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배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영광의 외딴섬 낙월도. 15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이곳에는 대부분 고령의 노인들이 거주하고 교육시설로는 초등학교만 남아있다.
1970년대 설립된 ‘낙월 새마을 중학교’는 2005년 염산중학교 낙월분교로 통폐합되면서 마지막 졸업생 30여명을 배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는 빈 건물만 황량하게 남아있는 낙월중학교 부지에는 1974년 8월 피살된 고(故) 육영수 여사의 추모비가 남아있다.
1976년 8월 마을 주민들이 학교를 건립해준 육 여사의 뜻을 기려 세운 이 추모비는 현재 찾는 사람도 없이 방치돼 있다. 버려진 학교 건물과 함께 이제는 마을 사람들의 기억에서조차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추모비에는 ‘당신의 높으신 꿈이 외로운 섬 기슭에 저 푸른 바다를 향해 나래를 펴고 있습니다. 당신의 뜻으로 중학교를 못가는 사람이 없게 됐습니다. 그 뜻을 받들어 추모비를 건립합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1970년대 조그만 섬 마을에 아이들을 가르칠 시설이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한 주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내 야학을 설립했다. 그러나 시설은 매우 열악했고 교재를 구입할 비용마저 없어 아이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해야만 했다.
1974년 이 학교의 어려운 사정을 접하게 된 한 목사가 육영사업을 펼쳐오던 육 여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육 여사는 아이들의 딱한 사연을 접하고는 학교 설립과 지원을 약속하고 청와대로 학생들을 초청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1974년 8월 15일 육 여사가 피살되면서 학교 설립 약속도 흐지부지됐다. 이후 새마을 운동 지도자인 조웅현씨 등 마을주민들이 당시 육 여사를 대신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보필한 박근혜 영애에게 고인의 뜻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학교 건물을 짓도록 조치했고 1976년 이 시설은 ‘낙월 새마을 중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중학교로 정식 인가를 받았다.
최근 방치된 학교 부지를 찾아 추모비를 발견한 조웅현(75·영광군 낙월면 상낙월리)씨는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방치된 추모비의 사연을 적어 청와대에 편지를 보냈다.
조씨는 “외딴 섬 마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육영수 여사의 노력이 잊혀지는 것만 같아 안타까워 이 사실을 알리게 됐다”며 “주변을 정리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연수원이나 교육시설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광=조익상기자 ischo@
1970년대 설립된 ‘낙월 새마을 중학교’는 2005년 염산중학교 낙월분교로 통폐합되면서 마지막 졸업생 30여명을 배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는 빈 건물만 황량하게 남아있는 낙월중학교 부지에는 1974년 8월 피살된 고(故) 육영수 여사의 추모비가 남아있다.
1976년 8월 마을 주민들이 학교를 건립해준 육 여사의 뜻을 기려 세운 이 추모비는 현재 찾는 사람도 없이 방치돼 있다. 버려진 학교 건물과 함께 이제는 마을 사람들의 기억에서조차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추모비에는 ‘당신의 높으신 꿈이 외로운 섬 기슭에 저 푸른 바다를 향해 나래를 펴고 있습니다. 당신의 뜻으로 중학교를 못가는 사람이 없게 됐습니다. 그 뜻을 받들어 추모비를 건립합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1970년대 조그만 섬 마을에 아이들을 가르칠 시설이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한 주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내 야학을 설립했다. 그러나 시설은 매우 열악했고 교재를 구입할 비용마저 없어 아이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해야만 했다.
1974년 이 학교의 어려운 사정을 접하게 된 한 목사가 육영사업을 펼쳐오던 육 여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육 여사는 아이들의 딱한 사연을 접하고는 학교 설립과 지원을 약속하고 청와대로 학생들을 초청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1974년 8월 15일 육 여사가 피살되면서 학교 설립 약속도 흐지부지됐다. 이후 새마을 운동 지도자인 조웅현씨 등 마을주민들이 당시 육 여사를 대신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보필한 박근혜 영애에게 고인의 뜻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학교 건물을 짓도록 조치했고 1976년 이 시설은 ‘낙월 새마을 중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중학교로 정식 인가를 받았다.
최근 방치된 학교 부지를 찾아 추모비를 발견한 조웅현(75·영광군 낙월면 상낙월리)씨는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방치된 추모비의 사연을 적어 청와대에 편지를 보냈다.
조씨는 “외딴 섬 마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육영수 여사의 노력이 잊혀지는 것만 같아 안타까워 이 사실을 알리게 됐다”며 “주변을 정리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연수원이나 교육시설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광=조익상기자 is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