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눈알 소녀
친애하는 Your Ghost Stories의 유저여러분!
나는 인도의 주 중 하나인 안드라프라데쉬에서 태어난 스리칸스라고 한다.
난 올해 스물 다섯살이고, 태어나긴 안드라프라데쉬에서 태어났지만 카르나타카의 방가로르 에서 한참 일을 한 적이 있다.
지금 내가 쓰는 이야기는 처음 귀신을 본 경험을 쓴건 아니지만 내가 겪은 것중엔 제일 무서웠던 일로,
내가 방가로르의 BPO에서 일하던 때 일어났다. 이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해진다.
나는 방가로르에 위치한 한 크리스챤 마을에서 룸메이트 세명과 함께 지어진지 얼마 안된 삼층짜리 빌딩에서 살고 있었다.
이 지역 입구에는 공동묘지 하나가 있었다.
어느날 내 고향 친구 한명이 당시 내가 일하며 살고 있던 방가로르에서 일주일동안 휴가를 보내겠다며 찾아왔다.
같이 일주일을 놀고난 뒤에, 그 친구가 집에 갈 때가 되어서
그가 밤 10시 15분 버스를 탈 수 있도록 내 룸메이트와 함께 버스 터미널까지 배웅해 주었다.
밤에는 길이 막힐 것으로 예상하고 우린 자전거를 가져가는 대신에 버스를 타고 가서 올때는 택시를 타고 왔다.
메인 도로에서 내 방까지는 도보로 45분정도 걸리기 때문에 릭샤를 불러서 타려고 했지만
그때는 시간이 이미 자정이 다 된 때라 릭샤는 단 한대도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우린 그냥 마음을 가볍게 먹고 밤공기를 즐기며 천천히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모든것이 다 좋았다.
우리 둘이 동네 입구에 도착할 때 까지는 말이다.
아까 언급했듯 내가 사는 동네 입구 옆으로는 공동묘지가 하나 있는데,
이때 우리는 공동묘지에는 거의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쳤다.
그런데 갑자기 룸메이트가 내게 앞을 보라고 했다.
그 말에 앞을 쳐다보니,
왠 다섯살 정도 되어보이는 작은 여자아이가 새로 지은지 얼마 안된 집 근처의 길에서 놀고 있는 것이었다.
우린 어차피 그 길을 쭉 따라 걷고 있었으므로 지나치면서 아이를 쳐다보게 되었는데,
길가의 가로등 빛으로 그 애의 뒷모습만을 알아볼 수 있었다.
아이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있었는데, 5, 6미터쯤 떨어진 곳에는 모자를 쓰고 정장을 입은 어떤 남자의 모습도 보였다.
그 남자 역시도 우리에게 뒷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내 룸메는 아이랑 놀아주는 것을 매우 좋아하므로 길을 가다말고 여자아이의 볼이라도 꼬집어 주려고 했는지
아이가 놀고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안녕? 이렇게 늦은 밤에 뭘하고 있는거니?"
친구는 그렇게 물으면서 더욱 가까이 다가갔고, 여자아이도 그런 친구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난 까무러치게 놀랐다.
뒤를 돌아본 그 아이의 눈은 흰자가 하나도 없이, 온통 시커먼 동공으로만 꽉 차있었기 때문이다.
그 애는 손을 내밀어 내 친구의 손을 잡으려 했다.
"야, 빨리 와!"
난 다급하게 친구를 불렀고,
그 순간 멀리 서 있던 모자를 쓴 남자가 아까 서 있던 곳에서 갑자기 싹 사라지더니
여자아이의 바로 옆에 다시 불쑥 나타났다.
그것을 목격한 내 친구는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그만 뒤로 나자빠져버렸고,
난 놈을 구하러 얼른 달려가 손을 잡아 끌고 뛰었다.
친구는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고 있었고, 나도 무섭긴 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조금 달리다가 중간에 멈추어 서서 뒤를 돌아보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곳에 있던 여자애와 남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친구는 집에 돌아와서도 덜덜 떨다가 다음날 아침에는 열이나서 앓아누웠다.
나도 조금 두려워졌지만 더 이상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테니 겁먹지 말라고만 했다.
나중에 나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차(茶) 파는 노점상 주인 아저씨에게 차를 한잔 사마시면서
그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다 이야기 했다.
그것을 듣고있던 아저씨가 말하기를, 우리가 본 그들은 영국에서 온 건축업자와 그의 손녀였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 가족은 근처의 커다란 집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집 근처 길가에서 혼자 놀고 있던 아이를 어떤 차가 와서 치고 뺑소니를 쳐버렸다고 한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죽었다.
손녀를 잃은 할아버지도 곧 시름시름 앓다가 9개월 후에는 본인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손녀의 죽음으로 인한 상심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 둘을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고,이 일도 벌써 18년이나 된 일이었다.
노점상 아저씨는 내게 어떤 검은 실을 주면서 내 친구의 손에 그것을 묶으면 아무일도 없을거라고 했다.
비록 이때의 경험은 정말 무섭긴 했지만 그 어린 아이에게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동정이 가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