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말투 증후군 (Foreign Accent Syndrone=FAS)’을 보도하는 호주 방송
현재 의학계에도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가 존재한다며, 영국 과학 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온라인 판 등은 최근‘의학계 불가사의 일곱 가지’를 선정했다.
일곱 가지 증상에는 물 알레르기, 인간 키메라, 악취가 나는 손가락, 조지왕의 광기, 나무 인간, 모겔론스 병 등이 있는데, 그 중에는 ‘외국어 말투 증후군 (Foreign Accent Syndrone=FAS)’이라는 것이 있다. 이 증후군은 사람의 말투가 외국어를 하는 듯 부자연스럽게 변하는 특이한 의학적 상태를 말하는데, 이런 증세는 대부분 뇌에 큰 손상을 받은 경우에 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호주의 한 40대 여성이 이름 모를 바이러스에 걸린 후, ‘외국어 말투 증후군 (Foreign Accent Syndrone=FAS)’ 에 걸려 성격이 바뀌고 미국식 영어를 사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에 살고 있는 크리스틴 멜론씨(42세)로 그는 “어느 날 이름 모를 바이러스에 걸린 후, 호주 영어만 사용하던 자신이 미국식 영어를 쓰고 있어서 놀랐다”고 호주의 한 언론을 통해 밝혔다.
▲FAS에 걸린 호주 환자 크리스틴 멜론 씨
▲멜론 씨의 남편 리차드
멜론 씨는 발음 외에도 성격이나 생활습관 또한 변화했다.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이전에는 수줍음이 많았지만, 이 FAS에 걸린 후부터 성격이 활발해 졌다” 고 말하면서,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하루 한 갑씩 피우던 담배를 지금은 단 한 개피 도 못 피운다” 고 말했다. 그 외에 멜론 씨는 평소 즐겨 마시던 와인도 지금은 한 잔도 못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멜론 씨의 남편인 리차드 씨는 “갑자기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아내가 너무 낯설다.”며 “그녀가 하루 빨리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자신의 심경을 말했다.
이렇게 FAS을 앓고 있는 환자의 사례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있으며, 미국에도 이런 사람들이 몇몇 발견되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올해 52살의 티파니 씨 역시 FAS에 걸린 후, 어느 날 갑자기 미국 영어가 아닌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렇게 영국식 영어를 사용한 후 부터 친구들은 그의 배경을 끊임없이 물어오기 때문에 티파니 씨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에 살고 있는 신디 로람바(38) 씨 역시 비슷한 경우다. 그는 자동차 사고로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으로 알려진 왼쪽 뇌를 다쳤는데 17년이 지나서 이 FAS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로람바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목소리를 잃어버렸고, 이틀 후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그는 전혀 배운 적도 없는 독일어와 프랑스어 모두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FAS 질병에 대해 설명하는 호주 의사 제이미 베리 씨
앞의 여러 가지 사례처럼 FAS에 걸린 환자들은 대부분 기존에 사용하던 언어가 바뀌고, 이전에 배운 적도 없는 새로운 언어를 구사하기도 하는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된다. 신경정신과 의사인 제이미 베리 씨는 “보통 FAS는 언어 영역을 담당하는 왼쪽 뇌에 이상이 생긴 환자들에 많이 발견되지만, 아직 그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이곳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호주= 도깨비뉴스 특파원 최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