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를 하시려면 그냥 하십시오!”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이 병역 얘기를 꺼내자 곧바로 발끈했다. 이 의원이 “이명박 정권은 이른바 '병역면제정권'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런 얘기 들어본적 있냐”고 하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황 대행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이 의원=“왜 국가안보를 강조하는 보수정권의 대통령 본인, 국무총리가 다 군대를 안 가는가. 참 한심하고 의문이다.”

▶황 대행=“제가 안 간게 아니고 못 갔다. 아파서 못간 것이 정말 죄라고 한다면 정말 안타깝다. (군대에) 못간 부분에 관해서 정말 부담감을 가지고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기 위한 다른 분보다 좀 더 노력했다. 제가 그런 일(병역 면탈)을 할 수도 없었고, 할 수도 없는 집안에서 태어났고, 지금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부담을 가지고 나라를 위해서 애써왔다.”

그러자 이 의원은 “총리에 대해서 말하기 보다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 말하는거다. 이명박 전 대통령 본인이 군대를 안 갔고, 정운찬 전 총리는 네 번의 신체검사 연기를 통해서 병역을 면제받았고, 또 김황식 전 총리는 이런저런 질병으로 면제를 받았다. 우연치고서 너무 심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명박 정권이 유독 이게(병역 면제) 심했고, 그래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황 대행은 “지금은 병역자원이 많이 부족해서 대다수가 군대를 가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를 할 수 있는데 비리와 부정으로 군대를 면탈했는가,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파서 도저히 (복무)할 수 없는데 '군대 가서 그럼 죽어라' 이렇게 할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발끈했다.

이 의원은 “저는 그래서 보수정권, 보수 정치인이 국가안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며 “총리가 군대를 가고 싶어도 아파서 못갔다는 말에 납득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총리가 대선 도전을 하시든 마시든 본인 판단이지만 적어도 이런 국민적 정서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