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팩트체크'를 좋아하십니다.
그 팩트체크를 유행시킨 곳이 JTBC인데...
왠일인지, JTBC에서 '가짜뉴스'를 방송했네요.
진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섞은 가짜뉴스...
바로 주한미군으로 부터 45년된 CH-47D 14대를 1,500억에 구입했다는 내용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한국해병대에 헬리콥터가 없다는 것입니다.
해병대는 독도함이라고 하는, 헬기 강습상륙함을 건조해 놓고서도
국방부에서 발언권이 약하여 10년이상 상륙작전에 사용할 헬기를 단 한대도 보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를 측은하게 여긴 미해병대 사령관이 퇴역하는 CH-46 시나이트 수송헬기 20대를 공짜로 넘겨주겠다고 약속합니다.
CH-46은 미해병대가 해상에서 사용하는 기종으로, 염분으로 인한 부식방지처리가 되어있고
수송능력이 탁월하여 해병대의 작전에 매우 적합한 기종인데...
대형헬기가 절대 부족한 육군에서 20대 전량을 가로채기로 결정해 버립니다.
헬기 한대 없이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한국해병을 위해 미해병대가 공여하는 것인데,
육군에서 가로채려 하자 미해병대는 헬기공여를 없던 일로 해버립니다.
눈앞에서 대형헬기 20대가 없어져 버리자 상심하는 한국육군을 지켜보던 동료가 있었으니...
바로 주한미군입니다.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에서 사용하던 CH-47D를 신형인 CH-47F로 교체하면서 퇴역시키는데,
한국육군이 원한다면 헐값에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주한미군이 합니다.
그렇게 해서 대당 58억이라는 헐값에 CH-47D가 도입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45년이나 된 헬기라고?
상식적으로... 미군 1선부대가 45년된 헬기를 운용할거 같나요?
그것도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고, 최전방에서 작전을 하는 주한미군이?
주한미군 2사단은 전체 미군에서 유일한 중장갑 헤비사단입니다.
개량없이 45년이나 된 도태장비를 운영하지 않아요.
미군의 2선급 부대인 주방위군에서도 45년이나 된 장비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CH-47은 최초의 양산형인 CH-47A형이 1968년에 생산을 개시하여
이후 CH-47B, CH-47C, CH-47D로 개량이 됩니다.
주한미군으로 부터 넘겨받은 CH-47D는 최신형인 CH-47F형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최종 개량형이었습니다.
CH-47D라고 말하면서 45년된 기종이라 말하는 것은,
작년에 단종된 그랜저 HG를 소개하면서 87년에 등장한 고물 각그랜저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 45년되었다고 주장하는 헬기들은 86-88년경 생산된 기체들이죠, 45년된거 아닙니다.
게다가... 방송에서 비행시간을 말하는데,
고정익항공기는 보통 30년을 운영년한으로 잡지만, 헬기는 정해진 운영년한이 없습니다.
헬기는 기체에 피로도가 거의 없거든요.
월남전때 사용하던 UH-1H가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사고없이 날아다니는 이유가 뛰어난 정비와 함께
기체의 피로도가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헬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노후화로 인한 기골보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죠.
뉴스에선 항법장비가 없는 상태로 도입되었다고 비난하는데...
미군이 사용하던 최신 항법장비... 최소 십억원이 넘습니다.
우리나라가 프랑스의 60년대 헬기기술을 도입해서 만드는 중소형 헬기 '수리온' 한대가 200억이 넘습니다.
신형엔진이 장착된 대형 치누크헬기를 58억이라는 말도 안되는 헐값에 넘기는건데,
값비싼 최신 항법장비까지 끼워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입니다.
원래 장착되어 있던 항법장비를 우리한테 넘겨주면 미군은 쌩돈주고 똑같은거 새거를 사야 하는데 미쳤다고 주겠습니까.
육군은 우선 비행 가능한 헬리콥터 플래폼을 확보하고, 이후에 개량을 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거죠.
GPS와 최신 항법장비 없다고 비행을 못하는건 아니니까요.
미국이 끼워주지 않은 것이 도플러항법장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항공기용 항법장비가 GPS와 연동되는 항법장비만 있는것은 아니죠.
저렴한 항법장비도 많습니다. 문제라면 미국이 약속된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지, 항공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사일 경보체계는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육군 수송헬기에 장착되지 않은건데 왜 새삼스럽게 저리 문제삼는 것인지...
게다가... 미군이 넘겨준 14대의 CH-47D는 기존에 한국군이 운용중이던 치누크헬기보다 우수하게 개량된 기체입니다.
우리나라가 예전부터 사용중이던 치누크(3,750마력)보다 훨씬 고출력의 신형(4,867마력)으로 교체되어 있는 상태이고
이 신형엔진은 최신형인 CH-47F의 초기형에도 적용된 모델입니다.
위 YTN뉴스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마추어가 나와서 수리온이 신형이라고 말하네요.(물론 신형은 신형이죠. 성능이 떨어지는 신형.)
지금 수리온하고 치누크하고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건가?
수리온은 10명만 탑승해도 내부가 꽉차서 탑승자들이 꼼짝도 못하는 중소형 헬기고, 치누크는 50명의 완전무장 병사들이 탑승하거나
토우미사일을 탑재한 지프까지 내부에 탑재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가... 저런 어설픈 사람이 방송에 전문가인양 나와도 되는건가 싶네요...
지금 가짜뉴스의 화살이 김관진 전 국방장관에게 향하는데,
주한미군이 국방부에게 헬기도입을 건의 했으니 당연히 헬기가 필요한지 예하부대에게 물어보는 것이 순서이고
필요하다고 회신이 오니 도입한 것입니다.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고, 제가 생각해도 무조건 집어와야 하는 헬기들이었습니다...
일부 뉴스에선 치누크헬기의 개량사업도 없다고, 그냥 폐기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팩트는 현재 개량사업 추진중이라는 것입니다.
방위사업청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24123.png](http://www.gasengi.com/data/cheditor4/1808/eecad7f73d0fb92c78caec128981b123_bhMhtiTaB6H8S3GQKUcGBC.png)
![1505740293.png](http://www.gasengi.com/data/cheditor4/1808/eecad7f73d0fb92c78caec128981b123_P73P4erh4io8dsSSqWEdVO7YeF6bKA.png)
또한, 주한미군이 치누크헬기를 판매한 뒤 부품을 단종시켰다고 뉴스에서 보도를 하는데,
부품이 단종되는 치누크는 주한미군이 넘겨준 치누크가 아니고 예전부터 육군에서 운용중인 치누크들입니다.
부품 단종한다고 바로 헬기 멈추는거 아닙니다. 단종을 예고하면 향후 운용기간중에 필요한 소모품들을 충분한 수량을 구매합니다.
우리나라의 코브라공격헬기도 부품단종된지 오래되었는데 멀쩡하게 운용 잘 하고 있습니다.
교묘하게 물타기해서 비난하고 있네요.
또한, 오래된 치누크를 58억에 도입해서 개량하는 비용과 신품 CH-47F를 도입하는 비용은 1대당 120억이 차이가 납니다.
어떤 선택이 좋은 선택이라는 것은 말 안해도 당연히 알겠죠?
더군다나... 저 주한미군으로 부터 도입한 치누크 헬기는 전방에서 야전헬기 주유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야전 주유소라는 말이죠. 악천후와 해상작전에 투입하는 기체가 아닙니다.
이런 구체적인 사항을 설명하는 자리에 JTBC기자가 참여했으면서도 저런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내보냈다는건
처음부터 결론 정해놓고 소설을 썼다는거 밖에 안됩니다.
가짜뉴스에 속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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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한국군의 CH-47D의 개량계획에서 주한미군으로 부터 인계받은 14대의 치누크헬기가 빠져 있는데,
그 이유가 놀랍네요...
기존 한국군이 운용중이던 치누크는 엔진을 개량하지 못하면 부품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개량을 하지만
미군으로 부터 저렴하게 넘겨받은 치누크헬기들은 상대적으로 신형엔진이고 기체상태가 좋아 개량할 필요가 없답니다.
JTBC가 완전 헛다리 짚었네요.
이와 관련하여 몇몇 언론사에서 제대로 된 기사를 내보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