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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9-05 18:12
[잡담] 청나라의 멸망을 예견한 조열문(趙烈文)
 글쓴이 : 송구리
조회 : 3,410  

현존하는 문헌으로 볼 때, 청나라의 멸망을 가장 먼저 정확히 예견한 사람은 증국번(曾國藩)의 수하중 가장 존중받던 막료인 조열문이다. 그는 동치6년, 즉 1867년에 퇴폐부진(頹廢不振)한 청나라가 50년을 넘기지 못하고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청왕조는 1911년에 와해되니, 조열문이 그 말을 한 때로부터 44년이 지난 후였다. 과연 50년을 넘기지 못했다.
 
조열문은 1832년에 태어났고, 자는 혜보(惠甫), 혹은 위보(偉甫)이며, 강소성 상숙(常熟)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재주로 이름을 날렸고, 사상과 식견이 있었다. 그는 아주 넓게 공부하여, 불학, 역학, 의학, 군사, 경제등에 모두 깊은 조예가 있었다.
 
함풍5년, 친한 친구 주등호(周騰虎)의 추천을 받아 조열문은 증국번의 막부에 들어간다. 그 때, 증국번은 남창(南昌)의 전선에 있었고, 태평군에게 크게 당하고 있을 때였다. 그리하여 따르던 막료들도 대부분 멀리 떠났다. 막 도착한 조열문에 대하여 증국번은 처음에는 그다지 희망을 갖지 않았다. 실습막료로서, 그래도 일거리는 있어야 했다. 

증국번은 아직 그에게 구체적인 임무를 줄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그저 그에게 장수진(樟樹鎭)에 주둔한 상군(湘軍) 수군(水軍)의 각 병영을 둘러보고 오라고 시켰다. 먼저 업무환경을 익힌 다음에 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이 조열문은 한번 갔다오고서는 문제를 발견한다. 돌아와서 증국번에게 이렇게 보고한다: "장수영의 육군의 군영은 아주 해이해지고, 군기가 이미 떨어져서 아마도 지키기 힘들 것같다"
 
증국번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앉은 자리에서 말로 하면 아무도 당하지를 못하는데, 일을 맡기려고 하면 아무 쓸모없는" 서생이었다. 그는 조열문도 이런 자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조열문의 견해에 대하여 오히려 반감을 가졌다. 그는 마음 속으로 불쾌해 했다. 이 어린 자가 군국대사가 뭔지를 알기나 하고 말하는가? 

그런데, 바로 이때 조열문의 노모가 병이 났다는 소식을 받는다. 조열문은 아마도 증국번이 자신을 중시하지 않는 것을 알아채고, 스스로 알아서 이 곳을 떠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나보다. 그래서 그는 모친의 병을 이유로 증국번에게 사임하고 떠나겠다고 말한다. 증국번도 만류하지 않았다. 군영은 고정되어 있지만 사람은 오가는 법이니까. 인원이 바뀌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조열문이 떠나기로 하고 아직 출발하기 전에, 주봉산(周鳳山)부대의 상군이 장수진에서 대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조열문의 말이 불행히도 들어맞은 것이다. 증국번은 이때 조열문의 견식을 인정하고 그를 다시 보게 된다. 

나중에, 조열문은 갈수록 증국번으로부터 존중을 받는다. 자주 함께 앉아서 군국대사를 의논했고, 나중에는 증국번과 못하는 얘기가 없게 되었다. 어떤 때에는 하루에도 여러번 얘기를 나누었다. 중국화교출판사가 2002년에 출판한 <<증국번환해밀담록: 심복막료 조열문과의 99번에 걸친 속마음대화>>라는 책에서는 그들의 여러번에 걸친 대화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증국번은 청말의 중신이고, 조정의 동량이다. 바로 그와 같은 사람들이 쉬지않고 노력하고 분투했기 때문에 청나라말기에 소위 '동치중흥'이 나타나게 된다. 필자는 당시에 대청의 깃발이 얼마나 오래갈지에 대하여 의심하는 사람은 적었다고 본다. 역대왕조흥망을 연구해온 증국번은 조야 상하에 잠복한 여러가지 위기를 깨달았고, 이를 잘못처리하면 나라가 망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그는 노력을 통하여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았다.
 
조열문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그의 견해는 증국번보다 심오하고 예리했다. 조열문은 적지 않은 작품, 예를 들어, <<조위보선생경신피난일기>>, <<능정거일기>>, <<낙화춘우소일기>>등을 썼다. <<능정거일기>>에서는 조열문이 그와 증국번간에 있은 아주 중요한 대화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바로 이 대화에서 조열문은 세상이 깜짝놀랄 예언 즉 청나라가 50년안에 반드시 망할 것이라는 말을 한다.
 
동치6년 육월이십일, 즉, 1867년 7월 21일 저녁, 양강총독의 지위에 있던 증국번은 조열문과 얘기하다가 걱정어린 말로 얘기한다: 

"경성에서 사람이 와서 말하기를 '경성의 분위기가 아주 나쁘다. 공개적으로 방화하고 무기를 소지하고 저지르는 사건이 속출하고, 저잣거리에는 거지가 넘쳐난다' 백성은 가난하고 국고는 비었으니, 변고가 있을까 걱정된다. 어떡하면 되겠는가?" 

조열문이 대답한다: "천하가 통일된지 이미 오래이니, 이제 점정 분열될 것입니다. 그러나 군주의 위엄이 아직 살아있고, 풍기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으나, 만일 한번 어지러워지면 바로 붕괴화해되는 국면이 나타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그 화는 반드시 조정이 먼저 무너지고, 그 후에 각 지방에 주인이 없어, 지방사람들이 각자 통치하게 될 것이며, 이렇게 되는데 50년을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증국번은 이 말을 듣고 근심에 빠져 한참을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가 비로소 말한다: "그러면 남천(南遷, 남으로 조정을 옮김)해야 할 것인가?" 증국번은 청왕조가 완전히 전복되기 전에 아마도 중국역사상 여러번 출현한 적이 있는 정권남천, 남북분치로 '반벽강산(半璧江山)'을 유지하는 것을 생각했다.
 
조열문은 명확히 대답한다: "아마도 한번 무너지면, 진, 송을 본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는 청나라정부는 이미 동진, 남송처럼 절반의 강산만을 가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증국번은 이렇게 반박한다: "본조의 군왕은 덕이 바른데,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지 않겠는가?"
 
조열문은 이어서 대답한다: 

"군왕의 덕이 바르면 국세가 융성한다...건국초기에 창업이 너무 쉽게 이루어졌는데, 사람을 너무 많이 죽였다. 그러므로 천하를 얻은 것이 기이할 정도이다. 하늘의 도리는 알기가 어렵고, 선악이 반드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후 군주의 덕이 있다고 하더라도 망하지 않기는 힘들다" 

조열문은 여기서 청나라왕조가 천하를 얻은 것이 합법적이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 청나라군대는 이자성 및 오삼계때문에 산해관을 넘어 천하를 얻어서, 창업이 너무 쉬웠다. 그런데, 산해관을 들어선 후에는 인원수가 훨씬 많은 한족을 너무 많이 죽였다. 예를 들어, 양주십일, 가정삼도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너무 많이 죽였다고 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점때문에 청나라는 통치의 합법성이 없다.
 
그러나, 청나라의 후기의 군왕들인 강희, 건륭, 가정등이 모두 덕치를 하였으나, 선과 악은 서로 감싸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천도"는 이미 그들에게 태평성세를 가져다주어 이미 충분히 보답했다. 그러므로, 이들 군주들이 덕이 있다고 하더라도 청나라개국의 불법을 없앨 수 없다. 여전히 통치의 합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조열문은 청황조가 천하를 얻을 때 우연성과 잔혹성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가리키며 통치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정치적 안목이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열문의 이러한 견해에 대하여 증국번은 다시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증국번과 조열문은 각각 1872년과 1894년에 사망한다. 역사는 놀랄정도로 정확하게 조열문의 예언을 확인해준다. 운세가 다한 청황조는 1911년에 와해되는데, 1867년으로부터 딱 44년만이다. 50년을 넘기지 않았다. 게다가 이어지는 것도 조열문이 예언한 것처럼 장기간의 "방주무주, 인자위정(方州無主, 人自爲政)"의 군벌할거시대였다.

출처 http://blog.daum.net/timur122556/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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