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의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스테이션'의 첫 주자로 선정된 태연의 새로운 싱글이다. 두 곡 모두 기본적으로는 발라드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아마도 이는 대부분이 예상했던 결과였을 것이다. 태연의 보컬이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장르니까. 그러나 두 곡 사이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Rain'이 재즈'적'이라면, '비밀(Secret)'은 피아노 기반의 정통 발라드에 가깝다. 태연의 보컬은 가요계에서도 손꼽히는 가수답게 발성과 호흡 모두에서 탁월한 수준을 들려준다. 특히 '비밀'에서는 강렬한 절정으로 몰아가는 파트가 부재함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점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곡 해석력이 이제는 거의 절정에 오르지 않았나 싶다. 단 두 곡뿐이지만 만족도는 상당하다. (by. 배순탁)
김윤하
한 기획사가 한 해 동안 매주 한 곡씩 새로운 노래를 내놓는다. 아무리 (대) SM 엔터테인먼트라고 해도 다소 무모해 보이는 이 기획의 첫 주인공이 소녀시대의 태연이라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다. 소녀시대의 메인 보컬이라는 위치와 'SM 공무원'이라는 농담처럼 보장된 결과물, 지난해 솔로 활동으로 남긴 각종 인상적인 기록들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장기 프로젝트의 첫 스타트로 그녀만한 인물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쓰는' 태연이 부르는 두 곡의 팝 발라드 넘버는 이 프로젝트가 진행될 앞으로의 1년이 무탈하리라는 행운의 부적과도 같은 울림을 전한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맛있는 파히타
매니아와 대중 모두를 폭넓게 커버할 수 있는 정통 보컬로서 태연이 내놓은 'Rain'은 솔로 데뷔곡인 'I'처럼 강한 선언은 아니지만 촉촉하게 스며든다. 곡 분위기에 맞는 물기 있고 잔잔한 사운드와 힘찬 코러스 사이의 전환은 마치 흐르는 물과 같고, 보컬 역량은 전혀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딱 이상적인 형태의, 부담 없고 폭넓게 사랑받을 수 있는 좋은 팝이다. 한편 B사이드의 'Secret'은 정제되고 침잠하는 분위기로 조금 더 깊은 정서를 전한다. 태연의 보컬을 더 차분하고 깊게 느껴보고 싶은 이에게는 충분한 선물이 될 만하다.
미묘
'Rain'의 계절감이 약간 묘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비를 소재로 한 밝은 곡은 보통 봄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분명 내용은 추억과 아픔, 그리움이지만 에너제틱한 구성과 편곡 속에서 달콤한 사랑의 기분으로 균형점을 찾는다. 그런 일종의 중립성이 세련미를 더해 이 곡을 더 우아한 '팝'으로 듣게 한다. 호소력과 폭발력을 갖고 있지만 감성을 과장하기보다는 목소리와 노래하는 자세를 분리하여 침착하게 소화할 줄 아는 것은 보컬리스트로서 태연의 큰 강점이자 품위일 것이다. '비밀'을 포함해, 전작 'I'보다 보컬의 디테일이 두드러지면서 '노래'를 듣는 재미도 더한다. (아이돌로지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