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있었던 일이야.
내가 준비하는 셤이 있는데 자꾸만 3차에서 소숫점으로 떨어지는거야 ㅠ
그것도 막 0.3점 그 담 해에는 0.17점 ㅠㅠ
공부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면접관 앞에서 똥을 싼 것도 아닌데 왜 이러나.. 이럼서 땅을 파고 한 없이 들어가고 있었지.
근데 나처럼 소숫점으로 최종에서 떨어지는 친한 동생냔이
언니.. 아무래도 이름 떄문인거 아닐까요?
친한 친구 중에 누가 이름 개명해서 올해 붙었데요.. 이러드라고
솔직히 그 때는 물불 안 가리고 붙기만 붙으면 된다...ㅠㅠ 이런 마음으로
둘 다 이름 바꾸려고 작명소? 철학관 돈 좀 들여서 몇 군데를 돌아다녔어
근데 썩 맘에 드는 이름이 없드라고 진짜 개명할 만큼 맘에 드는 이름이 몇 십 개 중에서 하나도 없는 거야
그래서 우리가 성명학 책을 보고 공부를 해서 맘에 드는 이름을 골라갖고
작명소에 가서 요 중에 나은 거 찝어 달라고 하자고... 그럼서 성명학 공부를 시작했어.
일단은 도서관에서 성명학 책 빌려갖고 쫙 공부하고....
시내 큰 서점가서 진 치고 앉아서 신간이란 신간을 다 읽어보고 (별에 별 성명학이 다 있더라... )
그거 다 맞춰보고 막 지금 이름은 이게 부족하네 파동성명학으로 보면 이게 안 좋고 수리성명학으로 보면 이게 모자라고.. 이런 식으로 막 정리를 했어.
그러다가 주위 사람들 이름 해보자.. 이렇게 된거지.
근데 기가 막히게도...
그 동생냔 친구랑 나 친한 동생이랑 이름이 똑 같은 애가 있었어
이름이 외방이라 치면...
갸는 박외방, 내가 아는 애는 김외방 이었어.
생년은 똑같고...
성명학 책 중에서 생년일시 안 따지고 오로지 한자 이름으로만 풀어주는 책이 있더라고... 그걸로 해봤지
동생냔이 그러드라고
박외방은 1을 공부해도 10을 맞춘다고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고 암튼 디게 잘 풀린데. 그 애도 항상 그런 식으로 말한데.. 난 뭘 해도 잘 된다고 나는 나를 믿는다고... 알수없는 아우라가 있어서 어디 가서도 대접받고...뭐 그랬데나 봐. 어른들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포스랄까. 대학도 고딩 때 내신에 비해 디게 잘 가고(흔히 말하는 명문대) 취업도 4학년 때 바로 되고 또 회사(손꼽히는 굴지의 기업) 에서도 프로젝트 뭐 아이디어 냈는데 그게 채택이 됐다나 뭐래나 ...그 당시에도 엄청 잘 나가고 있었음
근데 나 아는 김외방은 좀 열심히 사는데 뭔가가 안 풀리고... 노력에 비해 끝이 흐지부지하고 항상 뭔가 쫓기듯이 바쁘게는 사는데 알맹이는 없는 그런 st였어. 애가 너무 착하고 순한데....그 순한 기질이 딴 사람들 보기에는 갑갑하거나 만만해 보이는지...알바같은거 하면 막 주위 사람들이 갈구고.... 항상 주눅들어 있는 편?? 맨날 나한테 언니 나 요즘 힘들어요..난 항상 왜 제자리지? 이런식;;;
근데.... 김외방이한테는 정말 미안한데 ㅠ ㅠ
지금도 미안하다고 생각하는게ㅜㅜ
김외방이 올 겨울(1월)에 교통사고로 하늘나라 갔거든ㅠㅠ
한창 이쁠 때 추위를 싫어하던 애가 또 하필 그렇게 추운 날 가버려서 얼마나 슬펐다고ㅠㅠ
이름이 같은데 성 하나 차이로 풀이가 얼마나 달라질까 싶어서 존내 미안한 마음을 가득안고...조심스레 풀이를 해봤어.
김외방아 미안해 ㅠㅠ
결국 풀어보니까..
박외방은 확실히는 기억 안 나는데...완전 좋은 말은 다 들어있더라고.
노력이상으로 잘 풀리고 대업을 성취하여 천하에 이름을 알리고... 뭐 그런식?
초년 중년 장년 말년이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어.
근데 김외방꺼는 보고 우리 둘다 서점 바닥에 주저앉았음...
중년 말년은 괜찮고 박외방이랑 중년은 같이 나왔는데 초년 장년이 안 좋더라고.
뭐 봉과 학이 날개를 다쳐 나쁜 형상... 또 뭐 시작은 있으나 결과가 없으며... 이런 식.
근데 젤 식겁 한 것은...
초년운 제일 끝줄에
부모와 생.리.사.별.의 수가 있다.
이렇게 되어 있었어.ㅠㅠㅠ
얘가 생전에도 부모님이랑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었거든 ㅠㅠ
생리사별이...살아 있을 때에는 멀리 떨어져 있고 죽어서는 영원히 헤어진다는 뜻이잖아ㅠㅠ
성명학은 맹신하면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완전 무시할 것도 못 되는 거 같다.
이렇게 맞아 떨어지니까 진짜 소름 돋드라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