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과 12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의 임정엽 재판장이 증인으로 나온 조범동씨를 질책했다. 조씨가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검사와 변호인 질문의 취지와 맞지 않는 답변을 하자 재판장이 “그게 무슨 대답이냐. 질문에 맞게 대답하라”고 다그친 것이다. 이 재판에선 재판장이 증인에게 제대로 증언하라고 지적한 게 여러 번이다. 검사도 증인에게 따지듯 신문한다.
같은 법원의 다른 법정에선 상반된 풍경이 이어진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35부의 박남천 재판장은 1년3개월 이어온 재판에서 증인을 질책한 적이 없다. 증언 시작 전 증인에게 위증하지 않겠다는 선서를 받는 것 외엔 증언 중간에 ‘사실대로 말하라’고 고지하거나 증언을 제지한 적도 거의 없다. 이 재판의 증인들은 대부분 전·현직 법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