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가위라는 걸 경험했어.
근데 뭔가 예지몽 같기도 해서 잊을 수가 없어.
재미없겠지만 읽어주시라요 냔두라.
꿈에서 엄마랑 같이 길을 걷고 있었어.
걷다가 오른쪽에 새로운 길이 나타났는데,
엄마는 가지 말라고 나를 붙잡는 거야.
근데 난 기어이 엄마 손을 뿌리치고 오른쪽 길로 들어섰어.
그 길로 들어가니, 길 끝으로 초상집이 보이더라.
그 때부터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더 이상 걸을 수가 없더라.
초상집인지, 무당집인지 계속 북치고 장구치고 곡 소리도 들리고,
암튼 꿈 속이지만 정말 무섭더라구.
순간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안 된다,
일어나야겠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거야.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몸이 안 움직이더라구.
눈을 떠보니 내 방이 멀쩡히 보여.
아무 것도 이상없는데 나는 일어날 수가 없었어.
눈을 감으면 다시 그 초상집이 보이고,
눈을 떠도 계속 이상한 곡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러다가 갑자기 꿈에서 호랑이가 나타나더니,
내 눈 앞을 가려주더라구. 아무 것도 못 보게.
휴우, 그 때서야 겨우 가위에서 풀려났어.
근데 그 다음날 아침에,
학교 갈 시간이 빠듯해서 엄마가 차를 태워주셨어.
학교를 가는 길이 두 가진데,
오른쪽 길로 가면 좀 더 빠르거든.
근데 그날따라 기분이 찜찜해서 직진으로 둘러가자고 했어.
나중에 애들 얘기 들어보니, 그 오른쪽 길에서 3중 추돌 사고 났대.
내가 학교 가던 그 시간에 말야.
호랑이가 내 생명을 구한 건가 뭔가 싶어.
어쨌든 꿈 덕분에 살아난 것 같아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