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마리아, 사형 선고 아들 안중근에 "항소 포기"
"비겁하게 삶 구걸 말고 대의에 죽는 게 효도다"
조마리아, 면회 안 해…명주실로 짠 수의만 전달
안중근 결기, 어머니의 항소 포기 발언 등 영향
조마리아와 안중근.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1910년 2월14일 뤼순 관동도독부 지방법원,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혐의를 받는 안중근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이 소식은 국내에 머물던 어머니 조마리아게도 전해졌다. 조마리아는 안중근의 두 동생 정근과 공근을 급파했다. 두 사람의 손에는 어머니가 장남에게 전하는 편지가 들려있었다. 편지를 꺼내 읽은 안중근은 이내 충격에 빠진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다른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刑)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곧 죽게 될 아들에게 조마리아가 한 말은 "그립다", "보고싶다"가 아니라 "죽으라"는 것이었다. '대의에 죽어서 나라를 살릴 것'을 당부하는 어머니의 결기에 항소를 고민했던 안중근은 곧장 마음을 바꿔먹었다. 죽음 앞에서 잠시나마 약해질 뻔했던 마음은 오히려 더욱 단단해졌다. 어머니의 편지를 읽은 안중근은 동생들과의 짧은 면회를 마치고 되려 편안한 표정으로 감옥소로 돌아갔다. 그렇게 안중근은 '항소 포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 말은 아마도 우리 독립운동 역사를 통틀어 가장 뜨겁고도 슬픈 한 마디일 것이다. 어떤 어미가 아들에게 죽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조마리아는 장남 안중근에게 그렇게 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03&sid1=102&aid=0009065575&mid=shm&mode=LSD&nh=2019021811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