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7살때 살았던 동네(대전 산성동)에서 벌어진 사건 입니다.
옆 건물엔 동네 슈퍼마켓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곳엔 저 보다 한 두살 정도 많은 부부가 딸 아이를 데리고 같이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부인은 임신중이었고 남편은 동네 사람들 누구나가 인정하는 맘씨 좋고 너그러운 성격의
동네 슈퍼 아저씨로 기억 됩니다.
그 해 가을, 전 다른곳으로 이사를 갔고
이사후 1년이 좀 지난 무렵 그 동네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친구네 집은 슈퍼 사이에 있는 골목 막다른 곳에 있는 주택 이었습니다.
슈퍼에서 친구 아이 과자를 사려고 보니 철문이 굳게 내려져 있는걸 보곤
그 부부도 이사를 갔거니 생각을 했지요.
친구에게 슈퍼 부부를 물어보니 순간 표정이 어두워 지면서 두어달전 뉴스에도 나왔는데
그 내용을 모르냐는 겁니다.
살인사건이 있었다더군요.
남편이 아내를 망치로 머리를 쳐서 죽인...
친구에게 들은 내용은 이렇습니다.
그 슈퍼 안채엔 일반 가정집이 있고 구석진 곳엔 재래식 화장실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 그 집을 짓고 살던 주인 부부네는 어린 아이가 하나 있었구요.
그 아이가 재래식 화장실에 빠져 죽고 난 이후로 주인 부부는 다른곳으로 이사를 갔고
세월이 지나 사람들 기억에 가물가물 잊혀지고 있었다 합니다.
슈퍼 부인이 죽기 열흘경,
밤마다 집안 구석진 곳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말을 했다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건 그 아기 울음소리는 남편귀엔 들리질 않는데 부인한테만 들린다고 하니
밤마다 잠도 못 자는데다 무섭고 미칠 지경이라며 동네 아줌마들에게 하소연을 하더랍니다.
사건 당일엔 그 부인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대낮부터 장사는 나 몰라라 하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 하더니만
저녁 무렵부턴 남편에게 시비를 걸고 욕설을 해 댔고 그걸 피하기 위한 남편이 밖으로 나가자
따라 나가선 남편의 멱살을 잡고 더 큰 소리로 욕을 해댔습니다.
그걸 본 동네 아줌마들이 말리기까지 했구요.
그쯤되면 착하고 순한 사람이라 해도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고
참다 못한 남편은 아내에게 큰 소리를 지르며 그만하란 말로 저지를 했지만
무언가에 씌인듯한 부인은 남편에게 연이은 욕설과 심지어 발길질에 가관도 아니었다고 하네요.
결국 남편의 결정적인 한마디가 부인을 더 자극 했습니다.
그만하지 않음 죽인다는...
부인은 망치를 들고와선 남편손에 쥐어 주기까지 하면서 욕설로 더 난리를 쳤고
죽여봐라..죽여라..죽이지 못함 니가 어디 남자냐...라며 남편의 화를 더 돋구고 부치기까지 했답니다.
사고는 순간적으로 났다고 합니다.
이성을 잃게 된 남편이 그 망치를 휘두르며 부인의 머리를 가격했고 결국 부인은 참담하게 죽었습니다.
제 정신이 돌아온 남편은 자수를 했고,
그 뒤로 동네 사람들이 진정서를 모아서 냈다더군요.
평소 아무리 화가 나도 큰 소리 한번 내지 않던 순한 사람이 그리까지 했을땐
그 부인이 아무래도 죽길 각오하고 그리 내 몬거라구요..
죽기 직전부터 들렸다는 아기 울음소리에 어쩌면 그 부인은 자신이 죽을거라는 걸 알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