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영 기자 = 도심 한복판에서 흉기를 든 강도의 납치 사건이 발생할 뻔한 가운데, 한 시민이 맨손으로 강도를 잡아 화제다.

23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한 거리에서 40대 남성 이씨는 2인조 강도를 맨손으로 검거했다.

이날 이씨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 "살려달라"는 여성의 비명 소리를 듣고 3층 사무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이씨는 한 남성이 다른 여성을 강제로 차 안으로 밀어 넣는 장면을 목격하고 곧바로 사무실에서 나와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차량에 탑승해 있던 피의자 중국동포 A씨를 붙잡았다. 이 모습을 본 행인들도 이씨를 도왔다.

이후 시민들이 잠시 A씨의 손을 놔준 사이 A씨는 도주를 시도했고, 이씨는 다시 그를 추격해 잡은 뒤 경찰관에게 A씨를 인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A씨는 공범 1명과 함께 한 여행사 사무실에서 피해자 여성을 흉기로 위협한 뒤 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강도들은 추가로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피해자를 차량에 강제로 탑승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구조 요청을 듣고 무작정 가해자를 잡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데이트 폭력인지, 가정 폭력인지 알 수가 없었다"라며 "그런데 피해 여성의 마스크가 살짝 벗겨지면서 입 주변에 청테이프가 붙은 것을 보고 강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22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내 어머니나 누나나 가족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군가라도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도왔다)"라고 밝혔다.

피해자는 "그때 정말 그분이 아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정말 상상하는 것조차도 힘들다. 저한테는 은인"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 측은 이씨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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