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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28 07:40
[괴담/공포] 대구 지하철 참사 -나와 나의 친구 이야기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1,279  




오늘 오랜만에 죽은 친구의 꿈을 꿔서 한 번 올려본다요… 

문제 있으면 알려줘.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은 모두 다 알 거야. 

그 피해로 죽은 사람 중 한 명이 내 친구야.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매일 매일 같이 붙어다니던 친구. 

부모님끼리도 알고 있어서 서로의 알리바이가 되어주기도 했다. ㅎㅎ 


대구 지하철 참사가 있던 2003년에 나는 학교를 자퇴하고 서울로 올라와 있었어. 

친구는 대구에서 고1을 마친 후 봄방학을 즐기고 있을 때 였겠지. 

어머니, 동생, 외가 친척들이 모두 대구에 살고 있었지만 

노 뉴스 이즈 굿 뉴스라고 생각하는 나냔은 별다른 연락도 하지 않고 그저 남의 일이려니 하고 안타까워 하기만 했지. 

그런데 사건이 있고 이틀 후, 뉴스를 우연히 보게 됐어. 

나는 티비를 잘 보지도 않는데다가 웹서핑을 많이 하는 편이어서 갑자기 그만두고 티비를 본다? 

평소 같으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티비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티비를 트니 뉴스가 나왔고 대구 지하철 참사에 대해 다루고 있었어. 

DNA를 추출한다며 시험관에 무슨 실험 하는 걸 보여줬는데 그 시험관에 친구 이름이 붙어있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친구의 이름은 너무 흔했기 때문에 별일이 다 있네 하고 말았지. 

바로 그 다음 뉴스. 

아나운서 왼쪽 위에 내 친구의 증명사진… 

나도 한 장 갖고 있는 거였어. 너무나 분명했어. 

친구 어머니가 오열을 하며 울고 계셨어. 

평소에 달리기가 빨랐는데 왜 나오지 못했냐며 시커먼 재로 덮인 중앙로 역에서 울면서 쓰러지셨어. 

나는 머릿속이 패닉이 되어서 손을 덜덜 떨며 친구의 휴대폰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어. 

신호는 가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어. 

나는 집안을 뛰어 다니며 갑작스럽게 닥친 패닉 상태를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고 

휴대폰에 저장된 번호는 잘못된 번호일 거라고 생각하고 온 방안 서랍을 뒤져서 전화번호부를 찾아 다시 전화했어. 

여전히 받지 않았어… 

말도 안된다고 혼자 결정을 짓고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했어. 


나 뉴스 봤어. A(편의상 죽은 친구를 A로 부를게) 아니지? 전화 바꿔봐 아니지? 

A 맞아… 


하면서 우는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난 전화를 끊고 소리를 지르며 온 집을 뛰어 다녔어. 

말도 안되지. 내 친구가 ㅋㅋㅋ 뭐? 불에 타죽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지랄 같은 소리하고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씨.발!!!!! 

웃다가 울다가 화내다가…………… 


다음 날 바로 대구에 내려갔어. 


A의 집에 도착하니 어머님이 반 실성한 상태로 나를 맞아주시더라. 

어머님이 과일을 깎아서 가지고 오시더니 또 눈물을 훔치시며 말해주시더라. 

A는 평소에 씻는 걸 귀찮아 하는 편이었는데 사고 전 날 유난히 오래 샤워를 하더라고, 

그리고 어머님이 왜 이리 오래 씻냐 하니 깨끗해지고 싶어서 그렇다고 했대. 

어머님은 직접 머리도 말려주시고 오늘따라 말도 없고 조용하네 그런 생각을 하셨대. 

굉장히 활발하고 무슨 일이든 나서서 하는 외향적인 성격이었거든. 

그리고 사실.. 나는 A에게 책 한 권을 빌려 준 적이 있었어. 

고속버스로 내려오면서는 그 책을 꼭 챙겨갖고 와야겠다 했는데(원래 내 거이긴 하지만 유품 정도로..) 

방 안에 들어서니 그 방 하나가 하나의 모형이 된 것 같아 내가 책장에서 책을 꺼내면 모든 게 다 무너질 듯한 느낌이 드는 거야.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그리고 다른 친구를 만나러 가서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었어. 


화재가 난 것은 2월 18일. 

고등학교 1학년이라면 방학 동안 학교에 나갈 일도 없는 그런 날. 

친구는 며칠 전에 휴대폰을 잃어버린 거야. 

그걸 부모님한테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구했대. 

그리고 어정쩡한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가면 부모님이 의심하실까봐 일부러 학교에 자습하러 간다며 이른 시간에 출발을 한거야. 

휴대폰을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부모님께 솔직히 이야기 했더라면?? 

사고 나기 전 전철을 탔더라면????????????????? 

죽을 사람은 어떻게든 죽을 수 밖에 없는구나 생각했어. 

꿈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앞이 너무 길어졌네. 

이 이야기도 하는 게 힘들어서 좀있다 꿈 이야기는 이어서 쓸게. 

공포체험은 아닌 거 같긴 한데 꿈 이야기가 좀 공포스러워서 

앞 글이 너무 길어져서 미안. 

아 모니터가 흐리게 보인다… 



+꿈이야기 추가 

그 이후로 나는 친구가 나오는 꿈을 매일매일 꾸기 시작했어.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이런 큰 사고에 휘말렸다는 거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여기저기서 뒤흔들어대는 매스컴까지.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았어. 

기억하는 꿈 두 개를 써볼게… 



A와 나는 무슨 수련회? 같은 거에 같이 갔어. 

문을 여니 바로 매점이 있었고 매점 옆에는 수련회 회관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었는데 그게 요상하게 굉장히 높았어.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높았는데 친구 A는 먼저 매점에서 물건을 사더니 

"나 먼저 갈게"라고 하고 폴짝 뛰어서 그 높이를 넘어서 회관으로 들어가버렸어. 

저길 어떻게 올라갔지? 생각했지. 

나는 매점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고르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는데 그때가 아주 늦은 저녁이었어. 

근데 어딜 가도 친구를 찾을 수가 없는거야. 

이 방 저 방 다 다니면서 친구 봤냐고 물었는데 아무도 보질 못했대. 

해가 뜰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내 마음은 조급해지고(왜 해가 뜨는데 조급했을까?) 

일출이 있기 바로 직전에 어떤 방에서 친구를 봤다는 말을 듣고 그 쪽으로 마구 뛰어갔어. 

그런데 벌써 해는 떠버렸고 

나는 꿈에서 깼어. 

해가 뜨면.. 다시는 볼 수 없는 걸까? 왜 어디에도 없었을까. 

회관 문은 왜 이리 높았을까… 정말 보고싶었는데. 



그리고 한 참 후 꾼 꿈. 

친구와 나는 터미널에 있었어. 

내가 배웅을 나온 거였고 친구는 가방이나 어떤 것도 없이 그냥 맨 몸으로 먼 여행을 간다고 했어. 

의아했지만 슈퍼에서 먹을 것을 이것저것 사서 쥐어주며 잘 가라고 말했어. 

친구가 버스에 탔고 창가에 앉았기 때문에 얼굴을 계속 볼 수 있었어. 

나는 뜬금없이 잘 지내지? 라고 물었고 친구는 잘 지내 라면서 웃음을 지었어. 

근데 그 웃음이라는 게 마치 친절한 금자씨의 마지막 부분, 이영애의 웃음 섞인 울음, 아니 울음 섞인 웃음 같은 거였어. 

보는 사람이 얼굴 근육이 다 아플 정도로 입이 찢어질 정도로 고통스럽게 웃었어. 

친구가 탄 자리 외에는 검정색 옷을 입은 사람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어. 

그렇게 꿈에서 깼어… 



친구의 장례식은 5월이 넘어서야 치뤄졌어. 왜냐면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거든. 

결국 찾은 건 친구의 왼발과 왼발에 신겨져 있던 운동화 뿐. 

고1때 같은 반이던 애들이 모두 모였고 자퇴한 나 까지 모였어. 

나는 반장이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오랜만이라 그랬는지 애들이 내게 모여들어 A의 이야기를 이것저것 해줬어. 

A와 매일 싸우고 심지어 머리 뜯고 싸운 적 있는 여자애는 "나 정말 A랑 친했는데, 그치?" 라며 물어왔고 

테이블에 놓여있던 소주를 마신 년들은 실실 웃으며 이곳이 장례식장인지 술집인지 모르게 했어. 


다들 꽃 한 송이씩을 바치고 마지막으로 내가 꽃을 바쳤어.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 

A의 발과 신발 뿐인데…… 

영결차가 떠나갈 땐 모두 껴안고 울었어. 

정말 마음 한 켠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어. 

발과 신발 뿐이라면 숨을 못 쉬어서 죽었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정말 타죽었다는 소리잖아. 

사고가 있고 얼마 안있어 중앙로에 갔을 때… 사람이 탄 냄새… 

그중에 하나가 너일 거라는 생각을 하니 

왜 빨리 내리지 못했니 

왜 휴대폰 잃어버린 걸 부모님께 말하지 못했니 

왜 내가 너 대신 죽을 수 없었니… 

우울증에 불면증까지 걸려서 오래 힘들었어. 

지금은 많이 벗어난 상태야. 



오늘 아침에 꿈을 꿨지만 그건 언젠가 기회가 생기면 또 이야기할게.. 

대구 지하철 참사로 돌아가신 모든 분께 명복을 빌며...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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