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때의 경험 때문에 존재만은 믿고 있습니다. (내용은 별로 무섭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팔에 소름이 돋습니다) 전체 이야기는 귀신소동 이전의 배경과 당시 사건으로 나누어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에게는 4살 위의 형이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형이랑 같은 방을 썼는데 형은 브릿팝에 빠져있어서 저도 그 영향을 받아 밴드 음악 같은걸 자주 들었습니다. 뭔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요ㅋㅋ 자연스래 제 취미는 음악감상이 되었고 대학진학 시 밴드 동아리 가입이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입에 성공하여 밴드 가입의 꿈이 성큼 다가선 그때, 비극적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사회교육학부 일반사회교육과에 들어갔는데 입학한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각 과별로 답사를 떠났습니다. 이 답사란 것은 학술적 목적이 강한 수학여행이라 보면 되는데 공부도 많이 하지만 밤마다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 그런 괴로움도 있었습니다. 답사 몇일차 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밤에 선배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어쩌다 이번에 군 제대 후 복학한 선배(새내기 입장에서는 가장 위험한 존재;;)와 마주보며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저보고 자기와 함께 '대학생활의 의미를 찾아보자'는, 전혀 의미를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애매한 말에 건배를 했고, 그 술을 받아마신 저는 다음날 학부 풍물패에 가입되어 있었습니다... 중고딩 6년간 밴드 생활을 꿈꾸던 저에게 북치고 장구치는 사물놀이를 하라니ㅠ (하지만 제가 둘다 경험해본 결과 풍물패와 그룹사운드는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나중에는 잘 하게 되지는 못해도 즐겁게 하게는 되었습니다ㅎㅎ)
여튼 이런저런 방법으로 거의 강제징용 비스무리하게 된 풍물패 새내기는 모두 8명이었고 강제로 가입한 것 치고는 즐거운 동아리 생활을 하였습니다. 순식간에 1학기가 지나가고 여름방학이 다가왔습니다. 대학에서 풍물패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풍물패는 방학마다 '전수'라는 행사를 갑니다. 전수라는 용어가 전국적으로 통일된 용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실력향상을 위한 지옥의 합숙훈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는 마산 창동에 있는 한 무형문화재 분께 전수를 받으러 갔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입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3부로 나누어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