라했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의 인식에서는 기차가 화면에서 튀어나올 것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별한 서사가 존재하지 않지만 관객들에게 놀라움이라는 감동을 주었다. 액션, SF, 환타지, 드라마, 멜로 여러 가지 장르들이 있다. 장르마다 이야기의 서사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명작들을 떠올려보면 장르도 다르고, 서사도 다르지만, 감동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를 평가할 때, 이야기의 서사에 중점을 두기도 하지만, 이야기가 주는 감동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우리들은 원하는 바를 성취했을 때 감동을 받는다. 올림픽 선수들의 경기에 열광하고 응원한다. 그들이 평소에 운동을 하면서 꿈꿨던 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감동을 받는 것이다. 어렵사리 자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보며 동질감을 느낀다. 반면 안타깝게 4위를 해서 메달을 놓쳤더라도 감동을 받는다. 경기에서 승리하기까지 고된 훈련과 여러 가지 장애물들을 극복해왔다. 자기가 목표를 향해서 최선을 다해가는 그 열정을 느끼는 것이다. 비록 달성하지는 못했더라도 거기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과 비장함을 느낄 수 있다. 인생에서 잘되는 것보다 잘안되는 것이 많은 우리들이다. 시행착오와 실패의 연속인 것이다.

인간에게는 오감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그것이다. 영화를 통해서 시각, 청각은 직접적으로 느낀다. 후각, 미각, 촉각은 간접적으로 느낀다.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아바타’, ‘어벤져스’ 등 초대형 블록버스터는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시각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황야의 무법자’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휘파람 소리이다. 서부극에서 총소리가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총격전을 벌이면 자연스레 소리에도 집중하게 된다. 그 때 울려퍼지는 휘파람 소리. 영화의 배경 음악이 있음으로 해서 영화가 더 신나진다. 

영화 ‘한산’은 초대형 블록버스터이다. 화려한 전쟁씬을 보여준다. 배가 한척이 있는 것보다 여러척이 모여있어야 화면을 꽉 채운다. 여러척의 배들이 포탄을 쏘고 수많은 군사들이 화승총을 쏜다. 배가 부서지고 군사들이 바다에 빠지고. 화려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예전 전쟁에서는 북을 치거나 호각을 불었다.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려야 할 필요도 있지만, 병사들에게 뜨거운 용기를 선사한다. 영화 ‘한산’의 사운드는 관람객들에게 웅장한 감동을 불어넣어준다. 전편인 ‘명량’에서도 영화 음악이 긴장감과 비장감을 들려주었다. 이번 영화에서도 풍부하고 웅장한 음악이 관객의 귀를 호강시켜준다.

극중에서는 인물들이 차분하게 대사를 전달하는 사람과 감정을 폭발시키는 사람으로 나뉜다. 서로 대비를 시켜줘서 영화를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긴장감과 아슬아슬함을 가져다준다. 이순신의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왜군 장수 와키자카의 이야기도 보여준다. 이렇게 하면 이순신의 위대함, 신비로움, 경이로움을 부각시킬 수 있다. ‘셜록홈즈’에서는 셜록홈즈의 시선에서 소설을 전개시키지 않는다. 동료인 왓슨 박사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러면 셜록홈즈가 보여줬던 추리력에 신비로움이 더해진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 경이로움이 배가된다. 영화 ‘한산’도 이와 같은 형식을 사용하여 이순신의 뛰어남을 보여줬다.

고전영화를 보면 이야기 전개가 느리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운드 오브 뮤직’처럼 기승전결을 따라가면서 사람의 감정을 서서히 고조시킨다. 감동을 줄 때는 확실하게 주지만 그 때까지 가는 과정이 길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음악 케이팝을 보자. 사람들의 귀를 바로 바로 호강시켜준다. 사람들의 가슴을 직접적으로 울려주는 것이다. 엘비스 프레슬리 ‘러브미 텐더’, 비틀즈의 ‘렛잇비’ 예전의 음악들은 잽을 날리는 견제 동작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케이팝은 한방에 날린다. 바로 치고받는 원투 스트라이크 결정타를 날린다. 답답하지 않고 인파이팅으로 시원하게 주먹을 주고 받는다. 이런 곡을 ‘후크송’이라고 한다. 케이팝이 세계로 뻗어나간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영화 ‘한산’도 마찬가지이다. 한산이라는 전투에 집중되어 있다. 전투에 임하기 전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실제 전투에 임하는 장면이 제공된다. 군더더기가 없다. 결정타만 존재하는 것이다.

영화는 본래 한정된 시간이 있다보니까, 여러 가지 다 보여줄 수가 없다. 미주알고주알 이 이야기 저 이야기가 섞이면 완성도가 떨어진다. 관객들에게 핵심 한두가지를 전달해준다는 관점이 오히려 잘 먹힌다. 편수가 많은 드라마의 구성과 영화 한편은 달라야한다. 영화 ‘한산’은 특히 이 점이 잘되어있다. 불필요하게 묘사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안했다. 여백의 미라고 해도 좋다. 한 흐름으로 쭈욱 이어지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다.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은 없다는 명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이 몇가지 있는데, ‘대부’, ‘터미네이터’ 등이다. 영화 ‘한산’은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 영화로 꼽아볼 수 있겠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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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크릿 22-08-02 12:17
   
잘읽었습니다.
아쉬운점을 댓글로 남기기에 장문이라 본문으로 가겠습니다.
모를뿐 22-08-12 10:59
   
부처님은 무의식(잠재의식)이 존재 하나요? 
잠재의식이 95% 라 했을때
그 95%는 어떻게 해야 나의 현재의식에 편입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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