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미스터리 게시판
 
작성일 : 15-09-12 03:49
[괴담/공포] 4년 전의 공간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2,668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다.

우리 가족은 그 때 아파트 3층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우리 윗집이 이사를 갔다.



한밤 중에도 그렇고 이래저래 시끄러운 소음을 많이 내던 집이었기에, 솔직히 무척 반가웠었다.

그런데 그 집이 이사를 간 다음날, 동생이 나를 그 집 앞까지 데려가서 [좋은 걸 알려줄게.] 라고 말했다.

[봐, 이 집 문 열려있어.]



정말이었다.

아마 전에 살던 사람이 나가면서 문을 열어놨고, 집주인도 체크하는 걸 깜빡 잊은 모양이었다.

물론 가재도구 같은 것들은 다 가져가서 아무 것도 없었지만, 우리 집이랑 똑같이 생긴 텅 빈 집 안에 있자 이상하게 두근거렸다.



우리는 그 집을 비밀 기지로 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형제를 제외한 친구들에게는 비밀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마 3일 뒤였을 것이다.



예상보다 학교가 일찍 끝난 나는, 집 열쇠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직장에 나가셨고, 남동생은 축구부 활동 때문에 저녁이 되서야 돌아올 예정이었다.

어디서 시간을 때울까 고민하던 나는, 그 방 안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이전에 동생과 함께 놀았을 때, 트럼프 카드와 장난감을 몇 개 두고 나왔던 것이었다.

그래서 혼자 놀며 남동생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집의 문을 연 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어?

뭐야 이거!

그 방에는 제대로 가구가 놓여 있었다.



누군가 또 이사를 왔나보다 싶어진 나는 놀라서 문을 닫았다.

그러나 순간 이상한 점을 알아차린 나는 다시 살짝 문을 열었다.

이 집안 배열과 분위기는 무척이나 그리운 것이었다.



방에 들어가 잔뜩 스티커가 붙어 있는 냉장고를 보자 알 수 있었다.

여기는 4년, 5년, 혹은 그보다 더 전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이었다.

왜 4층에 들어왔는데 4년 전의 우리 집이 되어 있는지 영문을 몰랐지만, 단지 그리움에 젖어 나는 성큼성큼 집 안으로 들어 섰다.



아, 이 TV는 버렸는데.

이 책상도 옛날 거네.

이 전화기도...



그리고 내가 전화기에 손을 대려 한 순간,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순간 전화를 받으려고 했지만, 문득 손이 얼어붙었다

4년 전 집에는 초등학교 5학년의 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 전화를 받으면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자 이 공간 자체가 너무나도 무서워졌다.

결국 나는 계속 울리는 전화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쏜살같이 도망쳤다.



몇시간 뒤 돌아온 동생과 함께 다시 방에 들어가 봤지만, 4년 전의 집은 사라졌고 여전히 조금 어슴푸레한 아무 것도 없는 집이었다.

다만 처음 왔을 때 숨겨뒀던 트럼프 카드나 장난감 역시 찾을 수 없었고 사라진 후였다.

지금도 문득 이 체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만약 내가 그 때 전화를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시시한 망상인지도 모르지만, 그 너머의 세계는 의외로 항상 미끼를 준비한 채 사람들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무서운 것은, 지금 그 방을 다시 찾아가 전화가 온다면 그 전화를 받아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으음음 15-09-12 16:17
   
전화를 받아다면 인터스텔라...를 경험하지 않을까.
 
 
Total 8,70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미스터리 게시판 개설 및 운영원칙 (23) 가생이 12-26 173963
4326 [괴물/희귀생물] 혼자 움직이는 식물 (3) 통통통 12-26 2680
4325 [목격담] 제 경험한번 써봅니다 ㅎ (3) 크로아썅 08-02 2679
4324 [외계] 진공거품’이 우주 집어삼킨다 통통통 10-13 2679
4323 [외계] 보이저 2호가 외계인의 메시지를 보내온다? (1) 통통통 07-06 2677
4322 [괴담/공포] 공포의 서커스단 통통통 07-16 2677
4321 [괴담/공포] 인류를 구한남자 통통통 12-16 2677
4320 [괴담/공포] 가족여행 (4) 팜므파탈k 11-11 2677
4319 [잡담] 요가 공중부양의 비밀 통통통 10-20 2674
4318 [괴담/공포] 은근히 무섭고 기묘한 이야기(4) (6) 한시우 08-14 2674
4317 [외계] 달의 미스터리 (1) 통통통 08-11 2673
4316 [괴담/공포] 실제 귀신 사진들 (1) 펜펜 12-20 2672
4315 [괴담/공포] [시청주의] 공포 동영상 (1) 통통통 10-07 2671
4314 [괴담/공포] 어머니의 특별한 능력 통통통 12-02 2670
4313 [괴담/공포] 집나간 후배여동생 (1) 앜마 08-19 2669
4312 [음모론] 종말의 예언자 통통통 10-28 2669
4311 [괴담/공포] 영천 은해사 정자 통통통 12-03 2669
4310 [괴담/공포] 4년 전의 공간 (1) 통통통 09-12 2669
4309 [잡담] ㅇㅇ (3) 샤인 12-26 2668
4308 [괴담/공포] 딸과의 대화 (1) 통통통 12-15 2668
4307 [괴물/희귀] 섬처럼 거대한 게 (1) 송구리 08-08 2668
4306 [목격담] 신문배달하면서 겪었던실화 Vanillalucy 09-12 2666
4305 [목격담] (2부) 귀신을 본 것은 아니나 귀신이 내는 소리를 들은 … (1) 세넓돌많 08-18 2665
4304 [괴담/공포] 숲의 나쁜 요정 통통통 09-12 2664
4303 [괴담/공포] 소름 (3) 통통통 10-22 2663
4302 [외계] 태양에서 연료 충전(?)하는 초거대 UFO? (1) 통통통 05-15 2662
4301 [목격담] [펌] 상주 할머니 11편 (전, 중, 후 합본) 오비슨 09-01 2662
4300 [괴물/희귀생물]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 (5) 김시만 09-28 2662
 <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