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정신도, 국가에 대한 충성심도,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도, 인간으로서의 양심이나 염치도 찾아볼 수 없는 기무사 고위 장교들을 보면서 한때나마 군에 몸을 담았던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절망하고 분노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군에는 그런 군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군인정신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가진 군인들이 있었고, 기무사의 폭거를 제보하는 이들이 있음을 보면 아직도 군인다운 군인들이 곳곳에서 이 나라를 지켜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분들 말이지요.
김오랑 소령 (중령 추서)
12.12 쿠데타 당시 반란군으로부터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홀로 지키다 순직. 쿠데타 이전에 신군부측으로부터의 회유가 있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권총 한자루만으로 상관을 호위하였다. 부인 백영옥 여사도 비보를 듣고 실명하였으며, 1990년 전두환 등 반란 수괴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려 하였으나 1991년 6월 추락사한다. 국립묘지에 남편과 함께 합장되지도 못하였다.
정선엽 병장
조선대 2학년 재학 중 입대, 국방부 헌병대에 배속되었다. 육본과 국방부를 연결하는 지하벙커 초소에서 근무하다 국방부를 점거하려는 반란군과의 총격전 끝에 제대를 3개월 앞두고 순직. 부모님은 2008년 모두 돌아가셨고, 소액의 보상금을 받을 이마저 남아있지 않다. 사병이라서인지, 아직도 최소한의 예우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