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열애 끝에 A와 B는 결혼했다. 결혼 후 B는 남편 A를 위해 요리교실을 다니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요리교실에 배운 요리를 식탁에 선보였다.
처음엔 기쁘게 생각했던 남편도 매일 기름기가 많은 음식에 다소 질리게 되었다.
"매일 만들어주는 건 고맙지만, 좀 담백한 것도 좋지 않을까? 매일같이 먹다간 성인병에 걸리겠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한마디가 아내에게 큰 상처를 입혀 버렸다.
"너무한 거 아냐? 사랑하니까 매일 만들어 주는 건데! 아님 자기가 만들어 먹든지!"
부부싸움이 이렇게 시작되었고, 결국 아내는 친정으로 돌아갔다.
그 날 이후, 남편은 혼자 식사 준비를 해야 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지만, 아내의 기분은 도무지 풀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4일이 지난 밤 12시. 문득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역시 내가 없으면 안 되지? 제대로 사과하면 집으로 갈게."
고압적인 태도였지만, 여기서 더 악화되면 아마도 이혼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남편은 솔직하게 사과했다. 그리고 토요일에 마중 나가기로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몇 시간 후, 아내가 갑자기 돌아왔다. 새벽에 돌아온 게 놀라웠지만, 무엇보다도 돌아온 것 자체가 기뻤다.
"바로 요리해줄게. 일주일 동안 만들어주지 않았으니까."
아내는 요리를 시작했고, 잇달아 요리가 만들어졌다. 요리로 또 싸우긴 싫으니 이번엔 다정하게 말해야지 라고 생각한 남편.
하지만 먹어보니 이상했다. 마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맛과 똑같았다.
-어, 어, 이건 우리 어머니가 한 거 아냐? 언제부터 만들 수 있었어?
-나, 당신 어머니한테 요리를 배웠어.
-농담하지마! 우리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적에 돌아가셨는데?
-진짜래두~
뭔가 이상한 걸 느낀 남편은 부엌으로 살그머니 가보았다. 그러자 거기엔 분명히 돌아가셨던 어머니가 아내 옆에서 요리를 가르치고 있었다.
어머니! 라고 외치자, 어머니는 뒤를 돌아보고 생글 웃더니 바로 사라졌다. 그리고 아내 역시 사라졌다.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받아보니 경찰이었다. 아내가 교통사고로 즉사했다고 한다. 사고시각은 정확히 아내가 집에 돌아온 시각과 일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