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미스터리 게시판
 
작성일 : 17-09-15 18:25
[괴담/공포] [번역괴담][2ch괴담] 붉은 옷을 입은 여자
 글쓴이 : 레스토랑스
조회 : 530  

3년여 전, 분수 광장 근처에서 이상한 여자가 서성이곤 했다.


출근길에 자주 봤었다.


서른 남짓 되어 보이는데, 오래 된 것 같은 빨간 드레스 같은 걸 입고 있었다.




몸은 바싹 말랐고, 안색은 어두운데다 눈도 공허했다.


머리는 등 가운데까지 내려와, 기르고 있는 것 같았다.


옷 색깔이 워낙 튀는데다, 독특한 분위기가 감돌아서 시선을 빼앗기곤 했다.




하지만 뭔가 무서운, 정신 나간 것 같은 느낌이라 무심코 바라보기는 해도 눈이 마주치지는 않도록 조심했다.


여자는 늘 광장 안을 맴돌았다.


지하출구를 나오면 거기 몇 군데 술집이 있기에, 거기서 일하는 사람인가 싶기도 했다.




어느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광장 안 드러그스토어 앞에서 화장품 세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쇼핑할 때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라, 그 때도 아마 한시간 정도는 거기 머물렀던 것 같다.


그날 밤도 여자는 광장을 떠돌고 있었지만, 맨날 보던 모습이라 딱히 신경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게에서 나온 순간,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었다.


광장 한가운데 있는 분수를 사이에 두고, 여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고 있음에도,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은 얼굴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여자는 확실히 보였다.


눈이 마주친 순간, 기분이 나빠졌다.




뭔가 본능적으로 두려워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우와, 위험해.


하지만 뭐가 위험하다는 것인가?




스스로도 사고회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반사적으로 가게 안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가위에 걸린 것 마냥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도움을 구하려 해도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고.




항상 비틀거리며 걷던 여자가 곧바로 빠르게 다가온다.


분명히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머리는 산발에, 드레스 자락을 잡은 채 다가오는데,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 얼굴이 너무나 무서워서 나는 압도되고 말았다.


눈 전체가 검은자위였거든.


무서워서 더는 안되겠다 싶은 순간,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내 팔을 꽉 잡았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그제야 몸이 움직였다.


웬 남자였다.


내가 입을 열려고 하자, 남자는 [조용히 해.] 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남자는 점점 손아귀 힘을 더하며 무서운 얼굴로 앞을 노려봤다.


시선을 돌리자, 여자가 바로 앞에 서서 남자를 죽일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너무나 끔찍한 그 얼굴에, 나는 벌벌 떨었다.




갑자기 여자는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죽인다...] 라고 중얼거리며 남자 옆을 부딪히듯 지나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그 후 나를 붙잡고 역 구내까지 간 뒤, 그제야 손을 놓았다.


역 안은 사람들이 가득해, 방금 있었던 일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멍하니 있자, 남자는 [괜찮아?] 라고 말을 걸었다.


고개는 끄덕였지만, 나는 패닉에 빠져있었다.


상대의 이름을 묻거나, 감사를 전하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남자는 나를 개찰구까지 바래주었다.


헤어지면서 [이제 거기로는 다니지 마.] 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 때문에라도 다녀야 하는데요.]




[목숨이 아까우면 그만둬.]


대답을 못하고 가만히 있자,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운이 좋았어. 네 수호령이 나를 불러서 너를 지켜준거야.]




나는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우연이라고. 알았어? 네가 살아남은 건, 수호령의 부름을 알아차릴 사람이 마침 근처에 있었던 덕분이라고. 저놈에게 죽고 싶지 않으면 다시 거기로 다니지 마.]


영혼 따위 본 적도 없기에,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 눈에 여자는 사람으로만 보였고.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남자는 몇번이고 [혼자 다니지 마라.] 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하지만 다음날 낮, 나는 또 그 광장을 지나갔다.




낮이다보니 공포감이 희미해지기도 했고, 실제로 지나가는 사이 아무 일도 없었다.


하지만 귀가길, 날이 어두워지자 남자가 말했던 것들이 떠올라 무서워졌다.


그래도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기에, 나는 한번 가보기로 했다.




그 여자가 사람이라는 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하지만 어리석은 짓이었다.


광장으로 이어진 계단을 반쯤 내려가자, 붉은 옷을 입은 여자가 나에게 등을 보이고 계단에 앉아있었다.




그제껏 여자가 계단에 앉아있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달아나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여자는 슥 일어섰다.


마치 마리오네트의 줄이 끊긴 것 같은,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그 순간, 나를 바라볼 것 같다는 예감에, 황급히 계단을 뛰어올라 뒤도 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 후 나는 분수 광장은 무조건 피해다녔고, 두달 뒤 일도 그만뒀다.


아직도 그 여자는 거기에 있을까?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레스토랑스 17-09-15 18:25
   
 
 
Total 8,70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미스터리 게시판 개설 및 운영원칙 (23) 가생이 12-26 173846
8025 [음모론] 지진과 폭풍은 정부가 고의로 만든다? (2) 레스토랑스 07-01 514
8024 [괴담/공포] 미국의 역대급 미스테리 실종사건 '폴라로이드 살… (1) 레스토랑스 08-21 514
8023 [초현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새로운 피라미드? (1) 레스토랑스 08-12 516
8022 [괴담/공포] 실제 집에 귀신이 존재한다는 10가지 현상 (※무서움주… (1) 레스토랑스 08-17 516
8021 [괴담/공포] 악령에 씌여 집단정신착란을 일으킨 페루 80명의 학생… (4) 레스토랑스 08-19 516
8020 [초현실] 우주의 정지 상태는 없다? (1) 도르메르 08-24 516
8019 [괴담/공포] 땡큐가 맞아죽었습니다 폭스2 02-23 517
8018 [괴담/공포] 실제 일본에서 찍힌 귀신 영상 TOP 9!! (2) 레스토랑스 08-19 517
8017 [괴담/공포] 우리가 알고있던 동화들의 무서운 실체 - 잔혹동화 (4) 레스토랑스 09-03 517
8016 [괴담/공포] 펌]상처에 대한 공포 (1) 폭스2 05-18 518
8015 [음모론] 인간의 영혼이 지구에 없다고 주장하는 이론가! 그럼 … (1) 레스토랑스 08-10 518
8014 [괴담/공포] (일본2ch/번역괴담) 도망칠 곳이 없다 (1) 레스토랑스 09-21 518
8013 [괴담/공포] [번역괴담][2ch괴담][856th]간호학교의 담력시험 (2) 폭스2 04-21 519
8012 [괴담/공포] [허울-괴담장편]붉은 방 14부 (1) 폭스2 05-06 519
8011 [괴담/공포] 박물관에 있던 마네킹이 죽은 사람이었다? 충격받은 … (1) 레스토랑스 08-13 519
8010 [괴담/공포] (미제사건 5가지) 하늘로 증발해 버린 사람들과 그들을… (3) 레스토랑스 09-06 519
8009 [괴담/공포] 뉴질랜드 해변에서 발견된 이상한 물건? (1) 레스토랑스 07-23 521
8008 [초현실] 뉴멕시코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돌 (1) 레스토랑스 08-10 521
8007 [초고대문명] 피라미드 아래에서 발견된 거대한 미로? 2부 - 내부로… (1) 레스토랑스 09-05 522
8006 [음모론] 캘리포니아 땅 속에 거대한 비밀기지 (1) 레스토랑스 07-30 525
8005 [초현실]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 빌의 보물지도 (1) 레스토랑스 08-22 525
8004 [괴담/공포] 역대급 싸이코의 살인 '돼지궁전 연쇄살인사건' (1) 레스토랑스 08-24 527
8003 [괴담/공포] 경찰의 무능에 의한 미제사건, 대구 김태완군 황산 테… (1) Den1 05-09 529
8002 [괴담/공포] 변우민이 홍콩에서 직접 겪은 실화 (2) 레스토랑스 08-23 529
8001 [괴담/공포] [쌈무이-공포라디오 단편] 신축건물의 공포 (괴담/무서… (1) 폭스2 04-28 531
8000 [잡담] [진실] 초능력자라 소개된 영상 과연 진실은?? (1) 피씨타임 06-18 531
7999 [괴담/공포] [번역괴담][2ch괴담] 붉은 옷을 입은 여자 (1) 레스토랑스 09-15 53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