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노회찬을 만난 것은 2004년 심야토론에서 "불판을 갈아야 한다"는 발언 이후였다. 그때 드디어 21세기형 진보 정치인이 등장했다고 생각했다.
맨날 머리에 뻘건 띠나 투쟁 구호를 두르고, 논리적이고, 학생 운동 수준의 진보 정치인들 밖에 접하지 못했던 나에게 참으로 반가운 인사였다.
드디어 20세기 말에 등장한 김어준처럼 21세기형 정치인이 등장했다고 반겼다. 일반 시민의 말로, 쉽게 접근하고 풀어주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었고 ...
지금도 20세기의 투쟁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급진주의적 운동 방식이 나에겐 한심해 보였기 때문이다.
노회찬이 돈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은 양성태 대법원이 놓은 덫이었다. 1.2심에서 무죄를 받은 노회찬이 (거래가 뻔히 예상되는) 대법원 판결에 실형을 받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삼성과 양성태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그는 어렵게 다시 당선되었는데 그 판결로 다시 의석을 잃고 실형을 살아야 했다.
내가 생각하는 노회찬이 없어진 정의당에 남은 인사들은 유능하지만, 딱딱한 솔직히 그저그런 정치인들이다. 물론 자유당과 바른미래는 그들에 비하면 쓰레기 수준이고 .... 그래서 더욱 허탈하며 ... 더욱 내 스스로 위로를 받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