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심심하고, 어찌보면 밋밋하고, 투박하다 못해 수수한 도자기
그런 달항아리는 어떻게 사람들 마음을 빼앗았을까.
누구는 삐뚤빼뚤한 모양을 마음에 들어하고,
누구는 얼룩이 들어있는 것을 좋아하고,
누구는 달 같이 생긴 그 디자인을 좋아한다.
아예 디자인이 아무것도 없는 무(無)라서 끌린다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일치하는 대답은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우윳빛 같이 뽀얀 빛깔에 끌린다.
항아리의 우윳빛 피부를 계속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모르게 치유되는 느낌이다. 빨려들어간다고 하면 맞는 표현일지도.
조선시대 문화재는 현대 미술에서 각광을 받는다.
추상적이라는 것과, 담백함을 높이 사는 것 같다.
도자기 외에도 민화가 대표적이다.
달항아리는 조선시대 문화의 결정체라고 봐도 좋겠다.
그 예술성은 성리학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은 것 같다.
물질보다는 정신을 중시한 풍조인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 예부터 도를 닦는 분이 많았던 영향이다.
정신, 영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다보니 디자인이 과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다.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다. 수수하면서 자연을 닮아 있다.
삼국시대에는 디자인이 더 화려했다.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인 희랑대사좌상을 보면
조선시대와 다르게 색깔도 풍부하고 무늬가 많다.
성리학과 도학이 만나면서 조선시대 문화의 정점을 이뤘던 것 같다.
현대의 우리는 너무 긴장된 삶을 살고 있다.
신경쓸 일이 너무 많아 항상 피곤에 찌들어 있다.
그리고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보니, 정신이 빈곤한 사람들이 많다.
그 부분을 달항아리가 메꿔주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열광적인 열풍이 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