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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5-25 06:46
[괴담/공포] 행방불명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2,697  

그녀를 만난 건 그 날 이었습니다.


한 달 전 혼자 주말에 집에 박혀서 낮잠만 자다가 오후 4시쯤에야 몸이 간질간질해져서 온동도하고 기분전환도 할 겸 걸어서 십분 남짓 걸리는 동네의 조그마한 산을 오르는데,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 여태 왜 한번도 안왔었는지 산 속 싱그러운 내음과 살랑살랑 흔들리는 풀 소리에 한 껏 취해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한 시간 정도 흘러 산 중턱 쯤 올랐을때, '쉼터'라는 표지판을 보았습니다. 벌써 해가 지려고 하길래 벤치에서 조금만 쉬었다가 내려갈 요량으로 표짓말을 따라 갔지요.
 
 그런데 거기서 흰색 원피스에 긴 생머리의 정말이지.. 너무나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성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벤치에 홀로 앉아 초점없는 눈빛으로 산 아래, 인천의 작은 동네 전경을 가만히 내려다 보고있었는데,



난생 처음으로 첫눈에 반한다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저는 주저없이 말을 걸었고, 얌전하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저의 호의를 잘 받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 시작되었습니다 ..



아직 그녀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였고, 이번에 데이트 할 겸 서울로 당일치기로 놀러가서 쇼핑도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할 계획으로 들떠있었지요.
 
 왜냐하면 제가 평일에는 일한다고 바빠서 이렇다 할 데이트를 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렇게 서울의 놀거리에 대해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있던 도중 한 블로그에서 서울의 한 동네에 소름끼치게 점을 잘보기로 소문나있는 곳이 있다고 소개 되어있는 글을 보게되었습니다.
 
 게다가 가족, 연인 할 것 없이 모든 연령층에게도 점을 봐준다고요...

그 인파가 감당이 안되서인지 삼일에 한번만 운영하고 그 날 하루 마저도 오후6시부터 8시까지만 열지 않는다고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용하길레.. 저야 뭐 재미로 점을 본다지만 돈을 목적으로 하는 집은 아닌 것 같아 더욱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날 신촌사거리와 강남의 번화가에서 이것저것하며 놀다가 그 점집이 오픈하는 시간에 딱 맞춰 차를 타고 그 동네로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번화가도 아니고 소박한 동네였던 것 같지만 정말 소문대로 줄이 끝도 없이 서있더군요...




그 때, 그녀는 표정을 한껏 찌푸리며, 그냥 돌아가자고 징징거리는 것을 그래도 이까지 왔는데 기다려보자고 어르고 달랬습니다. 그렇게 두시간 정도 기다렸을까요, 정말 운좋게도.. 예 .. 운좋게, 저희가 마지막 차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좁은 통로가 나오는데 양쪽 벽에는 여러신들을 모시는 듯한 그림들.. 촛불도 드문 드문 있었서 묘한 느낌을 받는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좁은 통로에 끝에는 형형색색의 구슬로 된 발이 쳐져있었는데, 고개 숙이며 한 팔로 제쳐 들어가자마자 무당으로 보이는 노파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희를 보자마자 눈동자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더니 대뜸없이 소리를 치는겁니다.



기겁을 하며,
이 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왔냐, 무슨 배짱으로 찾아왔냐는 둥의 호통을 치는데 점술사란 사람이 그렇게 당황해서 손 까지 떠는 반응을 보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그녀는 기가차서 헛웃음을 툭 뱉더니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혼자 나가버렸어요.
 
저는 이 상황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넋 놓고 있다가 고개를 재차 흔들며 정신을 차린 후, 그 노파에게 말을 무슨 그 딴 식으로 하냐며 소리를 버럭 지르고 저는 그녀를 따라 서둘러 나갔습니다




무슨 이런 싸구려 같은 곳이 용하다고 소문이 났다니... 다신 오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헌데 문제는 그 다음 부터 였어요. 충격을 받았는지 어쨌는지 밖으로 나가버린 그녀가 사라진겁니다. 연락을 해도 받지않고 서울의 한 동네 한복판에서 저만 덩그러니 남겨진것이지요.. 저는 너무 당황스러웠고, 그녀의 집 전화번호나 위치도 모르는 상태여서 답답할 따름이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혹시나 그녀가 올지도 모르기에 그 주위에서 기다리다가 정말 돌아갔나 싶어 저는 다시 인천으로 넘어갔어요. 가는 길에 오늘 데이트를 돌아보면서 혹시나 내가 무언가 잘못한것이있나 생각해보고 또 해봐도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았습니다. 단순히 노파가 던진 말에 상처를 받았다고해도 저를 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너무 뜬금없이 사라진 그녀를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서 휴대폰만 보며 그녀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어떻게 연락이 닿을 길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기다리며 일을 하면서 보내다가 오는 주말이되어 너무나도 괴로운 마음에 혼자 소주를 사들고와 홀짝거리며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이 가는게 그 노파가 한 말이 떠올랐어요.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였던가.. 싶기도하고 단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새벽이었지만, 저에게는 주말이 지나가버리면 시간이 빠듯해지기에 다른 생각할 것도 없이 몸이 움직이는데로 차를 끌고 서울의 그 점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저는 어느 정도 취기와 분노로 굳게 닫혀있는 점집의 대문을 걷어차며 당장 나오라며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댔고, 곧 이어 그 노파가 천천히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순간 열린 문을 잡아당기며 '당신이 그 헛소리를 한 뒤로 그녀가 사라졌다'며 따지고 들었죠...




그 노파는 니가 찾아올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들어오라더군요. 그러더니 그때 모습과는 정반대로 굉장히 차분한 얼굴로 흥분한 저에게 차를 한잔 내주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점잖으면서 단호한 목소리로,

' 그 여자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야 '
라구요.




기가 찰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냐 물어봤더니, 역으로 저에게 다시 묻더군요
그 여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는지.




맞아요. 그녀에 대해.. 가족은 몇명인지, 어디에 사는지, 무엇을 하며 사는지... 아무것도 몰랐죠
하지만 당연히 얼마 만난적도 없고하니 그럴 수 밖에 없었어요.



순간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저에게
노파는 말을 이어 갔습니다



당신과 그 여자가 들어올 때 부터
눈치 챘다고 하더군요.




당신이 두 발로 걸어올때

그 여자는 흉칙한 몰골로 바닥을 스멀스멀
기어왔다고,



갑자기 그녀와 손이 스쳤을 때 이상하리만치 차가웠던 기억이 떠올랐고,





인정할 수 없는 마음에 다시금 고개를 흔들며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고 저희 동네로 돌아가 한달 전, 그녀와 처음 만났던 산을 랜턴하나에 의지한 채 달려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왜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곳을 가면 그녀를 볼 수 있었을 것 만 같았어요.
 
그런, 강한 믿음이 제 마음속을 지배했습니다. 너무나 보고싶었고 그녀의 입에서 그 노파가 한말은 모두 거짓이라는 말을 직접 듣고싶은 심정이었지요.
 
 

저는 어두운 산길을 다리가 저릴 때 까지 뛰어오르다가 그 벤치가 있던 그 곳에 거의 다왔다고 생각이 들때 쯤이었어요. 지나치는 굵직하고 키큰 나무들이 허리를 굽어 모두 저를 뚫어져라 보는 듯 한 느낌이었고, 안개가 자욱하니껴서 새벽 산은 퍽 음산했습니다.
 
가쁜 숨을 내쉬면서 랜턴 불을 비추어 ' 쉼터 '라는 표지판을 찾고있었는데... 그게 도대체 보이질 않았습니다. 분명히 이쯤 있었는데.... 하며 홀리듯 자꾸 어디론가 발길을 계속 옮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그녀가 저를 인도하는 듯 한 느낌이었어요.
 
이쪽으로.. 이쪽으로 오라고.. 머지않아 언덕의 벤치가 보이더군요.

그녀와 처음 만났던 그 곳..........




하지만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대신 벤치 옆에 그때는 미쳐보지못했던,
조그마하 무덤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차르륵- 스르륵-




그 때,
마치 짐승이 풀숲을 헤치며 다니는 듯 한 소리가 제 귀를 간지럽혔고
이내 저는 뒤를 돌아 그 소리의 근원지에 랜턴을 비췄습니다.



그리고, 저는 보았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웠, 던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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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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