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쿨과 오렌지캬라멜의 멤버이자 연기자로도 활동 중인 리지.
막냇동생처럼 귀엽게만 보이던 그녀가 남자들에게 말한다. “저도 여자라고요!”
2014.08.25
슬리브리스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비니 분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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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브리스 톱, 레깅스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타디움 점퍼 곽현주. 야구 모자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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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 밝다. 잘 웃는다. 방송에 비친 리지의 모습이다. 떠도는 소문이나 평판을 참고해보면
그 모습 그대로인 것이 분명하다. 큰 부담감 없이 그녀를 맞았다. 웬일인지 조용하다.
무표정하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일까.
A “반전 있는 여자가 되고 싶어요.”
한마디로 이유를 설명했다. 스물셋. 아직 어린 나이지만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보이길 갈망했다.
A “항상 웃기만 하니깐 ‘혹시 사람들이 나를 아무 생각 없는 애처럼 보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더라고요. 나름 고민이에요. 요즘 따라 행동을 조심하게 되네요.”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괜한 걱정이지 싶다가도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A “머리는 철이 들어가는데 말투나 목소리는 철이 들지 않은 것 같아요.”
조금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인지 깨달은 바가 있는 듯했다.
A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잖아요.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의 깊이가 어떤지는
관심 없는 것 같더라고요.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장난으로 받아들이면 속상하기도 해요.
일일이 설명해줄 수도 없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촬영이 시작되고 분위기가 익숙해지자 금방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웃고 장난치며 촬영을 즐겼다.
수없이 촬영을 진행해봤지만 이렇게 놀듯이 즐기는 이는 처음이었다.
“수박씨 얼굴에 붙여도 돼요?”소품으로 수박을 주자 해맑게 물었다. 보다 못한 매니저가 장난스럽게 주의를 줬다.
“너 아이돌이야!” 리지가 까르르 웃더니 다시 촬영에 몰입했다. 그녀의 긍정 에너지가 촬영장에 가득 넘쳤다.
스태프들도 덩달아 화기애애하게 웃고 농담하며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A “사실 귀여운 이미지를 갑자기 바꾸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원래 밝은 성격인데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언행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진중해야 할 때는 진중해야지 어른 아닐까요?”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고 하고 싶던 이야기를 이어갔다.
A “사람들이 저마다 꿈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굉장히 많잖아요.
자기 생각이랑 다르게 사는 사람들. 그래서 저는 되게 감사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방송 관련 일을 하는 거였어요. 아나운서, 쇼호스트 등 방송인이 되고 싶었어요.”
비교적 명확한 꿈이 있었기에 빠르게 그 꿈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A “진짜 힘들어서 못 해먹겠다 싶다가도 꿈을 이뤘다는 생각에 이내 즐거워져요.
오늘도 아침까지 밤새고 촬영하고 와서 조금 피곤했는데 이렇게 살아났잖아요. 하하.”
너무 빨리 꿈을 이뤘기에 혹여나 삶의 목표가 없어진 것은 아닌가 걱정되었다.
하도 막냇동생처럼 귀여워서 안 해도 될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A “휴학 중이긴 한데 경희대 포스트모던학과에 재학 중이에요. 졸업하고 대학원에 가서 언론정보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그리고 방송 경험을 살려 그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가르쳐보고 싶고요. 제가 교수가 된 모습 상상이 안 되시죠?”
역시나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
A “게다가 전 준비된 일등 신붓감이에요. 하하. 집 꾸미는 거, 요리하는 거 다 좋아하고요.
엄마한테 배워서 돈 관리도 잘할 수 있어요. 저랑 친한 사람들은 시집가면 잘살 거라고 한다니까요.”
20대 초반 여자가 이런 어필을 하니 신선하다.
A “저 좀 여자로 봐주세요. 이제 빨간 립스틱도 제법 어울린다고요!”
스타일리스트 서수경 헤어 유미 메이크업 김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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