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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20 17:11
[초현실] 가위 눌림
 글쓴이 : 우가산
조회 : 1,743  

96년 9월 당진에 있는 h철강에 입사했습니다.
도 닦는다고 몇군데 얼쩡거리다가 시험을 봤는데 용케 붙었더군요,
부서와 기숙사를 배정 받고 열흘 정도 다니니 10월 1일 신입사원 연수한다고 하더군요.
연수원이라고 해봤자 공장 건설 대규모 인부들이 쓰던 집단 숙소와 안전교육장 강의실인데 요즘 같으면 대단히 허접한 시설이겠지만 당시엔 쓸만했습니다.
며칠간 입소해야하는데 아무튼 전날 술도 마시지 않고 9시 뉴스도 안보고 잤습니다.

눈을 떳더니 아파트 거실 유리창의 햇살이 비추는 각도가 애매합니다.
출근 시간에 일어나던 때의 햇살 각도가 아니었던거죠.
연수원에 입소하면 유니폼을 비롯해서 지급받는 품목이 있을 것이며 입소식 따위의 행사를 예행 연습도 하게되죠.
이때 꼭 한두명씩 늦게 나타나 우왕좌왕 하는 놈이 있답니다.
나는 그런게 정말 싫었답니다.
그래서 일찍 자고 알람도 딱 맞춰 놨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겁니다.
의식은 또렸한데 아무것도 되지 않는거예요.
그순간 말로만 듣던 가위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습니다.
보통 때라면 몇가지 테스트를 해보겠지만 그 순간은 지각이라는 긴장감이 솓구쳤습니다.
간신히 눈섭이 보일 정도로 눈알을 이마 위로 올려보니 벽시계가 아홉시 오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아홉시까지 가야되는데...
일분 일초가 다급한데 하물며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정말 미치겠더군요.
그순간 다리 아랫 쪽에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또다시 간신히 눈알을 밑으로 끌어 내렸죠.

눈 알을 바둥거리며 끌어내리는 짧은 시간 동안 교대 근무자인 숙소 동료 일것이라는 기대감에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려했죠.
그런데 그는 검은 도포를 입고 챙이짧은 갓을 쓴 분이었습니다.
무릎 아래에 정좌하신 그분은 곧이어 나를 물끄러미 고개돌려 내려봤습니다.
한뼘의 검은 턱수염과 약간의 주름. 낯설지 않은 날카로운 안면의 인상을 확인한 순간 살짝 안도했습니다.
가위의 경우 가슴위에 올라탄 산발한 처녀 귀신이 낄낄거리며 내려다보는 끔찍한 얘기가 허다하죠.
그래서 안도했다는 겁니다.

"일년만 있다가 떠나거라"
그분의 한마디였습니다.
그후 뿅 하고 사라졌고 내몸은 움직이기 시작했죠.
나는 허겁지겁 연수원으로 달려가야했습니다.
무난히 입소식을 치루는 순간 부터 오일후 퇴소하는 그순간 까지 한순간도 그분을 잊은적이 없습니다.
얼핏 저승사자 핏이었지만 공포심은 전혀 전해지지 않았기에 지신 토신, 지박령 따위로 추측해볼만했죠.
일년만 있다가 가라고 텃새부리니 그렇다는 추측인겁니다.

당시의 저는 귀신을 볼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귀신은 육신이 없는 존재이지요.
그래서 망막을 통해 봤다면 투명 인간을 봤다는 사기 아니겠습니까?
눈으로 보고있는듯한 착각의 뇌로 볼 뿐이지요.
저는 그렇게 보며 죽은 자의 씁쓸한 심정을 살아있는 가족에게 전달하곤했죠.
그때 그들을 비록 뇌로 보지만 실제로 본듯한 똑 같은 형상을 그려낼수 있었지요.
하지만 가위 상태의 귀신은 리얼이었습니다.
그것은 대단히 혼란스러운 경우였습니다.
왜냐하면 이세상것이 아닌 물질을 리얼로 보려한다면 그것은 단색으로 나타난다는 경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들 세계는 빛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들은 올레드 같은 존재 같더군요.
외부의 빛을 받지 않고 스스로 형상을 드러내는.
그런데 재미있는것은 그가 빛을 발하며 형체를 드러내면 주변도 약간은 밝아져야하는데 그게 아니고 오직 그 형체만 딱 드러나는 빛이라는 겁니다.
광채가 없는 빛이니까 빛도 아닌셈이지요.
그 빛깔은 단색이었습니다.
창백한 납색.
그냥 백색이라고 말하는게 일반적인것 같은데 영어로 한다면 화이트 말고 없겠죠.
전설의 고향 보면 귀신 얼굴만 환하게 비춰서 공포심을 끌어올리는데 실은 옛부터 귀신 본 사람 경험담을 통해 고증된 방법인것 같군요.

회사는 부도가 났습니다.
아이엠 에프가 터지기 불과 두어달 전이군요.
제품이 생산되지 않는 현장은 사직서를 쓰라하더군요.
지금 쓰면 약간의 위로금은 주지만 버티면 국물도 없다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대부분 현실을 받아들였고 저또한 그리했습니다.
인사과에 사직서를 쓰며 사원증을 반납하던 그날 두루 각부서에 생존하신 분들께 인사돌며 정문을 나섰습니다.
정문밖 버스에 몸을 실은후 포스코에서 명퇴하신후 오셨던 절친처럼 지냈던 주임 한분께 인사를 드리지 못해 핸드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액정 화면에 뜬 시커먼 숫자 10월 1일.
물론 그날이 10월 1일 이란것은 알았습니다.
하지만 검은 도포의 그분이 10월 1일 아침에 말씀하신 일년후의 10월 1일인지는 그순간 깨달았지요.

텃새부리는 지박령에 쫄아 두달만에 실은 이사했었습니다.
멀리 떨어진 또다른 기숙사였지요.
그때 저는 일년만 있다가 가라고 했는데 두달만에 떠났으니 됐지요? 라며 그분을 잊고 지냈었지요.
그런데 그말은 일년만 있다가 떠나게될것이라는 예시라는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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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 20-10-20 19:58
   
흥미있는 내용이네요
ABSOLU 20-10-23 13:19
   
귀신은 색깔이 없답니다.
몽글몽글 아지랑이와 무게감은 느껴지죠
VM6500 20-10-31 14:49
   
음....
humank 20-11-13 13:42
   
흥미롭습니다..계속 연재글 기대해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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