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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19 14:31
[괴담/공포] 너희들 그거알지?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2,107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우중충한 하늘
그리고 습한 공기..마치 여름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날씨였던 
중간고사 마지막 날. 

시험이 끝난 후 담임선생님의 종례를 기다리며 
삼삼오오 모여 앉은 아이들 무리는 저마다 
시험은 어땠는지, 끝나고 어디를 놀러갈지 등의 잡다한 주제로 
수다를 꽃피우고 있었다. 

우리 무리 역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구 하나가 날씨도 이런데 무서운 이야기나 하자며 운을 떼었고
각자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대부분 그렇고 그런 어디서 들어본 얘기, 
그래도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제법 한기를 느낄 무렵 

평소 무서운 얘기도 좋아하고, 제법 감이랄까 이런게 좋은 
친구 A가 운을 떼기 시작했다.

"너희들 그 얘기 알지? 화장실에 앉아있을때 귀신이 머리카락을
세어 본다는거 말야. 머리카락을 다 세면 죽는다는거"

A가 한 얘기치고는 제법 평범한 얘기로, 
어린시절 부터 있던, 화장실의 빨간종이 파란종이 얘기와 같이 
꽤나 유명한 괴담이었던 터라, 우리는 전혀 무서운 기색 없이 웃으며

"그럼 알지~ 변비 탈출용 괴담" 
등의 시덥잖은 농담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A는 전혀 우리의 그런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진지하고, 약간은 어두운 표정으로 우리에게 되물었다. 

"그거 뒷 얘기 알아?"

뭐, 그런 지어낸 얘기에 뒷얘기가 어디있으랴, 
기껏해야, 머리카락을 귀신이 다 세어 귀신한테 잡혀가거나, 
머리카락을 세기 전에 일어나서 살았다 정도?

"뒷 얘기? 그런게 있어? 모르겠는데? 그냥, 다 세면 잡혀가고, 
다 못세면 산다 그런거 아니야?"

친구 A는 우리의 얘기를 듣고, 조금 더 어두운 표정이 되어
다시 우리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응...사실은, 나 학교 화장실에서 그런 소리를 들었어,
내 머리카락 세는 소리 있자나..."

화기애애 했던 우리의 분위기는 A의 한마디로 조용해 졌다.

"그게...그 창문 쪽 좌변기 화장실 있지.. 제일 끝 칸, 저번 야자 때 
화장실에서 볼일보다가 그 소리를 들었거든...처음엔 놀라기도 하고 
또 신기하기도 해서, 그 이후로도 그 소리가 들리나, 
그 화장실만 계속 이용했다?? 
그런데, 낮에는... 안들리는데, 야자시간에 가면 들려, 

왜, 저번에, B 너한테 화장실 같이 가자고 했었자나, 문앞에서 기다려달라고
그때, 무슨 소리 못들었냐고 내가 물어봤자나. 그 날, 그 날도 난 들었었어.

착각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는데...처음엔 머리카락을 세어보는 소리만
들렸는데, 이제는 머리를 한올 한올 만지면서 세어보는 느낌이나..."

확실이 그랬다, A는 일전에 야자 시간에 나와 화장실을 가자고 했고,
어두운 저녁시간에 화장실에 혼자가는 건 여간 무서운게 아니기 때문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나선적이 있었다. 

그 때도 화장실에서 나온 A는 지금처럼 어두운 낯빛으로 나에게 무슨 소리를
못들었냐고 물었는데, 그 때 나는 A가 볼일 본 소리가 났을까 신경을쓰나? 
라는 느낌으로 전혀 못들었다고 대답했었다.

A는 긴장된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런데...이젠, 그 화장실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집 화장실에서도 그 소리가 
들려, 그리고...세는 속...속도가 더 빨라졌어...이러다가 다 세어보면 어쩌지
??"

A는 거의 울것 같은 얼굴로, 불안해 하고 있었다. 
나는 A를 안심시키기 위해, 교실 컴퓨터를 이용해서, 사람의 머리카락 개수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10만개에서 12만개...
나 역시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다. 나는 A에게 

"사람 머리카락이 10만개래 제 아무리 귀신이래도 네가 볼일을 마칠 때 까지
그걸 다 세는건 무리야, 걱정하지마!!"

"그..그럴까?"

A역시, 그 결과에 내심 안심한 듯이 보였다, 제 아무리 귀신이래도 
10만개를 다 세는건 무리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았다. 

우리는 찜찜함을 떨칠수는 없었지만, 이내, 어디로 놀러갈지 따위의 잡담을
하며 그 일을 잊어버렸다. 

그러던 며칠 뒤 저녁 A에게서 전화가 왔다.
평소에 전화보다는 문자를 자주하던 A였기에 '무슨일이지?' 싶었지만 
전화를 받았다. 

"스삭 스삭 스삭 스삭 스삭 스삭 스삭 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스삭"


"ㅎ둣네ㄷㅇ일곱여더아홉열#%#%#%#%#%#%#%%"

A의 목소리 대신,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엇을 스치는 듯한? 빗자루 질을 하는 소리? 사각거리는 소리? 와 
제대로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간간히? 숫자? 라는 느낌이 나는 엄청 빠른
중얼거림...분명히 A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나는 연신 그 알 수 없는 중얼거림에 "여보세요? 여보세요?"만을 반복했고
그 소리는 1분 정도 반복되다 끊어졌다. 

A의 장난 일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 중얼거림은 적어도 A의 목소리는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고, 위험하다! 라는 본능적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바로 A에게 전화했지만, 신호대기음만 울릴 뿐, A는 받지 않았고, 
이어서 A의 집에 바로 전화했지만 역시 받지 않았다... 
A는 모자 가정으로 어머니는 새벽식당에서 조리원일을 하셨고, 
A의 오빠는 대학생 이었기 때문에, 귀가 시간이 빠르지 않았다.

나는 A가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아버지와 함께 A의 집으로 직접 찾아갔다.
굳게 닫힌 A의 집 문은 아무리 불러도 열리지 않았고, 
결국, 경찰과 경비아저씨를 동원해 A의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들어간 A의 집은 전부 어두웠고, 한 곳에서만 불빛이 세어나오고
있었다. 
나는, 일전에 A의 집을 방문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곳이 어딘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화장실..."

문을 연 화장실에는...A가 참혹한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몸싸움이 있었던 것 같은 거센 저항의 흔적, 공포에 질린 눈
그러나...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누군가 세게 잡아 당겼는지... 반쯤 벗겨질 것 같은 A의 긴 머리카락과
머리 가죽의 모습이었다...

나는 기절하지는 않았지만, 더이상 A의 모습을 볼 수 없어 급히 그 자리를 
떠났고, 다음날 아버지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A의 집은 아파트 3층으로, 화장실은 외부 벽면에 위치해 있었고, 
높이가 낮은 편은 아니었던 지라, 방범창을 화장실 외부 창문에 설치하지 
않았던 것이 도둑에게 노림을 당하게 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으며, 
A의 사인은, 심장마비에 의한 쇼크사 라고 했다. 

도둑을 보고 놀란 A와 도둑 사이에 격렬한 싸움이 있었으며, 그 싸움이 
격해져, 머리가죽이 거의 벗겨질 정도의 충격이 A에게 가해졌고 
그 충격으로 A가 죽은 것이라는... 설명이었고, 이미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도
있다고 했다. 그 동네 일대의 상습 부녀 강도범.

경찰은 내가 받은 전화 역시 위급한 순간에 통화버튼을 눌렀던 것이 
나에게 연결된 것 뿐이라고 결론지었다. 

물론, 그 통화를 녹음할 겨를도 없었고, 어찌보면, 경찰의 설명이 훨씬 
현실적이었지만... 나와 친구들은, A가 한 얘기를 떠올리며 그래도 뭔가 
석연치 않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며칠 후 용의자는 결국 잡혔고, A의 사건을 포함한 총 5건의 강도살해
사건에 대한 재판과 집행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범인은 4건의 사건에 대한
인정은 하였지만 1건의 사건은 강력하게 부인했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나는 직감적으로 A의 사건이다. 라는 생각을 했지만...그렇다고 해서 
A의 죽음을 누구의 책임으로 돌릴수 있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A의 죽음 이후로 학교에서 화장실을 거의 가지 않거나,
A가 말한 창 쪽 좌변기 칸은 절대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A의 죽음은, 1년 동안 우리에게 회자 되었지만, 
고3이 되고, 대입준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모두의 기억에서 점차 
잊혀져 갔고, 나 역시 그 일을 점 점 잊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학교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점심에 먹은 급식이 탈이난 우리 반 아이들 몇 몇이 화장실을
시간에 2-3번 이상 가게 되었고, 나 역시 그 중 한명이 되었다. 

"아...배아파 C야 기다리고 있지?"
"그래 빨리 싸~ 아 진짜 기지배들 아유~냄새~창문 열어야 겠다"

"드르르륵" 
C가 창문을 연 그 순간 

"B야 사람의 머리카락 말이야, 10만개여도 우린 다 셀 수 있다?
손이 많고 눈도 많거든 히힛. 볼래?"

 


"ㅎ둣네ㄷㅇ일곱여더아홉열#%#%#%#%#%#%#%#%#%#%#%#%#%#%#%#%#%#%#%#%#%#%#%#%#%#%#%#%#%#%#%#%#%#%#%#%#%#%#%#%"

 

 

 


내 귓가에서,

 

 

 

 

빠르게 속삭이는 A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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