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이 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밤에 너무 더워서 잠에 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을 때였다.
그렇지만 눈을 감고 있자, 나도 모르게 문득 잠에 빠지고 말았다.
잠을 자면서 나는 꿈을 꾸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풍경이었다.
우리 집에서는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공동 묘지가 있다.
먼 옛날부터 있었던 묘지다.
그 묘지 근처에는 은행이나 슈퍼마켓이 있는데다 지역 축제도 열리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자주 갔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자마자 이 곳이 묘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변은 울창한 나무로 둘러 쌓인 숲 속이었다.
무덤 앞의 묘비에는 여기저기 이끼 같은 것들이 붙어 있다.
꿈 속의 나는 어째서인지 무덤에 이상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묘비를 발로 차거나, 무덤 위에 올라가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던 것이다.
어째서 그런 짓을 하던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히히히히히...]
이런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게다가 점점 소리는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에서 크게 [히히히히히!] 라고 웃음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그것이 있었다.
머리카락이 산발이 되어 여기저기 뻗친 노파의 목이었다.
쭈글쭈글한 얼굴에 외알 안경을 쓰고 있었다.
얼굴색은 회색으로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목이 사라졌다 바로 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마치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내 눈 앞에서 노파가 웃기 시작했다.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그 순간 나는 땀에 흠뻑 젖어 깨어났다.
단지 이것 뿐이라면 그저 조금 무서운 악몽 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얼마 뒤에 찾아왔다.
추석이 가까울 무렵 그 묘지 주변에서 마을 축제가 열렸다.
나도 가족과 함께 밤 중에 축제에 나갔다.
축제는 즐거웠지만, 그만큼 피곤해졌기에 나는 축제 회장에서 조금 벗어나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꿈이 문득 생각났다.
그래서 나는 무심코 묘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밤의 묘지는 조용하고 어두웠다.
바람이 불어서 나무들이 흔들리고 있어 정말 기분이 나빴다.
그리고 그 때, [히히히...] 하고 소리가 머릿 속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기분 나빠서 소리를 멈추게 하려고 했지만 소리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무서워진 나머지 축제 회장 쪽으로 돌아가려고 마음을 먹은 그 순간.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머릿 속이 아니라, 귓가에 노파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온 힘을 다해 축제 회장까지 도망쳤다.
설마 꿈이 현실로 나타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그것도 시간이 꽤 흐른 뒤의 일이었는데...
마치 원숭이 꿈이 현실에서 일어 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이후로 공동 묘지 근처에는 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