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2021년 시작된 미래에셋그룹 골프장 부당 지원 재판이 올해도 지속된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2015~2017년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강원 홍천군 블루마운틴 골프장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 일감을 몰아줬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일가 지분이 91.86%에 달하는 회사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현경훈 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9차 공판기일을 지난 25일 열었다. 피고인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이다.
검찰은 2021년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을 약식 기소했다. 두 회사가 2015~2016년 블루마운틴 골프장에 부당 지원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덕에 블루마운틴 골프장은 2년간 매출액 240억원을 기록했다. 골프장 총매출액의 72%에 달하는 수치다.
약식 기소는 검찰이 징역, 금고형보다 벌금형이 타당하다며 공판 없이 서류 검토만으로 형을 확정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다.
법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에 약식 명령으로 각각 벌금 3000만원을 내렸다. 두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정상적인 가격에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사용했으며 부당 지원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9차 공판기일 때 미래에셋증권 소속 최 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그는 옛 대우증권 총무부, 전략기획실과 옛 미래에셋대우 경영관리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대우증권은 증권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금융투자업계에 많은 인재를 남긴 기업이다. 2016년 미래에셋증권에 인수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인수 직후 바뀐 이름이다. 2017년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증권을 흡수 통합했다. 2021년 사명이 미래에셋대우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변경됐다.
최 씨는 자신의 컴퓨터에서 나온 미래에셋그룹 신용카드 바우처 사용 현황, 미래에셋증권 그룹 인프라 사용 현황 문건의 작성자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잘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자료를 누구에게 공유받았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최 씨는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더 많이 이용하고자 기존에 갖고 있던 다른 골프장 회원권을 매각했나"는 피고인 측 변호인 질의에 대해선 "(회원권 매각은) 파산하는 골프장 증가, 보증금 반환 여부를 고려한 것"이라고 답했다. 블루마운틴 골프장을 의식해 회원권을 정리한 건 아니라는 뜻이다.
증인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 검찰, 변호인은 향후 공판 일정을 논의했다. 변호인은 미래에셋그룹 골프장 부당 지원을 다루는 행정소송이 대법원에 계류된 점을 고려해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기일을 나중에 정한다는 의미·추정)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올 연말까진 기다릴 수 있지만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공판을 멈추는 건 어렵다고 했다.
결국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은 일단 남은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마친 후 추정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4월 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