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린 놈이라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 귀신이
특정한 상황에서 나를 컨트롤하고 있다는것을 확실히 알게된 계기가 있었죠.
그래서, 안에서 쓸데없는짓 하지말고 로또 번호나 밝혀라고 설득해보기도했죠.
집 마당에 수도 누수 공사를 할때 삽질 몇번에 담배 한대씩
물다가 호홉을 못할 지경이 되어 공사 중단해버린 날.
로또 번호가 안되면 망할놈의 담배라도 어떻게 해볼수 없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수차례 시도했지만 불가의 영역이었던 금연.
귀신은 다음날 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믿지 못하겠지만 담배를 피웠다는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버렸습니다.
눈앞에 재떨이가 왜 여기 있는지 이해를 못하는 방식이죠.
물론 몇초 후에는 내가 담배를 피웠구나 라는것을 기억하게됩니다.
자동차 재떨이에 꽁초를 발견하고 옆에 탓던 놈들에게 돌려가며 전화걸어
욕부터 날렸지만 내가 피웠다는것을 잠시후 알게되죠.
담배를 피우고 싶은 타이밍에 발생되는 욕구가 술이나 군것질 따위로 방향이 바뀌어버리죠.
그 욕구가 흡연이라는것을 짧은 시간이나마 기억 못하게 되니 빚어지는 현상이었습니다.
기적같은 일이벌어지게되어 이 현상을 즐기기 까지했습니다.
혹시 도로묵 될까봐 의도적으로 담배를 피워봤습니다.
일종의 테스트였죠.
귀신은 나의 신경까지 장악했나봅니다.
조훈현 9단의 금연초보다 더 역겨운 맛이었습니다.
덕택에 십수년째 금연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