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관심이 없든 2018년의 우리는 빚을 졌다
새소리가 그득했지만 실제로는 무성영화였다. 김 위원장의 표정에 오롯이 의지해 대화 내용을 추론해야 했다. 환담이었을까, 대담이었을까, 소통이었을까. 노신사의 손짓과 젊은이의 표정, 그리고 새소리로 구성된 30분의 불친절한 영화. 여기에 한반도의 미래가 담겼다. 처음보는 호기심과 경외, 몸을 가만히 둘 수밖에 없었다.
밀담이었지만 영상이 송출된 전세계에 이보다 뚜렷하게 메시지를 던질 수는 있는 방법은 달리 없었다. 3000여 취재진이 몰렸던 메인프레스센터에 기자는 운 좋게 가운데쯤에 자리했다. 그리고 기자의 오른편 쪽에는 외신들을 배려한 자리가 있었다. 그들의 표정을 확인했다. 우리 모두 새소리만을 들을 수 있을 뿐이었지만 받은 메시지는 동일했다.
출처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