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논란때문에 일일히 반박하기도 짜증나 떠나있었는데.. 신나는 떡밥이 있어서 물지 않을수가 없기에...
전문은 다들 읽어보셨을거라 믿고 쟁점을 떠나 각 진영의 관점을 국제정치학적으로 평가해본다면
일단 새누리당 쪽은 현실주의 외교를 중시한다고 봅니다. 현실주의자들의 특징은 평화는 압도적 물리력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쪽이고 동맹은 빛 좋은 개살구라 보는 타입니다. 군비증강을 옹호하며 전쟁이라는 수단 또한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노무현계열은 자유주의 노선입니다. 대화, 회담을 중시하며 국가간의 학술적, 경제적 등 여러가지 방법론을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어찌보면 이상주의 적인 관점입니다.
구성주의 적 관점도 존재하는데 이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라 이 쟁점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거 같네요.
국제관계론이나 국제정치학 쪽 얘기는 책을 보시면 좀더 자세하게 아실 수 있을겁니다.
위에 얘기를 잠깐 썼는데 이 관점의 차이로 인해서 이번 NLL논란이 커졌다고 봅니다. 현실주의자입장에서는 국가로 인정하지도 않는 그냥 빨갱이무장집단이랑 NLL이라는 나름 피로지켜온 지역을 협상의 카드로 삼는다는데서 분노를 느끼는 겁니다. 그 외에 전문에서 보이는 김정일에 대한 노무현의 비굴하다고 볼 수 있는 언행들에 짜증을 느끼는거겠죠.
자유주의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NLL회담이 외교력의 극치라 생각할 겁니다. 대화와 회담에 관해서 지속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군대를 물리고 경찰력만 동원하는 평화수역을 만들자는 내용이나 개성공단을 비롯한 자유주의 경제구역의 확대 등은 자유주의 적 관점에서는 이보다 더한 외교는 존재할 수가 없겠죠.
제 개인의 생각은 노무현이 잘 했다고 봅니다. 현재 한반도 상황은 일단 북한이 핵과는 별개로 약자입니다. 핵이라는 한방이 있긴 한데 그 어느것도 남한에게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1:1도 상대가 안되는데 미군까지 주둔하고 있죠. 이 상황에서 북한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뻥카 빼놓고 있을리가 없죠. 여기서 현실주의 외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전쟁이 나야합니다. 먼저 치는게 이득이죠. 제 개인적으로도 북한과의 전쟁은 찬성합니다. 저번 연평도 사건은 군인에 대한 국지도발이 아니라 민간인에 대한 사격이었기 때문에 이 때가 기회다 싶었습니다. 병참, 사기, 전력 그 어떤 것도 북한에 꿀리는게 없는데 이 때가 기회다하고 칠 줄 알았는데....안 치더군요. 이게 우리나라 현실주의자들의 한계입니다. 분명 북한에 대해 적대적이고 줄 필요가 없다하면서 모든게 우월한 이상황에서 전쟁은 안하려 한다는게 그들의 아이러니 입니다. 사실 한반도 상황이 북한문제 뿐만이 아니라 위에 중국과 러시아 옆에 일본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치지 못한 이유도 있습니다. 여기서 자유주의자들의 방식이 이상주의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겁니다.
연평도 사건에서 우리나라가 북한을 치지 못할 정도로 여러가지 정세들이 복잡하게 연결돼있습니다. 북한이 다 죽어간다고 하지만 결국 중국 때문에 죽지 않을 정도로 계속 연명할건 자명한 일입니다. 이 상황에서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이 지속된다면 좀 더 통일에 다가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겁니다. 개성공단을 통한 자본주의 체제의 북한 침투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한수였습니다. 서독과 동독이 어떠한 방식으로 통일 됐는지를 살펴본다면 자본주의 문화의 북한 침투는 신의 한수죠. 이번에 개성공단 폐쇄 하면서 북한이 노동자들을 숙청하겠다고 한게 괜한 말이 아닙니다.
말이 너무 길어져서 대충 끝내야겠는데 어쨌든 두 관점의 차이는 이해합니다만 제 생각은 이 때는 노무현이 옳지 않았나 싶습니다. 구지 태클을 걸자면 미국에 대해 욕한거나 아랫사람이 하는듯한 자세를 걸고 싶지만 이는 외교를 판타지로 배운 사람들이나 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외교란게 거창한거 같은데 별거 없습니다. 서로 둘러둘러 칭찬하고 원하는거 있으면 얘기했는데 안맞으면 밤에 술마시고 얘기했다가 낮에 또 부딫혔다가 여차저차 해서 이렇게 끝냈다 이러는건데 무슨 엄청난 것 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지금 북한과의 외교전문만 봐서 이런데 박정희 시대부터 외교전문이 공개된다면 아마 거품 무실 분들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전두환이 김일성한테 보낸 문장들가지고 왼쪽 사람들이 전두환도 이랬다느니 이러는데 원래 외교가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전문을 공개한 국정원이 ㅄ입니다. 북한과 양자 회담인데 북한입장에서 미국 싫어하는거 뻔히 알고 먼저 띄어주건데 그걸 가지고 굴종이니 하면 외교관들은 다 능지 처참당해야죠. 김정일도 중간에 노무현에 접어주는게 보이는데 이건 북한입장에서 김일성의 아들이 굴종외교를 했다 이렇게 받아들여야하는겁니까? 진지하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대화의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라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뭐 제 생각과는 별개로 오늘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새누리당쪽에서도 딱히 이 회담전문으로 문제를 삼기는 애매하다는 걸 자신들도 알았을겁니다. 그래도 그 사람들도 나름 공부한 사람들인데 -_-; 이제는 레토릭이랑 정치게임밖에 안남았는데 이는 어떻게 돌아갈지 알 수가 없죠.
하지만 이번 판에서 최종승자는 안철수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