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목줄 없이 워킹 가능한 시절 그림자보다 더 딱달라붙어 걷던 발발이가 있었습니다.
주특기는 새만 보면 잡으러 달려드는데 수풀더미속에 참새를 쉽게 잡더군요.
해변을 걷던중
갈매기가 입에 낚시바늘이 낀채 온몸에 낚시줄이 엉키어 쓰러져 있었습니다.
호박씨 하나 기대하며 풀어줬습니다.
야속하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다다다 뛰어 도망갔습니다.
탈진과 부상으로 날지 못하는것 같았습니다.
이를 본 발발이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말릴 겨를 없이 사냥하기 위해 달려든것이었습니다.
한 웅큼 깃털을 헌납하고 이차 도주를 시행하던중 돌더미 속에 머리를 쿡 박아버렸습니다.
그순간 불과 일미터 거리에서 쫓던 발발이가 행적을 놓쳐버리고 사방을 두리번거렸습니다.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닭 쫓던 개가 대가리 박은 닭 꽁무니 냄새를 킁킁 맡아보고도 돌아서는 동물농장 tv를 봤습니다.
매가 뜨니 사람 다리 사이에 대가리 박는 꿩 얘기도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갈매기 까지!
그렇다면 조류들에게는 보편적 스텔스 기술이라는 단정을 내려도 무방했습니다.
그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대가리를 박는 순간 실종되는 현상을 동료들 사이에서
목격함으로 학습 효과로 얻어 써먹는것 같았습니다.
그순간 귀신들의 스텔스 기술을 연관지어보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투명하거나 미세한 존재로써 인간과 구분되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귀신은 인간과 매우 밀접한 공간에 있다는 것을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대가리 숨긴 몸통을 인지하지 못하듯 인간의 뇌 기능에도 그와 같은 수준의 문제가 있다고봅니다.
과학이 나날이 발전하는 형태로 보아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언젠가는 외계의 문명과 교류하기 이전에
망자와 맞닥뜨리는 시대가 먼저 올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호텔 델루나에 투자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