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미스터리 게시판
 
작성일 : 13-08-17 01:15
[괴담/공포] 외가집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1,142  

저희 외갓집은 전라북도 완주군 한 시골마을입니다.
그 부근에 학교라고는 엄마께서 다니던 초등학교(지금 의 초등학교) 하나뿐이라 몇 시간씩 걸어 등하교를 하 는 학생들이 많았답니다. 엄마 또한 한 시간 남짓을 걸 어야 학교에 갈 수 있었기에 너무 힘들어 학교에 다니 는 게 너무나 싫었답니다.

허나, 무엇보다 학교에 다니기 싫었던 이유는 따로 있 었답니다.
같은 학년 같은 반인 조금 정신이 이상한 언니 때문이 었죠. 외갓집 앞동네 산을 넘어 오는 언니인데 
엄마보 다 한살 많았다고 합니다. (당시엔 학교를 늦게 입학하 는 경우가 허다해 같은 학년이어도 나이대가 서로 다 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돌림을 당할까 선생님은 아무 말 안하셨지만 엄마를 포함한 동네 친구들은 그 언니가 앞산 너머 사는 유명 한 무당집 외동딸이며 단둘이 살고 있다는 것 정도는 다들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언니의 
등하교 길은 여 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평범했으며 수업시간엔 가끔 멍 하니 먼 산만 보다 선생님께 꾸중을 듣기도 하지만 나름 열심히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가 오기 직전이나 좀 우중충한 날. 또는 수업 이 끝나고 다들 집으로 돌아갈 때면 갑자기 
교실을 나 가 운동장이며 학교 뒤뜰을 혼자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고 합니다.

봄이면 개나리 덩굴 사이를 한참을 바라보다 버럭 고 함을 지르고 욕지거리를 내 뱉으며 화를 내기도 
하고 방과 후 아이들이 학교에 거의 남아있지 않을 땐 학교 뒤 변소 문을 차례로 열어젖히며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실실 웃기도 하다 변소 앞에서 춤을 추기도 했답니다.

한번 춤을 추기 시작하면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지 치지도 않고 계속 춰대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아직도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합니다. 유난히 겁이 많던 엄 마는 먼 학교길보다 같은 반인 이 언니가 더 무서웠던 게지요.

날이 구진 날 수업증 언니가 사라져 담임선생님과 아 이들이 찾아 나서면 백이면 백 변소 부근에 
있었더랍 니다. 변소 한 칸 문을 열고 그 앞에 앉아 뭐라고 이야 기를 나누고 어떨 땐 변소통 속에 
들어가 얼굴에 변을 덕지덕지 치덕거려놓고 깔깔거리며 서있기도 했답니 다.

그러던 어느 날 몇 명의 친구들과 엄마는 화단에 들어 가 화단을 망가뜨려 놓았다는 이유로 방과 후 
교실에 남아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 벌로 늦게까지 교실이며 복도 청소를 하고 있었더랍니다.

늦가을, 해도 뉘엿뉘엿 져 가는데 한복을 곱게 차려 입 으신 예쁜 아주머니께서 정신없이 
달려오시더니 담임 선생님과 한참을 예기하더니 망연자실한 얼굴로 그 자 리에 주저앉다 
선생님께선 엄마와 일행들에게 그 언니 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냐며 물으셨답니다.

엄마 일행 중 한명이 방과 후 변소에 갔다 오면서 마지 막칸 앞에서 중얼거리던 언니를 보았다고 
했고 그 말 을 듣자마자 선생님과 아주머니는 변소로 정신없이 달 려가시더니 아주머니께서 기겁을 
하고 쓰러지셨답니 다.

엄마가 조심스럽게 가보니 변소통이 퍼낼 때가 다 되 어 분뇨들이 가득 차있고 그 위엔 그 언니가 오늘 입은 옷들이 있더랍니다.
담임선생님과 학교를 지키시던 아저씨께서 서둘러 분 뇨를 퍼내셨고 부근 동네 사람들까지 불러 변소 분뇨 를 다 퍼냈지만 나온 건 옷가지뿐이었답니다.

그보다 더 끔찍한 건 옷가지 위에 정확히 열 쌍의 사람 의 손톱 발톱이 있었답니다.
그 뒤로 아주머니께선 학교에 여러 번 찾아오셨고, 다음해 봄이 되자 아주머니께서 
학교에 보이지 않자 그 동네 사는 친구에게 물었고 그 친구는 엄마에게 방학 동안의 
일을 말해 주었답니다. 

겨울 내 낮이고 밤이고 불쌍한 내 자식 내 손, 발톱 다 줄 터이니 돌려놓으라 며 징을 쳐대더니 
갑자기 어느 날 조용하자 이상하게 생각하신 이장아저씨께서 찾아가보니 자신의 손발톱 을 
모조리 뽑아 가지런히 개어 놓은 하얀 천에 차례에 맞춰 놓고는 그 위에 목을 매달아 죽어 
있었더랍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르고 엄마가 저를 가져 만삭 이 되어 외갓집을 가는 길에 
그 동네에 살던 친구를 만 나러 가는 길, 굿하는 소리가 나기에 가보았더니 동네 사람이 모두모여 
굿판을 보고 있더랍니다.

엄마도 구경삼아 아저씨들 사이를 비집고 한참을 구경 하는데 엄마 또래의 젊고 예쁜 무당이 
깡충깡충 뛰다 말고 엄마 곁으로 오더니 손톱이 단한개도 없는 하얀 손으로 엄마 배를 쓰다듬더니 
그러더랍니다.

'예쁜 딸이네. 너는 이런데 오는가. 아니란다. 아가야~ 예쁘게 크렴…….'
엄마 얼굴을 보고 씩 웃더니 자리로 가서 다시 굿을 하 더랍니다. 

그리고 15일 후. 엄마는 저를 낳으셨습니다.
그해 겨울 외갓집에 갔다가 엄마께 들은 예기를 할머 니께 했더니 할머니께서 별 감흥 없이 
말씀하셨습니 다.

"그렇잖아도 몇 주 전에 그 동네 점순 네가 예기하드 만…….너 알려줄라고. 그랬는갑다. 늬그 엄마 어렸을 적에 없어진 걔 아닌가 싶어서 물어봤더니 별말은 안 하드란다. 그냥 엄마가 지 살려줬다고, 그 말밖에 안허 더랜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8,691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미스터리 게시판 개설 및 운영원칙 (23) 가생이 12-26 170939
2805 [괴담/공포] 어머니의 특별한 능력 통통통 12-02 2666
2804 [괴담/공포] 내게 거짓말을 해봐 (1) 통통통 12-02 2401
2803 [괴담/공포] 완벽한 알리바이 통통통 12-01 2817
2802 [괴담/공포] 동그나무 통통통 12-01 1660
2801 [괴담/공포] 교통사고 전용특실 통통통 12-01 3825
2800 [괴담/공포] 불신지옥 통통통 12-01 2777
2799 [괴담/공포] 언니와 나 통통통 12-01 1771
2798 [괴담/공포] 저수지 옆 통통통 12-01 1688
2797 [괴담/공포] 창문 통통통 12-01 1261
2796 [괴담/공포] 부대 이름이 바뀐 이유 통통통 12-01 3496
2795 [괴담/공포] 이사 간 집의 누군가 통통통 12-01 1415
2794 [괴담/공포] 동거 통통통 11-30 2179
2793 [괴담/공포] 영화과 스튜디오 괴담 통통통 11-30 1561
2792 [괴담/공포] 대학교 기숙사 통통통 11-30 1530
2791 [괴담/공포] 제자 통통통 11-30 1480
2790 [괴담/공포] 철길을 걷는 소녀 통통통 11-30 1680
2789 [괴담/공포] 타인의 조각 통통통 11-30 1392
2788 [괴담/공포] 어머니 통통통 11-30 1356
2787 [괴담/공포] 네크로필리아 통통통 11-30 5828
2786 [괴담/공포] 할머니가 본 것 (1) 통통통 11-30 2259
2785 [괴담/공포] 친구의 공포실화 통통통 11-30 2219
2784 [괴담/공포] 내 얼굴 못봤잖아 (4) 통통통 11-29 3431
2783 [괴담/공포] 흉가 (1) 통통통 11-29 2641
2782 [괴담/공포] 한국예술종합대학 괴담 (2) 통통통 11-29 3713
2781 [괴담/공포] 반나절 산의 그것 (3) 통통통 11-29 2542
2780 [전설] 정진 스님의 예언 통통통 11-29 6072
2779 [전설] 무심천의 칠불 통통통 11-29 1766
 <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219  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