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빌라였고
우리 동네에 놀이터가 하나 있었는데
보통 빌라는 ★★빌라, ☆☆빌라 하면서 좀 뭉쳐있기 마련이잖아
하루는 놀이터에서 놀려고 집에서 나와서 놀이터를 향해 뛰어가는데
우리 빌라 말고 옆 빌라 있는 곳이
담 너머로 보이더라구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가려고 했는데
담 너머에서
어떤 여자가 머리를 늘어뜨리고 이 쪽을 보고 있더라
새까만 머리인데 아주아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어
그래서 난 속으로
아니 저 사람은 왜 저기 멍하게 서 있어,
이렇게 생각하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 여자가 움직이질 않는거야
그냥 저 멀리서
이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게 정면에서 날 바라보는게 아니라
몸은 등쪽이고
고개만 이쪽을 돌려서 보는거..... 뭔지 알겠지 냔들아..?
뒤돌아서 고개만 내 쪽을 향해 있는건데
내가 거기 서서 3분 넘게 있었거든
근데 미동 하나 없더라
너무 기분이 이상했어
그리고 얼굴이 잘 보이질 않았어
이목구비가 거의 없다고 봐야할 정도로 흐릿흐릿하더라구
좀 오싹한 기분에 무시하고
놀이터 가서 손나 신나게 놀았다
놀이터 가서 놀다가 어둑어둑해지기 전에 집에 드갈라고
놀이터에서 나와서 다시 거길 지나서 집에 가고 있었지
문득 아까 그 여자가 생각나는거야
그래서 다시 그 담 너머를 바라보았는데
그 여자는 없고
그 여자 있던 자리에
아주 옛날- 피라미드 짓고 이러던 시절 있잖아..
람세스 나오고 이런 시절,
그런 시절에 볼 법한
커다란 관 같은게 놓여져 있는거야.. 세워져서.....
금빛으로 번쩍이고
관 겉에는 그 시대 벽화에서 볼 법한 람세스 얼굴 막 이렇게 생긴 게
새겨져 있고......
순간 너무 놀라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는데도
그 자리에 그 관이 세워져있는거야
그때서야 주변을 돌아봤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더라구, 사람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을 아이들 목소리나 부모님 목소리..
이런것도 안 들리고
적막 그 자체였어..
담이 높은 게 아니어서 넘어가서 관을 보고 싶었는데
그냥..내가 너무 겁이 많고 좀 무서워서
그대로 걸어서 집에 갔어
집에 가서 엄마가 저녁밥을 짓고 계시길래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헛소리 하지말고 밥이나 먹으라고 하셔서 밥이나 먹었다...ㅋ...
아직도 가끔 이 얘기하면
애들이 입 다물라고
무슨 관이 빌라에 왜 있냐고 헛소리하지말라고 하지만 ㅋㅋ..ㅋ.ㅋ..
내가 이사를 갔는데
빌라는 아니지만
아직도 그 동네거든
문득 그 앞 지나갈 일이 생기면
그 담 너머를 바라보곤 한다며 ㅠㅠㅠㅠㅠ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