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미스터리 게시판
 
작성일 : 13-08-31 00:30
[괴담/공포] 예대 화장실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1,252  

저는 모 대학교 2학년 재학 중인 학생으로 미술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작년 초 새내기 시절에 겪은 일입니다. 
저희 학교는 예대가 타과 건물에 비해서 많이 낡고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공동작업실마저도 예대에서 좀 떨어진데다 가는 길은 포장조차 되지 않은 자갈길입니다. 

공동작업실, 즉 실습동은 거대한 컨테이너에 가까운 건물입니다. 
모두가 불만을 토로 했지만, 신설 건물이 완공되지 않은 탓에 내년을 기약하며 그곳에서 실기수업도, 과제도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만은 여전히 불만의 대상이었습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있지만, 워낙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워서 낮에도 사람들이 좀처럼 가까이 가지 않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사실 분위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졸업생부터 가까운 선배들, 동기들도 귀신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밤에는 조금 그렇더라도, 낮에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 했습니다. 사실 귀신보다 학점이 더 무서운 법이죠. 

그날도 누구보다 더 나은 과제를 내겠다는 열정으로 거의 이틀을 철야한 끝에 만족할 만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작업 정리하고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밤중이라 조금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손에 묻은 물감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아서 그 을씨년스러운 화장실에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마나 그곳에서 시간을 소요했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손을 씻던 도중에 검고, 가녀린 손이, 제 왼쪽 시야에 들어 왔습니다. 마치 제 시선을 확인이라도 하듯 제 눈앞에서 손이 흔들흔들 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지친마음에 "아 뭐야, 정말." 하고 그 손길을 뿌리쳤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화장실엔 저 혼자였습니다. 인기척같은건 없었습니다. 깜짝 놀랐지만 피곤한 탓이라 헛것이 보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 
똑똑히 기억합니다. 

목덜미부터, 제 어깨로. 손등까지 어루만지는 그 차가운 손길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소름이 돋아서 수돗물조차 잠그지 못한 채로 화장실을 나와서, 그대로 실습동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누군가 장난친 거라 생각했지만, 그 날 불이 커져있던 곳은 예대 실습동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옆방인 연극영화과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바로 옆 건물인 음대 실습동의 불이 꺼져있는 걸 화장실에 가기 전에 제 눈으로 확인했고 야간작업 신청한 학생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화장실에는 얽힌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화장실 부근에 큰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 밑에서 야심한 시각에 한 여대생이 불미스러운 사고를 당하고 그 자리에서 목을 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 이후에 화장실이 생기고, 화장실에 갔던 사람 중 귀신을 목격한 사람이 속출하자, 그 나무를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귀신의 출몰 빈도가 더욱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실습동을 철거하고 전 리모델링된 예대 건물에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신설건물은 과 사정상 쓰지 못하고 다른 과에게 양도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예대 건물 화장실 창밖을 보면, 아직도 실습동 너머로 그 화장실이 보이곤 합니다. 왠지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닐는지.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8,69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미스터리 게시판 개설 및 운영원칙 (23) 가생이 12-26 173187
2138 [괴담/공포] 자동차 사고 이야기 통통통 08-24 1259
2137 [괴담/공포] 미소 통통통 09-27 1259
2136 [괴담/공포] 카메라에 담긴 흐느끼는 아이의 모습 무섭수요 01-12 1259
2135 [괴담/공포] 죽음의 문턱에서 바라본 풍경 통통통 07-17 1258
2134 [괴담/공포] 물안에 그것은 통통통 08-07 1258
2133 [괴담/공포] 친절 - 도와주지 말았어야했다 (1) 레스토랑스 10-06 1258
2132 [괴담/공포] 풍경화 통통통 09-14 1257
2131 [괴담/공포] 기숙사 회의실 (1) 통통통 07-10 1254
2130 [괴담/공포] 제주도 5.16 도로 통통통 07-24 1254
2129 [괴담/공포] 추석 과자 통통통 09-04 1254
2128 [괴담/공포] 아빠야 통통통 09-12 1254
2127 [괴담/공포] 편의점에서 오던길 (1) 팜므파탈k 01-20 1254
2126 [괴담/공포] 우리 엄마가 아니야 팜므파탈k 01-20 1254
2125 [괴담/공포] 노잣돈과 영혼결혼식 통통통 07-18 1253
2124 [괴담/공포] 일본 심령 영상 통통통 08-15 1253
2123 [괴담/공포] 예대 화장실 통통통 08-31 1253
2122 [괴담/공포]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숨겨진 이야기 폭스2 02-11 1253
2121 [괴담/공포] 엄마가 사고나던 날 통통통 07-05 1252
2120 [괴담/공포] [실화괴담] 중고차 괴담 폭스2 12-16 1252
2119 [괴담/공포] 흉가, 그 외.. (4) 팜므파탈k 10-23 1252
2118 [괴담/공포] 물건에 붙은 령 통통통 07-05 1250
2117 [괴담/공포] 사신님 통통통 09-28 1250
2116 [괴담/공포] 초소에서 본 귀신 통통통 08-16 1249
2115 [괴담/공포] 아파트 괴담 통통통 07-24 1248
2114 [괴담/공포] 정신병자 통통통 09-13 1248
2113 [괴담/공포] 꿈과 달라 통통통 09-30 1248
2112 [질문] 의미를 알 수 없는 양영순 만화 (6) 오비슨 07-24 1246
 <  241  242  243  244  245  246  247  248  249  2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