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databank.worldbank.org/ddp/home.do?Step=12&id=4&CNO=2
다 필요없고 통계로 보여드릴게요.
이 그래프의 범위를 좀 더 넓혀 보면 이것이 그렇게 어마어마한 변화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유신 이후 1인당 GDP의 변화가 다소 있기는 하지만 88 올림픽을 전후에 있었던 1인당 GDP의 성장, 그리고 IMF 이후 10년간의 민주 정부에서 있었던 성장세에 비하면 별로 주목할만한 성장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아무 것도 없는 시절이었으니 그만큼도 대단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다음 그래프를 보자.
이 그래프는 이 1인당 GDP를 세계 각국의 1인당 GDP와 비교한 “순위”를 그래프로 표시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주변 국가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은 확실하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그래프 아래쪽의 연두색 선이 바로 대한민국의 1인당 GDP 순위다. 가장 왼쪽은 1960년, 즉 4.19가 있었고 장면 정부가 들어섰던 해다. 그런데 바로 다음 해, 즉 5.16으로 박정희가 정권을 잡은 해는 그 수치가 떨어진다. 이 수치는 장면 정부 당시의 책임이라던가 혼란기이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반론을 재기한다 하더라도, 그 이후에 한 번 더 순위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대한민의 성장세는 그렇게 박정희에 의해 떨어진 수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렇다면 이를 다시 박정희 재임 기간만으로 좁혀 보자. 5.16 쿠데타 전 해인 1960년에 71위이던 것이 1965년에는 102위까지 떨어진다. 그리고 10.26으로 박정희가 사망한 1979년에는 다시 64위가 된다. 고작 7단계 상승에 그친 것이다. 순위만 놓고 보면 대략 10% 정도의 성장을 한 셈이다. 그것도 자기가 30위 정도를 떨어뜨려 놓은 다음에야 다시 원래 있던 자리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먼저 경제를 죽여버렸다는 비아냥을 듣는 이명박 대통령과 닮은 꼴이다.
다음은 대한민국의 1인당 GNI다. 앞서 본 그래프와 마찬가지로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별로 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88올림픽 직전부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부를 거치며 급격히 성장하다가 IMF로 한번 꺾인 후, 다시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급격히 성장한다. 성장세만 놓고 보면 박정희 정부는 IMF를 일으킨 김영삼 정부를 제외하고는 꼴찌 수준이다. 그것도 20년간 정권을 잡으며 해 놓은 결과가 그렇다.
좀 더 보기 쉬운 그래프로 바꾸어 보았다. 정권별로 표시도 해 놓았다. 각 정권 마지막 해와 이전 정권의 마지막 해의 수치를 직선으로 함께 표시해서 해당 정부 동안의 변화도 알 수 있게 해 놓았다. 김대중 정부가 IMF를 이겨내야 했고 이명박 정부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이겨내야 했던 것을 고려하면 박정희 정부의 수치는 역시 꼴찌다. 물론 1, 2차 오일 쇼크가 있었고, 전두환 정부 시절 3저 호황 및 88 올림픽 특수가 있었던 것, 그리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 세계 경제의 거품 성장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박정희 정부시절의 발전은 크게 주목할만한 것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를 절대 수치가 아닌 순위로 바꾸어 보았다. 위의 초록색 원 부분은 5.16 직후, 그리고 유신 직후의 변화다. 절대 수치에서는 그런대로 유지가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세계 경제의 성장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후에는 IMF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성장하거나 현상 유지를 한 것에 비하면 오히려 낙제점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번에는 세계 GDP 대비 대한민국 GDP의 변화를 표시해 보았다. 대한민국 혼자만 보면 아주 잘 성장하거나 성장을 못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세계 경제의 변화와 비교를 해 보면 그게 세계 경제의 호황이나 불황 덕인지, 아니면 대한민국이 잘해서 그리 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 GDP와 대한민국의 GDP는 거의 비슷한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세 곳에서 세계 경제의 흐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것은 86년부터의 88올림픽 특수, IMF로 인한 골짜기, 그리고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세계 경제의 위축보다 더 큰 규모의 위축이다. 특히 이 서브프라임 사태 부분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서브프라임 사태를 잘 방어했다고 광고하는 것과는 달리, 세계 경제의 흐름보다 더 큰 타격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 시기에 있었던 강만수와 미네르바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아무튼 이 그래프에서도 박정희 정권이 세계 경제 발전보다 더 가파른 성장을 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보다 조금 낮은 성장세에 가깝다. 세계 경제보다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전두환 정권 말기, 바로 88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그래프에서도 우리는 박정희가 경제 성장의 주역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이번에는 세계 GNI 대비 대한민국 GNI 그래프다. 앞서 살펴보았던 GDP 대비 그래프와 마찬가지로 세 곳의 주요 변화 포인트도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으며,박정희 정권에서의 성장율은 당시 세계 경제의 성장율보다 오히려 낮은 편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