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Unicorn 은 중세 유럽 전설에 자주 등장하는 매력적인 상상의 동물입니다.
현대인들에게도 한 개의 뿔을 지닌 하얀 말의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죠.
우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접하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토머스 불핀치 Thomas Bulfinch (1796-1867) 라는
미국의 실업가에 의하여 정리된 것인데, 그 책 속에는 여러가지 전설 상의 동물들도 따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불핀치에 의하면 유니콘의 존재는 고대 로마의 저서에 이미 등장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몸은 말, 머리는 사슴, 발은 코끼리, 꼬리는 산돼지, 소리는 황소 울음소리를 닮은, 한 개의 검은 뿔이 이마에 난 사나운 짐승"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늦어도 중세 후기에 와서는, 그 시대의 태피스트리(벽에 거는 장식 직물)에서 볼 수 있듯이, 현대인들이 떠올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유니콘의 이미지가 정립된 것 같습니다.
중세 사람들은 유니콘의 뿔이 독을 물리치는 힘이 있어 귀한 약재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중세 상인들은 유니콘 뿔 가루라고 주장하는 물질을 약재로 종종 팔았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유니콘을 잡은 방법에 대해서 (잡았다는 유니콘 자체는 절대 안 보여 주지만) 그럴듯한 설명을 해주는 거죠.
그들에 의하면 유니콘은 경계심이 많은 데다가 그 뿔의 강력하고 신비로운 힘으로 자신을 방어하기 때문에 잡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니콘에게도 한가지 약점이 있는데, 순결한 젊은 여인을 대할 때는 마음을 놓는다는 거죠.
그래서 사냥꾼들은 처녀를 유니콘이 다니는 길목에 앉혀놓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순결한 것을 사랑하는 유니콘은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얹고 잠이 듭니다.
그러면 처녀가 사냥꾼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유니콘은 잡히게 되는거죠.
유니콘은 육체의 순결함(고전적인 의미에서)은 가릴 수 있어도 정신의 순수함은 알아볼 수 없었던 모양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