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역학에 내진설계쪽 공부하신 건축학도들에게는 별로 특별한 얘기는 아니겠지만 물리에 대한 일정정도 지식을 갖춘 분들도 많이들 혼동하시는건데 저건 공진이 아니라 정확히는 자려진동의 일종입니다.
공진과 자려진동의 가장 큰 차이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영향이 주기적인 요소가 없거나 아예 외부적인 영향이 없고 진동을 만들어내는 주요한 세가지 물리적 파라미터(관성,감쇠,변형)가 자체적으로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자려진동은 시스템자체가 되먹임 구조를 가집니다. 시스템의 아웃풋이 바로 인풋이 되는 구조.
일상적으로 볼수 있는 자려진동은 다양합니다. 예를들어 목관악기에서 입으로 불어서 소리를 만들때 사용되는 리드의 떨림이라든지(얇은판대기를 바람이 부는 곳에 두면 부르르 떨리는현상,풀피리) 분필 가지고 칠판에 드르륵 점선을 그을때 사용하는 방법이라든지 오래된 와이퍼가 움직일때 드드득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것, 절삭가공에서 흔하게 경험하는 채터링이라든지 모두 자려진동 현상입니다.
건축물에서 진동으로인한 파괴현상을 이야기할때 많이 이야기하는 타코마 현수교 붕괴의 경우도 공진이 아니라 플러터링이라고 하는 공탄성 의한 자려진동 때문입니다.
건물이 저렇게 흔들리는 경우는 아시다시피 보통 바람때문이고 역시나 자려진동인데 특이한 경우 영국 런던의 밀레니엄 브릿지처럼 사람에 의한 움직임이 진동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건물에서 강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인간이 걸음으로 만들어내는 충격으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건 상상하기 힘듭니다.
일단 지은지 20년이 넘었다면 이전에도 진동현상이 발생했을텐데 갑자기 저런 현상이 발생했다는건 추정컨데 초고층 건물진동을 줄여주는 댐퍼쪽에 문제가 생긴것이 아닌가 싶네요. 건물의 개조가 이루어면서 건물의 고유진동수에 맞게끔 설계된 댐퍼(예를들어 TMD)가 무쓸모해졌다던가 아니면 아예 댐퍼가 고장이 났을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