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립대 지진학자인 마이클 위세션 등이 지진파를 통해 지구 내부를 관측해, 동아시아 대륙 아래에서 물로 가득찬 매우 넓은 암석층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과학전문 뉴스사이트인 <라이브사이언스>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진으로 발생한 지진파 가운데 지구 내부를 관통해 전달된 약 60만 건의 진동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시아 일대의 지각 아래 쪽에서 지진파의 기세가 꺾이거나 약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물은 파동의 속도를 약간 늦춘다”며 “물이 있다고 가정하면 아주 잘 들어맞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층은 우리가 흔히 보는 지표상의 바다와는 다르다. 연구진은 겉으로는 딱딱해 보이는 암석 덩어리가 최고 15%에 이르는 물을 포함해 부드러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물 분자들이 암석의 광물 분자들에 달라붙어 있다는 것이다. 그 물의 양은 적어도 북극해 전체보다 많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바다층은 지표에서 약 1천㎞ 깊이의 맨틀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면 지구 내부의 고온으로 암석 속의 물이 증발해 빠져나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하 30~2900㎞의 맨틀에 막대한 양의 물이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연구진은 지진파의 약화가 가장 심하게 일어나는 곳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 밑이기 때문에, 이 바다층에 ‘베이징 변칙’이라는 이름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