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고2인지 고3인지 잘기억 안나지만 제 딴엔 집에 오는길에 복습한다고 가방안에 수능완성을 잔뜩 들고 댕겨서 어깨가 아팠던걸 생각하면 고3일겁니다.
이상한 일이 있었던 당일 그날도 그냥 별거 없이 정독실에서 야자 12시까지 하고(제가 공부를 잘한게 아니라 10시 이후론 교내에 있지 못해 별관인 정독실에 와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택시타고 집에 도착하니 1시였습니다. 근데 위에서 말했던 대로 과목별 수능완성 책을 가방에 다 넣어 다녀서 어깨가 너무 뻐근했습니다.
그래서 반신욕이라도 하고 자야겠다 하고 욕실에 물을 받고 욕실안에 누웠습니다. 근데 자고 있던 저희형이 갑자기 거실로 나와 불을 키고 티비를 키더군요.(저랑 3살차이나는데 그때 막 휴학하고 군대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그래서 속으로 수험생 배려좀 해주지.. 하면서 욕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그냥 생각을 지우고 조용히 누워있어야 겠다 했는데 저희집이 거실옆에 화장실이 있는구조라 화장실안에서 티비 소리가 다들렸습니다.티비에선 무한도전을 보는지 아니면 러닝맨을 보는지 예능프로그램 특유의 웃음소리가 들리더군요.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 웃음소리에 저도 덩달아 웃으면서 티비가 보고싶었습니다. 그래서 빨리 씻고 나가서 좀만 봐야지 하고 욕실안에서 다 닦고 화장실 문을 열었는데 불이 다 꺼져있더군요.(손잡이를 돌리고 문을 여는 그 순간까지 사람들이 이야기기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물론 티비도 꺼져있었구요. 그때는 그냥 '아 씨.. 뭐지 피곤한가...' 생각하고 그냥 들어가서 머리 말리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보니 분명 티비 소리는 들렸는데 형의 인기척은 들리지가 않았습니다.(쇼파위에서 뒤척이는 소리라던가 티비를 보고 웃는소리라던가). 제가 형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화장실 대각선 맞은편에 저희형방이 있는데 저희형 방 문이 커서 문이 열리고 닫힐때 나무 긁히는소리가 납니다. 그 때 당시에도 문이 열리면서 나는 긁히는소리가 나더군요 -_-...그리고 또 이상한건 불을키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티비에서 웃음소리가 났습니다. 보통은 불을 키면서 동시에 티비에 손을 뻗어 전원을 키지는 않는데 말이죠.
지금 수험생 시절을 뒤돌아보면 별의 별일이 다 있었지만 이 일만큼 특이한 경험을 한적은 없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