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적 명절에 시골에 가면 저녁에 할머니를 비롯해서 아버지 어머니, 삼촌 이모 부터 해서 둘러 앉아 이야기 하며 보냈었는 데요.(지금은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해서 명절에 잘 안모입니다.)
한 저녁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다 주제가 공포, 미스테리로 갔는 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자신이 겪었던 일 중에 무서운 이야기 하다가 아버지가 삼촌보러 그 이야기 해보라며 이야기를 시키시더라구요.
그 이야기는 삼촌이 겪었던 "도깨비" 이야기 인데요.
도깨비가 뭐가 무섭냐고 그럴 수 있는 데, 전래동화에서 내려오는 그런 도깨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도깨비인지도 불명확하지만 과거 할머니를 비롯해서 삼촌 등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도깨비로 치부하더라구요.
우선 우리 시골은 경남 합천군에서도 매우 외각에 떨어진 시골(당시에는 하회마을 이라고 불리었다가 최근에 개명된 걸로 알고 있음)인데요.
할머니 집에서 마루에 나와 정면을 바라보면 큰 줄기의 산맥이 보입니다.
할머니나 아버지는 어렸을 때 항상 그 산맥을 보다보면 도깨비불들이 날아다니는 걸 보았다고 이야기하시구요.
이야기의 시작은 그 산을 산묘를 위해서 할머니를 비롯하여 모든 가족들이 등산을 하고 내려올 때 이야기 입니다.
명절이다 보니 산묘하고 다니면서도 술도 좀 들어간 상태였는 데,
멀쩡히 산을 잘 내려오던 삼촌이 갑자기 씩 씩 대더니 욕지거리 하면서 빠르게 내려가더랍니다.
아버지는 쟤는 왜 저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따라 내려가는 데...
삼촌이 점점 더 화를 내면서 무엇인가를 쫒듯이 달려가더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할머니는 뭔가 심상치 않다 느꼈는 지 삼촌을 빠르게 쫒아갔는 데,
삼촌은 길도 아닌 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욕설을 지껄이며 잡히면 죽인다면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달려나갔습니다.
그때 할머니가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삼촌을 만류하며 나섰는 데,
그 이유가 삼촌이 달려나가려고 하는 방향 바로 앞이 절벽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절벽으로 떨어지기 일보직전에서 어떻게 정신을 차렸는 지 다행히 떨어지시진 않았는 데,
그 때일을 삼촌은 이렇게 기억하더라구요.
산묘를 하고 내려오는 도중에 갑자기 어떤 "사람머리"만 있는 형태의 존재가 데굴데굴 굴러오더니 자신을 교묘하게 약을 올리더라는 겁니다.
그게 희한하게 특이하거나 이상하거나 무섭다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니라 그냥 바짝 약이 오른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머리만 데굴 데굴 굴러다니면 무서워해야 하는 게 정상아닌가요?
그런데 삼촌은 그게 이상하다는 점을 전혀 생각도 못하고 그냥 화가나고 저 녀석만 쫒아가서 잡으면 죽여야겠다고 느낄 정도로 화가 났다고 하더라구요.
그 사람머리 형상의 존재는 계속 데굴 데굴 굴러다니면서 삼촌을 약올렸고 삼촌이 보았을 때는 그냥 정상적인 길을 따라서 그 존재를 쫒아갔을 뿐이었는 데,
막상 정신을 차리고 나니 그 길은 보이지 않고 바로 발밑은 절벽이었다는 것이죠.
이게 거짓말 같지는 않은 게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등 당시 목격자가 너무 많았고 다들 그 사건을 정확히 기억하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냥 술취한 사람이 헛것보고 저런거 아닌가 라는 걸로 마무리가 될 수 있었는데,
저는 그 이후에 티비에서 연예인들이 나와서 자신이 겪었던 무서운 일화를 소개하는 예능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 연예인(아마 임창정이었나? 김창렬이었나?) 본인 자택 아파트에서 낮술을 먹다가 갑자기 사람 머리만 데굴 데굴 굴러다니는 존재가 집안에 나타나 바짝 약을 올렸고, 화가난 그는 그걸 잡겠다고 쫒아다녔는데,
사람머리 형상의 존재는 베란다 난간에 메달려 약올리기 시작했고 그 연예인은 그걸 잡겠다고 베란다 난간을 넘어서려는 순간 매니저가 그걸 목격하고 만류했다는 이야기가 있었구요.
또 이상민이었는 지 누군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 데, 성수대교 붕괴사건 이전에 그 다리를 차를 타고 건너다가 다리 밑에 사람 얼굴만 있는 존재들이 온갖곳에 데구르르 돌아다니고 메달려있었으며 묘하게 약을 바짝올리고 화가나게 만드는 존재들을 본적이 있었다라고 하더라구요.
공통된 특징은
1. '사람머리'만 존재하고
2. 주로 '취한상태'에서 목격이 되며,
3. 그것을 본 사람은 그게 이상하다고 느끼기 보다는 약이 오르고 화가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도깨비라고 취급했던 것 같긴 한데,
여튼 아주 오래전 우리 삼촌이 겪었던 일화와 비슷한 이야기가 연예인들의 목격담에서 나오는 거 보고 저는 소름 돋았습니다.
정말 우리나라 전통 요괴 도깨비 짓이었을 까요?
제가 작성한 기존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이야기에 있어서는 1%의 양념을 가하거나 뺀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