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드리야르라는 철학자는 현대를 시뮬라르크 즉 하이퍼 리얼리티의 세상으로 봤습니다. 쉽게말하자면 현실이라고 믿는 그 공간 자체가 이미 하나의 가상이라는 거죠. 이와같은 포스트모던적 사고는 영화 매트릭스에 영감을 제공했으며, 정치-철학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정치도 마찮가지죠.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 그 사건을 어떤 단어로 묶느냐, 예를들면 '국정원 개혁'이란 논의도 '반 민주적 국정원'이라고 묶느냐, '국정원의 능력 부재' 묶느냐에 따라, 그것을 보는 지평이 달라지는 겁니다. 즉 그것을 묶는 알고리즘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정당이나 언론들은 자기들이 유리한대로 사건을 묶으려고 노력합니다. 검색어 따위를 가지고 서로 전쟁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지요.
아래 CF를 함 보시죠.
평범한 아파트 광고인데, 자신들이 팔고자하는 상품(아파트)의 실용적인 부분을 건드는 게 아니라, 중상층 이상이 영위하는 삶과 고급스런 유러피안 따위의 문화를 가지고 상품과 연계해서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메타 현실은 광고만이 아니라 위에서 지적했듯이 정치-문화 심지어 개인의 삶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개념하에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친구와의 우정, 선생과 제자 모두 사회적으로 내재된 도덕과 규율이라는 언어적 관념에 따라 규정되고 있지 않습니까?
법 자체도 사실 언어고 하나의 약속이죠. 현대로 오면서 포스트 자본주의는 더더욱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 유명한 X세대, 청바지를 입고 나이키를 신는 그 세대는 자본에서 만들어 낸 소비자들입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부분은 세대를 구별하는것 조차 자본이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 메타적인 장치들로 소비자들을 만들어내고 그에따라 세대를 형성합니다. 이게 현실이예욧!!
이런 사회에서 현실이라고요? 대체 뭐가 현실인가요? 이런 사고는 오래전 계몽주의 시절(18세기 전 후)부터 주장되어 왔습니다(홉스의 자연상태와 사회의 구분). 사실... 맑스의 화폐 가치론도 따지고 보면 가상과 약속이라는 측면에서(그냥 종이잖아요?ㅎ) 연구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뭐가 현실(리얼리티)이고 뭐는 아니고라고 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하나요?